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 장단의 역사 -서문
(2018년 12월 발행, 아시아음악학회, 32,000원)
우리나라 음악의 이해에서 장단의 이해는 필수적이다. 특히 영산회상, 산조, 판소리 등의 이해에 장단은 필수적이다. 판소리를 들으면서 중모리 장단도 모른다면 이것은 판소리를 10%밖에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대학의 동아리에서 장구를 그렇게 열심히 두드리는 것도 장단의 이해 없이는 우리 민속의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 장단은 판소리, 산조, 농악, 사물놀이, 탈춤, 가곡, 가사, 시조의 이해에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악 개론서에는 반듯이 장단 항이 있다. 그러나 기존 국악 개론서의 장단은 장단을 모아 놓고 소개한 것이지 한국음악 장단에 흐르는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너무 장황하고 길어서 이것을 다 외울 수 도 없고 초보자는 엄청난 부담을 갖게 된다.
이처럼 기존의 장단론에 관한 논의는 참으로 혼란스럽다. 필자가 대학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간혹 출제를 하게 된다. 입시 문제를 간혹 장단 문제에서 내게 된다. 중모리나 굿거리는 흔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쓰지만, 진양조 장단이나 진쇠 장단의 문제는 소위 함정이다.
우리나라 음악은 즉흥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치는 사람마다 장단이 다르다. 그래서 가르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장단이 설명도 일관성이 없다. 각자 자기가 연주하는 대로 적어놓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필자도 엄청 고민을 많이 하였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는 역사적인 연구로 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1979년 이후 25년간 장단에 매달렸다.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도 장단에 관한 것이다. 이제 25년이 지나고 나니 한국음악의 장단에 관한 한 어느 정도 안목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전문 학식은 물론 초보자들이 겪는 부담을 덜어주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다. 즉, 장단에는 어떤 이론이 있을 것이다. 그 이론을 찾아 알기 쉽게 정리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다. 필자는 우선 영산회상 장단과 산조 장단을 대상으로 삼았다. 두 장르의 장단에서 나오는 논리를 찾아보자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