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몇 가지 트렌드들 중에 하나가 바로 ‘빅데이터(big data)’이다. 빅데이터를 21세기의 원유라고 지칭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또한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처럼 빅데이터라는 용어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책들도 최근에 많이 출간되었다.
빅데이터는 사회 및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세밀한 자료들을 수집, 분석하여 특정 목적이나 대상을 위한 맞춤형 정보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기술이다. 비록 빅데이터가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개념이지만, 세계적인 기업들과 기관들은 오래 전부터 이 분야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연구해왔으며, 그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얻은 정보들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불법적인 개인정보유출사고 및 이전보다 더욱 교묘해진 각종 피싱(phishing) 사건들 역시 빅데이터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좀더 획기적인 빅데이터를 생산, 활용하기 위하여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이 함께 개발하여 지난 6월말에 선보인 소비자 참여형 소셜 마케팅 ‘론칭 피플(launching people)’은 단순한 온라인 마케팅 사업이 아니라 각각의 소비자들로부터 심도 있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정부 3.0’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빅데이터 트렌드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국민 한 분 한 분을 위해 특별한 내일, 국민 맞춤형 서비스 등과 같은 표현들이다. 또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20년 내에 종이신문이 사라질 것을 전제로 개별 독자들을 위한 맞춤뉴스 앱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교회 역시 이러한 빅데이터 트렌드에 무관심할 수가 없다. 따라서 대외적인 전도와 선교를 위하여 한국교회는 전통적인 선포와 배포 방식을 답습하기보다는 지역사회와 이웃들의 구체적인 관심과 현안들을 세밀하게 파악한 맞춤형 홍보체계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대내적인 양육과 훈련에 대해서도, 과거의 획일적이고 집단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나 지나치게 영성만을 강조하는 상담방식에서 벗어나 각 성도들의 수준과 관심분야를 고려한 맞춤형 커리큘럼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거대한 빅데이터 트렌드 속에서도 한국교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가치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경제성과 효율성을 과감히 넘어서서 각 영혼을 진실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각 사람의 사회적 신분과 영향력과는 무관하게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께서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단 한 시라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가족들에게까지 가혹한 희생을 강요하는 세상풍조에 당당히 맞서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참 사랑을 밝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