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원초 4학년 황선우
사실 나는 독서글짓기를 다니기 전부터 글을 잘 썼다. 나한테 상당히 큰 영향과 문집 만들거리를 준 한우리 독서토론논술이나 어머니와 매주 하는 논설문 쓰기, 그리고 학교에서도 글을 열심히 써서 글을 잘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직접적인 배움이 주는 것보다 훨씬 더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영향을 끼치는 책을 통한 배움이 가장 컸다. 그래서 반에서도 글을 잘 쓰는 아이로 유명했다. 그리하여 하마터면 나올 생각을 아예 하지 않게 하는 무시무시한 자만의 구덩이에 그대로 빠져버릴 뻔 했다. 바로 그때 마치 필연 같은 우연이 나에게 찾아왔다. 친구들한테서 어떤 글짓기 학원에서 같은 팀을 하자고 추천을 받은 것이다. 솔직히 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었다. 일단 그 학원에 대해 조금 알아보기로 했다. 이번에 다닐 학원이 특별하리라는 예상은 하였다. 일단 천문대를 제외하고 이렇게 밤 늦게까지 수업을 듣는 것은 처음인 데다가, 숙제도 많고 무서운 선생님이 하신다는 괴상한 소문을 들었기에 오는 막연한 불안감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글짓기 실력도 향상되고 6개월만 하니까 괜찮기도 했다. 그래도 불안이 앞섰기 때문에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불안감 같은 허무한 망상 대신에 오히려 내 앞에 엄청난 것이 펼쳐지리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다.
많은 생각을 하던 사이에 첫 시간이 다가왔다. 모든 것은 처음 갈 때 가장 흥분되는 법이다. 그만큼 첫인상이 중요한 것인데, 다행히도 이 곳은 나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겨 주었다. 가자마자 처음 본 모습은 좋지는 않았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긴장한 채로 도착한 곳은 상당히 낡은 건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심지어는 거미도 많아서 나는 적잖이 놀랐다. 그러나 겉모양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안으로 향했다. 그러나 내가 들어서서 처음 본 것은 학원이 아니라 미로였다. 도무지 글짓기를 찾을 수 없었다. 음산한 건물을 계속 해매다 보니 글짓기도 두세 번 마주쳤으나 알지 못했다. 결국 지각을 했다. 그냥 방 하나인 작은 곳이라 나는 더욱 놀랐다. 내가 더더욱 놀란 것은 스승님이었다. 연세가 있으시다고 하던데 생각보다는 젊어 보이셨다. 또 이렇게 보면 연세가 많아 보이시고, 저렇게 보면 젊어 보이셨다. 표정 또한 엄한지 온화한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놀랍고 긴장되었지만 오랫동안 정적이 감돌자 장난꾸러기인 나도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스승님께서는 “~이다”,“~하라”의 형식으로 말씀하셨는데, 그런 말투는 처음 들어봐서 무서웠다. 왠지 냉철해 보이셨다. 이렇게나 유쾌하실 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시작은 원래 독서이지만, 너무 늦게 들어와서 거의 바로 수업을 시작했다. 허리를 꼿꼿이 펴서 자세를 바르게 하고 연필과 지우개를 준비했다. 그러자 스승님께서 한국독서글짓기연구회 도장이 찍힌 노트를 각각 나누어 주셨다. 이로써 첫 수업은 시작되었다. 스승님의 수업은 다양한 다른 배경지식을 글짓기와 연결하여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두 배로 유익하다. 첫 수업은 ‘과일’에 관한 것으로, 설명문을 연습했다. 스승님께서 오래된 전통이 담겨 있다는 두꺼운 골판지를 꺼내셨다. 마카같은 것으로 사과에 대한 글이 쓰여 있었다. 짧고 간단한 글이었지만, 그것을 통한 배움에는 중대한 의미가 있었다. 글을 딱 한 번 소리 내어 읽은 뒤, 갑자기 스승님깨서 ‘사과’를 외워 보라고 하셨다.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스승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아주 잘 외워지는 것 이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숙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에 관한 설명문을 쓰는 것 이었다. 스승님께서 친절하게 쓰는 법을 알려주셨다. 나는 바나나를 택했고, 각 문단에 무엇을 쓸지 생각했다. 달달하고 부드러우면서 영양가도 풍부하여 참 좋은 과일이었다. 지금 보면 문단 나누기도 안 되어 있고 잘 못 쓴 것 같아 보이지만 그때의 나는 아주 자랑스럽게 글을 썼다.
첫 시간이 그렇게 끝나고 수많은 수업을 들으며 성장했다. 그중에는 내게 유익했던 내용이 매우 많이 있었다. 생활문의 경우 내가 잘 쓰지 못하는 글이라 생활문을 잘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승님의 가르침이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 문단을 나누고 형식을 갖추는 것 또한 스승님께 배운 유익한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의 큰 섬을 외우고 북한산의 비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스승님께 큰 배움을 얻었다. 특히 큰 섬과 큰 강을 외우는 ‘저거지가나안와울’과 ‘아나두한때그임’은 매우 재미있으면서도 잘 응용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깊이 새겨두었다. 또 내게 유익했던 수업이 하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해서 나는 아는 것이 없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하나인 아버지를 그렇게나 몰랐던 것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예전에는 아버지를 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리 아버지’ 소개문을 쓰기 전 까지는 말이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취미를 알아보고 같이 해드릴 수 있게 해 준 이 글 역시 매우 유익했다. 글을 직접 쓰는 것뿐만 아니라 선배들의 일기를 보면 교훈까지 담겨 있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그것도 하루에 일곱 편 씩이나! 이런 일기에 일기 감상문까지 써서 그 교훈을 실천하겠다는 다짐까지 할 수 있어 수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거기에 하나 더! 자세까지 교정할 수 있다. 허리를 굽히고 쓰는 나에게 필요한 일이었다. 글씨도 스승님의 말씀에 따라 교정되었다. 이렇게 건강까지 챙기며 글짓기와 지식을 얻고, 훌륭한 인품과 교훈도 갖출 수 있다. 몇 배로 유익한 만능 학원이기에 다녀야 하는 것이다. 지금 보니 이곳에 다니고 나서 정말 많이 성장했다.
학원에 다닌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인상 깊은 일이지만, 특히 인상 깊은 것들이 있다. 가장 영광스러웠던 일은 위인전 ‘세종대왕’을 읽고 독서 감상문을 쓴 것이었다. 스승님께서는 이 글이 지금까지 학원에서 역대로 긴 글이라고 말씀하셨다. 가장 처음 워드를 작성하는 것이라서 흥분되었고 다른 아이들도 축하해 주었다. 비록 타이핑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다른 숙제가 없어서 좋았다. 사실 그 글은 여행을 가서 시간이 많이 없을 때 겨우 쓴 글이라 더욱 기뻤다. 위인전뿐만 아니라 학원에서 먼저 읽고 나중에 직접 산 <나무를 심는 사람>역시 인상 깊은 내용의 책이었다. 스승님께서 갑자기 책을 주셔서 놀랐지만 책 내용을 보자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렇게나 감동적인 책의 감상문을 겨우 이 정도 길이로만 쓴 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다시 읽고 싶어서 직접 사서 읽었을 정도로 감동적인 책이었다. <나무를 심는 사람> 감상문,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 그리고 <학교 가는 길>이라는 일기의 일기 감상문은 내 실력이 이렇게나 늘었다는 것에 감탄한 글까지 쓸 수 있다. 전에 없던 깔끔한 문단 나누기와 형식이 보이기 시작했고, 독창성이나 어휘력 역시 늘어났다. 이제 그 어떤 길이의 글도 두렵지 않을 정도로 긴 글을 쓸 수도 있다. 나중에 훌륭한 책을 펴낼 미래의 내 모습이 벌써부터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이 자신감이 생긴다. 나의 미래, 희망, 글짓기에 대한 새로운 자신감이다. 이 모든 것이 글짓기를 통해 이루어졌다. 글을 잘 쓰니 공부도 잘 되고 세상도 새롭게 보인다. 그건 새로운 세상이었다. 스승님께 너무 감사했다. 나의 꿈 소개문과 문집은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기대되었다. 앞으로도 철학자의 꿈을 발전시켜 훌륭한 책을 낼 것이다. 꿈을 확실히 정해 성공할 수 있고, 나의 첫 책인 문집까지 만들어 큰 보람과 교훈을 얻었다. 이런 인상 깊은 일들은 나중에 내가 철학자의 꿈을 이룰 때 까지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지금 이런 생각을 하며 쓰는 교육소감도 배움을 정리하는 마지막 글로써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나의 글쓰기가 독서글짓기에 다니기 전과 다닌 후로 나뉠 정도로 달라진 것이 크다. 글짓기에서 배운 방법을 활용하여 수많은 책의 내용을 암기하고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고 이젠 내 앞에 꿈을 향한 멈추지 않는 길이 놓여 있다. 그 길의 시작은 글짓기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점점 글짓기가 발전된다. 마음 속에는 그 길을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 두려운 것 대신 기대와 설렘이 있다. 이런 것 모두 글짓기라는 광활한 꿈의 원천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즉, 독서글짓기 학원은 나에게 앞으로의 인생이 될 꿈을 준 것이다. 그것은 내가 달라진 가장 큰 것이다.
이곳 한국독서글짓기연구회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독서 논술은 중요하다. 저자의 고뇌와 열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은 우리에게 재미와 감동, 어디서도 얻을 수 얻는 지식과 교훈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논술을 위해 필요한 문해력, 어휘력, 사고력이나 창의력 등은 모두 책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독서를 하며 책의 내용을 풀어서 정리하며 문해력이 늘어나고, 다양한 어휘나 표현들로 글의 개요나 구성, 영감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이 독서를 통해 다시 정리하고 이해하며 생각하는 것이 논술이다. 즉 논술은 독서 후 꼭 필요하다. 굳이 논술을 하지 않아도 이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해한 내용을 응용하고 새로운 창조, 즉 글짓기를 위해서는 독서 논술이 필요하다. 글짓기는 책을 통해 그동안 얻은 것들을 모두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글짓기를 해야 한다. 내 무궁무진한 머릿속의 생각들을 풀어냄으로써 나와 남에게 모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독서 논술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책은 그 어떤 방법으로 활용해도 좋다. 읽기, 생각하기, 쓰기.....그런 방법들을 점차 키워나간다면 나 또한 성장할 것이다. 이런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곳이자 가장 잘 활용할 수 있었던 곳이 바로 한국독서글짓기연구회이다.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고 난 뒤 달라진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인상 깊고 유익했던 것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스승님의 글짓기는 내 인생의 겉면만을 장식하는 것이 아닌 가슴속 깊은 곳에서 나의 일부가 되어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아닐까? 이 6개월만의 수업이 내 인생의 방향을 다르게 하고, 평생 잊혀지지 않는 인상을 주었으며, 삶 전체를 유익하게 사는 법을 알려준 것이다. 내 속에서 내 삶을 이끌어가는 부분이 되어, 책과 글을 영원한 인생의 동반자로 만들어주고, 어떠한 어려움도 이 둘과 스승님께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해쳐나갈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손에 달려 있는 꿈을 향한 발걸음에서 첫발을 내딛게 해 주었다. 첫발은 단 하나에 불과하지만, 없다면 그 이후의 모든 걸음이 없는 법이다. 내 앞에 무한한 길이 놓여 있다는 것도 모르던 나의 무지를 그 첫발로써 사라지게 하고 꿈과 희망을 베풀어 준 글짓기, 그리고 그것을 가르쳐 주신 이현세 스승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선우가 쓴 교육소감을 읽으며 큰 감동을 느낍니다.
1.노트로 7~8쪽을 썼으니 우선 그 양이 대단합니다.
배우기 전 아이들은 1쪽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선우의 머릿속에는 대용량의 기억이 담겨져 있어
주제에 관련된 중요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쓸 수 있습니다
2.글 표현에 사용한 단어들이 고급 어휘를 적절히 구사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어휘가 아닙니다. 어른이 사용하는 어휘를 사용한다는 것은
일상 가정에서의 대화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그러나 선우는 어휘력 수준으로 판단할 때 어머니의 지속적인 국어교육열과 수준 높은 독서를 통한 지적 탐험으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갖고 있는 수준의 지적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3.글은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인데 선우는 사고력을 넘어 뛰어난 통찰력이 보입니다.
사물이나 사실을 바라보는 관찰력이나 사고력 수준을 넘어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갖고 있어
자기만의 글을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본인이 가르친 것은 조금인데 이렇게 하나 배워 열로 받아들여 지혜로운 인재로 성장하는 모습에 스승은 그저 기쁘고 행복합니다.
천하의 영재를 모아 교육하니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으랴!!
제 교육소감을 이렇게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스승님께서 도외주시지 않았다면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글을 쓰면서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꿈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선우가 정성들여 쓴 글을 타자를 쳐서 만들고 있는 황선우문집도 기대가 크구나 !
첫번째 이 문집이 훌륭한 철학자가 되어 100번째 책을 출간하는 신호탄이 되었으면 하는 믿음과 바램을 가져 본다.
*글은 쓰고난 뒤 수정할 부분이 없는지 두번세번 읽어보고 교정을 해야 좋은 글이 된단다.
앞으로 꼭 글을 쓴 뒤에는 수정을 하면서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100번째 책까지 출간하도록 하겠습니다.
황선우 교수님
100번째 베스트셀러 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