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완전공감 단시조문학상
2022년 3월 장원작 발표
양희욱의 <봄, 기차에서 보다>(시조)
심귀례의 <입학>(동시조)
강원시조시인협회(회장 김양수)는 시조 부문에 양희욱의 <봄, 기차에서 보다>와 동시조 부문에 심귀례의 <입학>을 ‘제2회 완전공감단시조문학상’2022/3월 장원작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3월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38편으로 시조가 24편, 동시조가 14편으로 지난달보다 응모자가 줄긴 했으나 전국에 고루 분포된 점과 동시조 응모편수가 거듭될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먼저 아쉬운 점 몇 가지를 당부 삼아 전하고자 한다.
매월 공통적으로 느끼는 사항이라서 안타깝긴 하지만 지키지 않는 사람이 여럿이어서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단시조를 매월 공모하는 이유는 그달에 알맞은 작품을 선정해 탁상달력을 제작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작품 수준은 월등하지만 그 달의 이미지와 관련성이 모호한 작품이 응모되었는가 하면, 응모신청서를 누락했거나 일부 항목을 적지 않은 것이다. 이번 달에는 모두 마감 시간(정오)를 지켜줘서 다행이다. 지난달까지는 마감 이후 접수된 작품들이 있어서 심사위원에게 넘기지 않고 폐기한 작품들이 여럿 있었다.
우편으로 보내는 분들이 있는데 신청서에 사인을 성명으로 대신해도 되니까 가급적이면 이메일을 이용해 주었으면 한다.
<시조 부문 심사 소감>
다음은 예선에서 탈락한 시조 작품들에 대한 종합평이다.
3월 이미지와 관련성이 적은 작품, 단시조인 점을 감안해 볼 때 필요한 말만 골라써야 하는데 같은 말을 반복해서 사용한 작품, 3장이어야 하는데 초,중장이 합쳐서 1장이 되어 2장 6구가 된 작품, 음수율을 지키지 않은 작품, 산만하여 주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작품, 숫자도 한 글자로 봐야 하므로 글자수가 맞지 않는 작품, 무미건조하거나 수준이 미달인 작품, 평범한 내용으로 감동이 없는 작품, 3월의 희망찬 이미지에 비해 우울한 작품, 고시조의 느낌이 풍기는 작품들이었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5편이었다.
새싹(이병X/순창), 봄(장희X/춘천), 봄, 기차에서 보다(양희욱/전주), 3월은(김영X/동해), 봄(박상X/광주)
이병X의 <새싹>은 각 장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었나 ‘풀색 봄볕’이나 ‘시린 옷’ 같은 표현은 다소 생소했고 종장에서 ‘풀어진 속살 헤집고’는 3,5라기 보다 5,3에 가깝다.
장희X의 <봄>은 봄바람에 눈 녹아 시냇물 흐르고 봄볕을 쬐고 피어난 버들개지의 이미지가 살아 있으나 중장에서 종장으로 넘어갈 때 연결성이 매끄럽지 못했다.
김영X의 <3월은>은 작품이 연결고리가 없고 일본 하이쿠를 보는 느낌이었으며, 3월을 잘 표현했으나 너무 설명적이며 반복이 많고 각 장의 연결성이 부족했다
박상X의 <봄>은 딱히 흠잡을 곳도 없지만 평범한 작품이라서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장원에 선정된 양희욱의 <봄, 기차에서 보다>는 창밖의 미나리에서 봄의 빛깔을 발견하게 됨과 담요을 벗어던진 것과 인과관계가 무리없이 연결되었다. 봄이란 말은 겨울에는 보이지 않던 새싹이나 꽃들이 눈에 보이게 되어서 봄이라고 한다. 시각과 촉각으로 느끼는 봄을 솔직하게 담아냈으므로 공감이 간다. 끝부분을 감탄사로 처리한 것이 압권이다. 자신이 담요을 벗어던지 이유를 발견해낸 기쁨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얼른 보면 평범한 작품처럼 보이지만 동영상처럼 기차가 달리고 주인공이 창밖을 보며 사색하고 있는 모습이 살아 있어서 이 작품이 장원이 된 이유다.
다음은 3월 장원작 양희욱의 작품이다.
<시조/3월 장원작/양희욱(전주)>
봄, 기차에서 보다
창밖의 논에서는 미나리 움이 트고 초봄의 아침 기차 겨울역 떠나왔네 무릎에 덮은 담요를 벗을 만도 하구나 |
양희욱 당선자는 고려대학교 재학생으로 아직 시조를 습작하는 단계에 있긴 하지만, 새만금방주연화등대 발간 공모전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되었고, 전북서울장학숙 수필집 「시선」에 산문 및 운문을 게재하는 등 문학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시조 전승에 동참한 것을 환영하며 우리 협회를 통해 등단절차를 마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다음은 당선자(양희욱)의 당선소감이다.
<안녕하세요, 2022년 3월 완전공감단시조문학상 장원 양희욱입니다.
가장 먼저, 제 작품을 후히 평가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크나큰 감사의 말씀을 올려 드립니다. 부족한 제 글이 여러 탁월하신 분들의 눈에 들어, 과분한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미진한 시구를 받아 주심에 감사드리며, 이 마음을 제가 즐겨 암송하는 라틴어 시구를 빌어 전하고자 합니다.
‘senet quiete seque dedicat tibi’
이는 ‘고령의 나이에, 조용히 앉아 쉬면서 그 자신을 당신께 바칩니다’라는, 고대 로마의 서정시인 카툴루스의 말입니다. 여기서 ‘당신’은 하늘의 별들을 뜻합니다. 저는 비록 아직 고령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별들처럼 탁월한 분들께 저의 글을, 제 작은 마음을 바치고자 함은 변함이 없습니다. 바치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계속해서 올려 드릴 성원이기도 합니다. 약관의 나이, 비록 접한 것도, 아는 것도 적지만, 시조시인협회의 일원으로서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께 꾸준한 응원과 지지를 올려 드릴 수 있다면 저 역시 가슴이 뿌듯하리라고 느낍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탁월한 분들께 언제까지나 탁월한 영예가 합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동시조 부문 심사 소감>
시조와 동시조의 다른점은 동시조는 어른이 어린이의 마음으로 쓰는 시조이다. 흔히 어린이가 쓴 시조를 동시조로 아는 경우도 있는데 어린이가 쓴 시조는 독자를 생각하지 않고 쓰기 때문에 어린이시조라 칭하고 동시조는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쓰기 때문에 동시조라 부른다.
다음은 1차예선에서 탈락한 작품에 대한 심사평 종합이다.
3월 이미지에 적합하지 않은 작품, 종장처리가 어색하거나 안이하거나 억지스러운 작품, 수준이 미달되는 작품, 각 장의 연결이 안 되고 독립적으로 되어 산만한 작품, 같은 말을 글자수 맞추느라 반복한 작품, 평범하고 감동이 없는 작품들이었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5편이었다.
봄바람(이흥X/춘천), 봄물(김정X/김해), 입학(김방X/광주), 봄이 되면(이형X/춘천, 입학(심귀례/순창)이었다.
이흥X의 <봄바람>은 따스한 봄바람이 창으로 들어와 아기를 깨우는 시상이 무난하게 연결되었으나 상투적인 표현이 시의 맛을 조금 떨어뜨렸다.
김정X의 <봄물>은 냉이와 쑥이 햇볕에 돋아난 모습을 싱싱한 시어들로 위트 있게 표현했으나 웬지 동심같이 느껴지지가 않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김방X의 <입학>은 도치법을 사용하여 시상을 무리 없이 전개했으나 종장에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온 세상’ ‘찬란한 꿈’ ‘무지개 꿈’ 등은 어의(語意)의 연계성이 부족한 듯하다.
이형X의 <봄이 되면>은 봄 풍경을 예쁘게 묘사했으나 개나리와 참새의 연결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다음은 동시조 부문 장원에 당선된 심귀례의 작품이다.
<동시조/3월 장원작/심귀례(순창)>
입학
하룻밤 자고 나면 새날이 시작될까 교실은 어디일지 짝꿍은 누구일지 콩콩콩 뛰는 가슴이 벌써부터 설렌다 |
이 작품은 입학 날을 상상하는 어린이 마음을 어린이답게 잘 표현한 작품으로, 초·중·종장의 전개가 무난할 뿐 아니라 기본적인 기조 기법을 잘 익혔기에, 첫술에는 배부르지는 않지만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선(選)하기로 했다. 장원의 영광과 함께 시조시인으로 등단하게 됨을 축하하며 계속 좋은 작품을 기대해 본다.
심귀례 당선자는 제40회 꽃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한실문예창작 회원과 싱그런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다음은 당선자(심귀례)의 당선소감이다.
<모처럼 내린 꿀비에 봄꽃이 활짝 피듯 저에게도 시조 문학상 장원이라는 봄꽃 같은 선물이 왔습니다.
장원 수상 소식에 잠시 어리둥절했습니다. 정말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오다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들뜬 마음에 수상소감을 몇 자 적어 봅니다.
먼저 저의 글을 애정 있게 봐 주시고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한실문예창작에서 공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장원을 수상해서 행복합니다. 시조라는 학교에 입학해서 초장, 중장, 종장이라는 짝꿍을 만난 것 같아 마음이 설렙니다.
문학에 눈을 뜨면서 시와 시조만 써 오다가 조금씩 동시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조에 대한 애정을 조금씩 키워 왔습니다.
앞으로도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했던 해맑은 추억을 떠올리며 동시조의 사랑을 열심히 쌓아 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봄비처럼 꿀비처럼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빕니다. 모두 모두 파이팅 하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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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장/김양수
▶심사위원/명단(4명)은 연장원 발표시 함께 공개합니다.
첫댓글 당선되신 두 분께 가없는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시조가 한층 더 살갑게 느껴지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