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어찌나 금새 흘러가는지...
지난번 글올릴 때는..
짧더라도 자주 올려야지 생각했는데..
이제사 인사 드려요...
먼저 지난번 따뜻한 댓글들,
뜨거웠던 환영허그들..
그리고 말없이 추천 눌러 주신분들...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한 컵 가득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주절 주절 늘어 놓는 이야기들이
혹 지루하지는 않으실지,
종교적인 편협함으로 느껴지지는 않을지...
염려가 되지만...살아온 기억들을 진솔하게 떠올려 보면서..
객지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는
한 아낙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긴글에 많은 사진....그리고 가끔 반전 기대하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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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 세번째 셋집에서...
이제 저는 스물 여덟해의 지난 삶에 더해..
승범이 엄마로서의 책임감과 돌봄...
우리에게주신 아이의 인생에 보호자로서
새로운 생활이 시작 되었습니다...
외적인 환경이 바뀐건 아니지만..
포대기에 아이을 싸서 집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제가 마음이 훨 넓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같이 사는 자매네 가족에게도..남편에게도...
그들을 향했던 뾰족한 마음들이 아이에게로 휘~익 돌아갔을 뿐아니라..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넉넉함이였던 것 같습니다...
-모양은 춘천 닭갈비...? 맛은 내맘대로...^^
-참치 샐러드 상치에 담아...
친정어머니는 태백에 가는 일정을 미루시고..
일주일 동안 산간을 해 주셨습니다...
그 기간동안 엄마와 저는 이제 엄마라는 공통된 마음이 있었기에..
엄마가 해 주시는 모든 이야기들, 충고들, 지침들이..
채곡 채곡, 속속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하숙아저씨들 아침 김치 볶음과 두부..
-새로 산 접시에 샐러드 담아 보기-
-아마 월남쌈 싸먹을 준비..
병원에서 부터 저는 미역국이 얼마나 맛있던지..
냄비에 한가득 담겨 나오는 미역국을 엄마도 드셔보시라는 말도 없이
혼자 후루룩 다 먹어 버리고, 한 잠 푹 자고 나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집에 와서도 한 솥 끓여 놓은 미역국을 정신없이 먹었댔습니다..
엄마는 신퉁하다며 대견해 하셨습니다...
당신 병치레에 종종거리며 쫓아 다니던 딸이 안스러워 매번 미안해
하셨었는데...저는 그 기간동안 엄마께 듣고 배운 산 지혜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 번거로워 하시는 하숙아저씨들을 위해서 미리 싸 놓기..
-초밥 만들어서 오이 필러로 벗겨내서 말아 놓고...
-알록 달록 캐비어로 얹어내기...
아이 낳고 삭신이 쑤시다고 좀 주물러 달랬더니...
지금 주물러 주면 뼈에 바람이 든다면서..
미역국 먹고 이불 뒤집어 쓰고 푹 자야 한다고 합니다..
엄마가 말리지 않았으면 맘 약한 우리 남편 밤새 주물러 주었을 겁니다..^^
입이 텁텁해서 양치하고 싶다고 했더니..
며칠 그냥 참으라고 합니다...
바로 양치하면 나중에 이가 시리고 약해 진다고...
찬물로는 더더욱 안된다고 말리셨습니다..
남편이 구운김을 먹고 싶다고 했더니..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공기중에 기름성분이 있으면
애기 얼굴에 뭐가 난다고 당분간 참으라고 했는데..
같이 사는 집이 기름에 재운 김을 구었더니 그날 저녁에
바로 애기 얼굴에 빨간 뽀록지가 올라오는 것이였습니다..
4남매를 키우신 엄마의 저력이 느껴지는 순간들이였습니다..
-캐비어 마요네즈에 버무린것 응용하기..
-짜장 볶아서 당면 튀김과 함께..
-엄청 오랫만에 오이지 무침...
절대 한달 동안은 손에 물 뭍히지 말아라...
아기 울음소리를 분간해서 들어라..
배고파서 우는건지, 똥싸서 우는건지...
애기가 배고파서 울 때는 엄마가 젖이 찌르르 한다면서...
말 못하는 아기라도 다 생존방법이 있단다..
그 외에는 손타기 쉬우니까 되도록 안아주지 말아라...
애기 때는 먹고, 자는거외에는 할일이 없을 때니까..
이때는 산모가 몸을 잘 추스려야 할 때니..
몸을 어떻게 든지 아껴야 한다며...
연신 딸 걱정이십니다...
-감자 볶음과...
- 하숙아저씨들 저녁상...
- 삼겹살 구이...
젖이 불기 시작하는데 아기가 먹는 양이 적으니..
젖몸살이 나기 쉬운데...그럴때는 뜨거운 물에 수건을 적셔서
맛사지를 해 주어야 하는데...
이게, 이게...꼭 남자손이여야 한다며...거듭 강조...
민망하지만...남편으로 하여금 아빠로서의 첫임무를 부여해 주기도 하고...
덕분에 정말 젖몸살 앓지 않고 잘 넘어 갔습니다...
없는 살림이라 여유돈도 없었지만...
병원비 13만원 외엔 산모도, 아이도 모두 건강했고, 순탄했습니다..
승범이도 식식거리고 어찌나 잠만 잘자는지...
애기 낳고 힘들다 이런 생각보다 심심하기까지 했습니다..^^
8개월까지 먹고, 자고...그야말로 순둥이 그런 순둥이가 없었습니다만..
한 어르신이 하시는 말씀....저런 애들이 나중에 부산하고 나대기가 쉽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씀이 현실이 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9개월 째부터 아이의 제 2기가 시작되었는데.....
-샤브 샤브 시리즈..
친정어머니가 집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함께 사는 자매가 남은 바라지를 해 주었습니다...
동생 뻘이였는데도, 아이를 먼저 키워서 인지..
마치 친언니처럼 저를 돌봐주고, 도와 주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집에 사는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각 사람의 캐릭터가 있고...
각자의 선호도 있고...
나름대로의 신념도 있고, 주장도 있고...
혼자 추구하는 바도 있고, 부부의 관점도 있고....
서로안에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점이 더 커보이고...
무엇보다 속에 감추어진 시기와 질투 때문에...
두 가정사이에 말 수는 점점 줄어 들고...
기어이는 그 가정이 분가를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월남쌈 매력에서 허우적...
-게 된장국...
-돼지고이 고추장 볶음
마음 아픈 일이였지만...
우리의 인격이 너무나 형편이 없었고, 힘들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하고 속이 시원하기도 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나쁘거나, 혹 우리가 나쁘거나,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인격이 성숙되지 않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이유 때문에 함께 사는 생활이 쉬운일은 아니라는 것을
살아오는 내내 느끼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돈만 되면 그런 생활을 일부러 하지는 않겠지만..
저희는 그 기간 동안을 하나님의 주권이였다 믿으며...
사람의 약함과 형편없음과 낮음과 천박함과..
우리속에 얼마나 많은 더러운 것들이 존재하는지를...
뼈속 살속 깊이 깨달아 알뿐 아니라...
우리가 그런 사람, 그런 존재라는 사실을
하나님앞에 시인하는 중요한 시간들이였습니다...
그 가정이 떠나고....
방 한칸을 직장 다니는 아가씨한테 세를 주고...
우리 부부는 계속 북적되는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게장 과 샐러드....
-귀하디 귀한 풋고추...
남편은 여전히 새벽에 우유배달을 하면서..
복음 전하는 일을 하였는데...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나누어 주고...
우유 주머니에 매일 아침 전도지를 넣어 두고...
전도지를 가져가는 가정과 남겨두는 가정을 분류하고...
월말 수금할 때 몇마디 말이라도 할 기회를 갖게 해달라고 아침마다 기도하고..
낮에는 돌보던 학생들 양육하러 나가고...
수금 제 때 못해 주시는 어려운 가정 찾아가 사연 다 들어주느라...
수금을 못해 오는 때가 태반이지만...ㅡ.ㅡ...
저녁에는 심방가거나, 모임 참석하거나...
하루 종일 분주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잡채 남은것으로 볶음밥
-색색이 월남쌈...
-그냥 이것 저것 다...
저희 시어머니께서
" 야가 쥐띠인데 밤에 태어나서...인생이 분주하다면서...
뭐이 저리 바쁘대냐..?" 늘 묻곤하셨습니다...
집안에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한 맏아들이 우유 배달이나 한다고..
실망하시고, 책망도 하시고, 화도 내시고...
울기도 하시고, 속상해도 하셨지만...
워낙 아들의 신념과 확신이 변함이 없는데다..
며느리까지 죽이 맞아 하는것 같으니
니들끼리 알아서 살으라 하셨습니다..
-감자 핏자..?
-동태 찌게...
남편은 추운겨울 새벽 4시에 일어나
곱은 손으로 배달할 우유들 챙기고...
깜깜하고 추운 새벽에 오토바이로 방배동 고개
골목, 골목을 다니다가 미끄러져서 우유박스라도 굴르는 날에는
쏟아진 우유팩을 패대기쳤던 적도 있고...
울면서 기도한 적도 많고...사당동 사거리에 있던 아파트 15층에
우유 1000ml 배달하러 걸어 올라 갔던 적도 있고...(엘리베이터 고장ㅜ.ㅜ...)
애기가 있어서 배달안하면 안되는 상황...
_갖은 재료로 샐러드 준비....
-하숙 아저씨들 저녁....닭가슴살 샐러드...겨자 소스
이제는 처자식이 있는 가장이다보니..
힘들고 어려워도 묵묵히 견뎌야만 했습니다...
성경말씀대로 살고 싶은 우리의 갈망과...
우리가 본 이상대로의 삶을 추구하는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아서...
중간에 타협하거나, 스스로 물러서지 않으려면...
우리는 내적인 힘이 필요했었던것 같습니다...
그 기간동안 우리는 그리스도의 삶에 대해서...
또 바울의 삶에 대해서...그리고 우리네 삶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은혜를 구하고, 순종할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_연어 & 알 비빔밥...
-배추지짐 먹고 싶어서...
단순, 무식, 과격한 과에 속하는 우리남편은....^~^
참 작은일, 그리고 많은일에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편인데요...
특히 복음 전할 때와 먹을 때....
너무나 만족스러워하고 즐거워했습니다..
밖에서 복음 전했던 사람들을 꼭 집에 초대를 해서는...
새댁인 저를 당황시키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저도 복음의 분깃을 나누어 갖게 되었고...
후다닥 음식도 잘 해 내게 되었고...
넉넉한 생활은 아니였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영육간에 뭔가를
공급할 수 있는 삶을 살수 있게 되었습니다...
- 쇠고기 불고기...
- 장터 국수..?
-오삼 불고기...
거의 매일 집에 형제, 자매들이 들락거렸는데...
대학생이거나, 또는 직장 다니는 청년들이였기 때문에..
밥을 꼭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새로운 복음 친구가 왔다고 모이고...
예배가기 전에 들리기도 하고...
끝나고 집에 가기전에 들리기도 하고...
우리집 냉장고는 아예 오픈된 냉장고라 우유며 과일이며 언제든지
꺼내 먹을 수 있다고 남편이 다 말해놓았기 때문에....
-나도 과정샷 찍고 싶은디....잡채..
-오랫만에 감자전 & 닭가슴살 샐러드...
그래서 한 달에 쌀 80KG를 먹은 달도 있었습니다..
20킬로짜리 4포대를 사야 했으니까요...
부식비는 얼마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산할 수도 없고...되지도 않고...
남편이 수금해온 현금이 있으니까 되는대로 썻댔습니다..
그래서 모으지도 못했지만...그래도 빚은 안지고 살았습니다...
-지난번 게시판에 올라온 추천 도서들 슬쩍 베껴 적어서..
-수세미 봄님이 김혜경선생님께 직접 싸인 받아서 보내 주심....
-너무 예쁘고 아까워서 아직 못쓰고 있는...
돌쟁이 하나 데리고 정신없는 생활하는 중에...
또다시 속이 미식거리고...울렁거리는게...
몸이 예사롭지 않아서 보니까...
둘째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김 승범군은 엄마의 참젖 덕분에..
태어날 때 3.65.kg 한달 후에 예방접종 하러 병원 갔더니...6.5kg
백일도 안되어 10kg......증거사진 나갑니다..^^
-생후 2개월 전 후...
-6개월 째...
-4개월 ?
힘이 좋으니까 나대는것도 보통이 아니고...
집에 손님들이 많이 오니 애가 급흥분을 무지 잘하고...
좋다고 악~악 소리도 잘 지르고....휴~~
걷기 시작하면서는 밖에 나가자고 난리 난리...
거기다 둘째도 입덧이 어찌나 심한지...
6개월까지 아무것도 못먹었습니다..
그때도 남편이 가끔 손님을 초대하면 식사대접을 했는데...
간호사자매들이 링겔을 꽂아주고, 와서 도와 주기도 하고...
주변에 다른 가정들도 있는데...그래도 우리집에 줄창 모였댔습니다...
-김치 고추장 부침게-
-새우 샐러드- 발사믹소스
-묵무침...
우리 가정을 통해 새로운 성도들이 많이 생기고..
청년들도 많이 들어오고...
남편의 복음전파 효과가 있었는지..
교회에 부흥이 많이 일어나고...
활기차고 방배동 지역이 시끌시끌 했습니다...
남편이랑 같이 나가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것 같았습니다..
우유배달 아저씨로...또는 인사 잘하는 아저씨로...
-샤브 샤브 준비 중...
어느날 남편이
방배동에서 자기의 할 일이 다 끝난것 같다고..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안에 교만도 있었고...
또 교회안에 어려움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증금 500만원으로 동부이촌동쪽으로 방을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너무나 택도 없는 가격이라 월세라도 얻기가 쉽지 않아서 어찌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교회 집사님 한 분이 1000만원 대출을 보증서 주셨습니다...
그래서 1500만원에 방두개짜리 공무원 아파트에 세를 살게 되었습니다..
이 공무원 아파트는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던 중이였는데...
아래 위층 아무도 안 살고..
옆집 비어 있고...
한 동에 몇가구 살지 않는 곳이였습니다....
연탄불로 난방을 하는 곳이니까 엄청 오래된 아파트였습니다...
이제 동부이촌동에서 남편은 새롭게 우유 배달을 시작하고...
낮에는 이촌역 앞에서 책을 팔면서 복음을 전했고..
저는 매캐한 연탄 냄새가 나는 조그만 네번째 셋집에서....
22개월짜리 승범이와 갓난아기 유니를 데리고...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댁에서 저러고 놀더니 여동생 봤음...
-동글 동글....
-헉~ 머리는 구준표가 될 가능성이 있으나...눈, 코, 입은 멀었다는....
너무나 똑 같이 생긴 내 속에서 나온 아이들....
그러나 성별이 다름을 꼭 알아 주시기 바라며...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