<부처님은 어떻게 역병을 극복했을까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물론
프랑스, 독일, 스페인, 미국, 이란 등의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의 고통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두려움과 공포, 불안, 혐오 등의 감정입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를 조장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짓는 행위의 결과는 각자 집으로 배달될 것입니다. 업(業)은 절대 주소를 잃지 않기 때문입니다.
업은 절대 주소를
잃지 않는다. Karma never loses an address.
그렇다면 과연 부처님은 역병을 어떻게
극복하셨을까요? 오늘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부처님께서 대처하신 방법을 공부하는 일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 바이샬리라는 지역에
역병이 크게 번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부처님은 마가다국의 죽림정사에 계셨는데,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500명의 제자와 함께 역병이
창궐하는 지역으로 가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몸을 던지셨습니다.
부처님은 제자들과 함께 거리를 깨끗이 청소하고 역병으로 숨진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등의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부처님께서 <보배경>을 설하시고 사람들과 함께
독송했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부처님은 역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불안과 공포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흐트러진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사람들과 함께 경을 읽고 기도를 했던 것입니다. 한
구절만 소개하겠습니다.
“자애의 마음을 아낌없이 베풀면 반드시 밤낮으로 보답을 받으니, 다른 이를 정성껏 돌보고
보호하기를!”
부처님은 증오와 혐오를 사랑과 자비로 바꾸는 것이 역병에서 벗어나는 근본 치유법이라는 것을 아셨습니다. 요즘 마스크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나마 우리는 사정이 매우 좋은 편입니다. 프랑스 같은 나라는 병원 처방전이 있어야 마스크를 살
수 있고, 그나마 약국에 물량이 없어서 살 수도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자 뜻밖의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마스크 안 사기’, 혹은 면 마스크 사용하기 등의 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와 양보’를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저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자애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전 세계에서 선진적인 우리나라 방역시스템을 칭찬하고 있습니다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민주적이면서도 협조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숙한 태도입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자주 독송하는 <반야심경>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며...”
보살은 지혜를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는(心無罣礙) 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움도 없고(無有恐怖) 전도몽상을 멀리 떠나보낼(遠離顚倒夢想)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려움과 불안, 증오, 혐오라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지난 출가재일부터 열반재일까지 전법사회에서 진행한 1일
릴레이 기도가 가지는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집에서 108배 수행을 하는 것도
좋고 명상이나 기도를 하면서 마음을 모았으면 합니다.
법회를 열 수 없어서 답답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어제 어느 학인
분께서 실시간 동영상 법회를 열면 좋겠다는 말씀도 주셨습니다. 이제 밴드에서도 그런 기능이 추가되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위기는 곧
극복됩니다. 그때까지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내가 건강해야 세계가 건강한 법입니다. 즐거운 모습으로 뵐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마음엔 평화, 입가엔 미소 가득하소서~~
일야 학인 합장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