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군 축산면 경정3길 (오매 마을) 바닷가에 자리 잡은 '효심사'카페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효심사 주변을 둘러보실 겸 스님과 함께 가 보실래요.^*^;
멀리 칼날 같은 수평선 위로 고깃배들이 출항하는 새벽 3시쯤이면, 새벽 예불을 드리기 위해 대웅전으로 올라갑니다.
"땡그렁 땡그렁"
대웅전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 잉어 보살 붕어 보살들이 인사를 합니다.
"따악 따악 딱딱딱딱..."
도량에서 울리는 목탁 소리가 산과 바다를 깨웁니다.
수평선에는 풀잎에 앉은 반딧불이처럼 오징어잡이 배들이 나란히 불을 밝혔습니다.
하늘에는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과 '우수수'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하나 가득합니다.
별똥별 하나가 '찌익--' 바다를 향해서 뛰어내립니다.
바닷속에 별을 닮은 불가사리 한 마리가 새로 태어나겠지요.
새벽 예불을 마치고 아침 공양 전까지 시간이 소승에겐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참선도 하고, 간경도 하고, 혼자서 조용히 차도 마시면서 스님 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남들은 차(茶) 속에 도(道)가 들어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길이 안 보이니 소승에겐 아직 인연이 멀었나 봅니다.
혜안에 눈 뜨기 위해서 열심히 정진해야겠습니다.
아침 공양 후에는 바닷가로 가끔 포행을 나갑니다.
군인들이 절벽 따라 만들어 놓은 뱀처럼 구불구불한 초소와 초소 사이를 이어 놓은 길, 해파랑길(블루로드)을 걸으며 산과 바다를 함께 가슴에 품어 봅니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산새 소리가 향긋하고 싱그러운 초목들과 함께하는 '무정 설법'을 듣습니다.
바닷가에는 바람이 많이 붑니다.
바다가 성이 나면, 갈치 비늘 같은 하얀 물결을 고슴도치 가시처럼 일으켜 세웁니다.
바람에 등 떠밀린 파도가 숨 가쁘게 달려와서, 갯바위 등을 두드리며 하얀 거품을 입에 물고 소리치고 울부짖습니다.
"쏴아아" "철썩---"
자갈들도 파도 따라 '좌르르르' 해안으로 밀려왔다가 '좌르르르' 파도를 따라 바다로 달려갑니다.
모난 돌들이, 오랜 세월 파도를 만나 동글동글한 바다 돌이 된 것처럼, 소승도 지중한 불법을 만났으니 바다 돌처럼 거듭나야 하겠습니다.
자갈밭을 지나면 지나간 오랜 세월 풍파에 시달린, 굵은 뿌리가 드러난 소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오솔길이 나옵니다.
바람이 소나무 가지 사이로 공중제비하면서 '윙윙' 뛰어다닙니다.
솔방울 하나가 "툭' 떨어져 바위틈으로 굴러갑니다.
먼저 와서 기다리던 솔방울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함께 예불을 올립니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포행을 하다 보면 보이는 것마다 부처님이요,
들리는 소리마다 부처님 말씀입니다.
산과 바다가 들려주시는 무정 설법에 취해 걷다 보면, 얼굴에 검버섯이 가득한 커다란 '바위 거사'를 만납니다. 언제나 넉넉하고 인자한 모습이지만 묵언 수행 중인지 만날 때마다 말이 없어서 눈인사만 하고 지나갑니다.
갈매기들이 바람을 타고 맴돌이를 하다가 '끼륵 끼륵' 스님에게 인사를 합니다.
20여 분쯤 가다 보면 용이 놀다 승천했다는 커다란 '용바위'가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습니다. 파도는 열심히 '용바위'의 발을 닦아 줍니다.
용바위 근처에는 갈대밭이 있습니다.
오늘같이 바람이 불면 갈대들은 팔을 들어 사열하듯 스님을 환영합니다.
한참을 더 가다가 잔디가 깔려있는 언덕에 앉아서 가부좌를 합니다.
한일자로 쭉 그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합니다.
바닷바람 시원한 공기가 가슴속 깊이 아릿합니다.
포행을 다녀오는 동안에도 바람은 잠들 줄을 모릅니다.
절 담장 밖에서 나이들은 느티나무 내외가 '덩덕궁' 춤을 추고, 팽나무 가지에는 새들이 몰려와 노래를 합니다.
바다가 눈앞인 언덕에 제비집처럼 자리한 효심사에서, 오늘 하루도 행복한 삶이 시작됩니다. 오늘도 내 주변에 있는 모두의 덕분으로 행복이 오는 겁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스님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도반과 함께 오시면 따끈한 대접 하겠습니다.^0^;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영덕 효심사 담연 합장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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