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연대도 만지도에 달아공원 해넘이까지^^
2019. 10. 19 (토)
퇴근길 궂은 비에 주말은 아예 포기를 했었는데
왠일인지 쾌청입니다.
그럼, 무조건 떠나야지요
파아란 하늘 · 빨간 출렁다리가 멋진
통영 연대도와 만지도로!
09:00 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서
11:30 달아항 매표소
연대도 가는 배가 조금 전에 출발했다고,
배 시간표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손님 차면 출발하고
예약 단체 여행객에 맞춰주는 모양입니다.
일단 승선 신고서부터 쓰고 매표(1인 왕복 10,000원),
12:05 달아항 선착장을 출발합니다.
여객선 정원은 90명인데 널널,
어느새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출렁다리가 눈 앞에 보입니다.
고추 보다 더 빨간 등대
파아란 하늘엔 새털구름 조각 떠 있고...
어휴! 숨이 멋을 듯 합니다.
12:20 연대도 선착장
우리를 싣고 온 배는 잠시 쉬는 중,
선착장은 한없이 여유롭고
출렁다리는 바싹 다가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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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왼쪽, 여기는 연대도입니다.
12:25 선착장 횟집
말아 올린 천막 덕분에
싱싱한 바다가 코 앞까지...
해물라면을 주문합니다.
전복에 새우까지
든든히 배 채웠으니 연대마을
함 걸어보자구요!
이 엇따 쓰는 물건인고?
12:50 연대도 지겟길로,
선착장에서 저 파란선만 따라왔습니다.
참 친절한 연대도...
지겟길 구간이 시작됩니다.
뒤돌아 보니 디카로는 감히 담을 수 없는 명화 한 폭,
카! 예술입니다 예술...
하늘 살짝 가린 대숲 지납니다.
함께 하기 참 좋은 길...
100m 정도 걸었을 뿐인데 연대도는
참 다양한 그림을 선사합니다.
만지도는 출렁다리를 감추고...
얼마나 걸을까요?
연대봉(220.3m) 오르는 희미한 등로에
출입금지 표지가 있습니다.
이 연대도는 옛적 삼도수군통제부 군사들이
섬 중앙 우뚝 솟은 뒷산에서 불을 피워
연기로써 왜적의 침입을 알렸던 연대,
봉화대가 설치된 섬이라는 데서 섬 이름이...
연대마을에는 그 연대로 인하여
옛날부터 모기가 없다고도 합니다.
13:10 북바위 전망대
내부지도, 연화도, 욕지도, 쑥섬, 노대도...
섬 천지 통영 앞바다가 그림 같고
산 모퉁이 돌아드니 올달샘이 반겨줍니다.
구불길 돌아 올라 지루할 때쯤 만난
13:25 전망덱
악어섬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저 섬은 '오곡도'렸다!
섬길은 원시림 그대로입니다.
여기 저기 넝쿨들은 나무 등걸 타고 오르고
동백은 우산 편 듯 하늘을 가리고,
그 중 팥배나무는 가을을 품었습니다.
아주 매혹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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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바람 따라 내려온 긴 주렴 뒤로
다소곳 앉아있는 학림도가 보이는데
만지도는 등대 세워 어서오라 손짓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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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 에코체험센터
에코체험센터 돌아나와 덱 계단에서 쉬는데
걸어내려오는 한 커플을 만납니다.
산길에서는 사람이 그리웠는데...
연대마을 앞 큰 길 파란선 따라
14:20 출렁다리 입구
출렁다리 건너갑니다.
다리는 딱 재미있을 만큼만 출렁여 줍니다.
그래서 출렁다리겠지요
출렁다리 아래 구름처럼 흐르는 멸치 무리 위
갈매기 한마리가 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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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은 저 출렁다리는 2015년도에 놓였는데
일몰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저 가느다란 빨간 다리 난간에 붉은 해가 걸릴때
어디서 봐야 제대로 볼까요?
또 얼마나 황홀할까요?
만지마을로 시원스레 걷습니다.
14:30 만지도 명품마을(선착장)
통영에는 '만지도'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작은 섬이 있다. 섬 이 7만평(0.233㎢)에 불과하고 해안선 길이도 2
'만지도'는주변의 섬들인 연화도와 욕지도(남서쪽),
연대도(동쪽), 학림도와 저도(북동쪽), 대소장도와
곤리도(북쪽), 추도(서쪽), 내외부지도(남쪽)보다
늦게 주민들이 정착하여 만지(晩地)라는
이름이 붙혀졌다고 전합니다.
그러니 여객선 선장들이 우스개 소리로 하는
경상도 사투리 '만지도'라는 뜻은 아니랍니다.
만지도라꼬 해서 아무데나 만지면 절대 안된답니다.
저는요 , 그대 마음만 만지겠습니다.
괜찮죠?
만지봉 가는 길 의자 나무(?),
쉼이 필요하면 내게로 오세요~~
14:45 해송전망대
14:50 만지봉(99.9m)
해발 100m가 아니고 딱 99.9m랍니다.
진국 사람 냄새가 나는 99.9...
멋진 바위 뒤로 바다가 시원스럽습니다.
15:00 욕지도전망대
다녀 온 섬이지만 섬이 하도 많아
어느 섬이 욕지도인지...
조금 전 건너온 저 연대도는 확실히 알겠습니다.
낭떠러지까지 갔다 되돌아 나오는 길
소나무는 S대 정문 흉내를...
왼쪽 바다 방향으로 가는 길,
제법 경사도 있고 동백나무가 빽빽합니다.
15:20 만지도 주변섬 전망대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이...
15:25 만지마을
COME back nature...
다시 연대로도 가는 덱,
풍란 보호구역이라는데 풍란은 보이질 않습니다.
어디 깊숙히 숨었나 보죠?
출렁다리 바라보면 걷는 바닷길,
가슴 트이고 아름답니다.
다시 출렁다리 거너
오른쪽 조그만 봉오리에서 내려다 보는데
저 저늘씬하고 고운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몽돌해변 가는 길,
바다는 연지도 속살 비집고 들어오고
소나무는 기묘한 뿌리 들어 내놓고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듯...
15:50 몽돌해변
V 자로 갈라진 바위 위에다 바닷물 적당히 붓고서
배 한척 띄웠드니 바로 그림이 됩니다.
시샘하는지 바다는 조금씩 조금씩
바닷물을 끌고 왔다 끌고 가기를
자꾸만 되풀이합니다.
배는 그만 바다로 빠져 나가고 맙니다.
배 사라진 몽돌해변 올라와 연대마을,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집니다.
연대도에도 정낭이, 이렇게 하나만 걸쳐 있으면
주인장이 금방 돌아 오겠다는 표시라지요?
우리 기다렸다 막걸리라도
한잔 걸치고 갈까요?
몽돌 담이 아름다운 골목 내려와
15:50 연대마을 쉼터
시껄벅적하던 나들이객들은
이제 천막 횟집에서 아주 신명났읍니다.
"밤 깊은 안동역에서 ~~ "
빨간 등대 앞에 그냥 눌러 앉아
멍 때리다 보니 배가 들어옵니다.
천막 횟집 앞은 흥에 겨워 비틀 비틀
그리고는 어슬렁 어슬렁...
우리 선장님,
천불 날만도 한데 끝까지 기다렸다
16:30 선착장을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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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항에서 산양 일주도로를 구불구불 돌아
17:00 달아공원
이곳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았다고 해서 '달아'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지금은 '달이 아름다운 곳'으로 더 유명하답니다.
또한, 달이 뜨기 전 저 무수한 섬들 사이로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넘어가는 해넘이가
일품이라는데 오늘 한번...
그런데 해가 구름에 갖혀 보이질 않네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옆지기와 함께
정성을 다해 기원합니다.
멋진 해넘이 볼 수있게 해달라고...
함께하는 마음으로 얼마를 기다렸을까?
나왔다 나왔어! 구름 속에서 해가 나왔어!
이제 해넘이를 볼 수 있게 됐어!
드디어 노을이 지기시작합니다.
저 노을의 활홀함 표현에 턱없이 모자라
조태일 님의 노을을 빌려옵니다.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사람들은 누구나
해질녘이면 노을 한폭씩
머리에 이고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서성거린다.
쌀쌀한 바람 속에서 싸리나무도
노을 한폭씩 머리에 이고
흔들거린다.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누가 서녘 하늘에 불을 붙였나.
그래도 이승이 그리워
저승 가다가 불을 지폈냐.
이것 좀 봐.
이것 좀 봐.
내 가슴 서편 쪽에도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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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7 이제 내 가슴 서편 쪽에 붙었던
불이 그만 쑤욱 쑥 ...
가을 노을 / 용혜원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붉게 물든
가을 저녁노을을 바라본다
사랑도 저만큼은
열렬해야 해
소리쳐 본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끝까지 욕망을 다 분출하는
그 열정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사랑하는 이 마음껏
껴안고 싶어
온 몸에 열꽃이 핀다
가을 저녁노을이
너무나 아릅답다
갈대들의 아쉬운 몸부림 속에
마음껏 타오를 수 있음이
아름답다
숨질 때까지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는
저녁노을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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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까지 내려왔는데도 지워지지 않는
강열했던 해넘이의 잔영...
법정 스님의 말씀이 되뇌여집니다.
"나는 지금 내게 주어진 내 세상
어디쯤 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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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19.10.21
갈바람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