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소감
두리초6 허강현
나의 글쓰기 실력은 이현세 선생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명확하게 나뉜다. 이전에도 한우리 독서 논술 교실을 다닌 적이 있지만 그다지 큰 변화는 없었다. 게다가 그때 당시 내가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어서 글만 쓰려고 하면 ‘아. 언제 쓰지? 쓰기 싫다.’라는 생각이 앞섰다. 겨우겨우 한 쪽을 써도 아주 영양가가 없는 빈 깡통같은 글이었다. 한마디로 나는 글쓰기를 못했고, 그래서 싫어했다. 그러다가 엄마가 내게 이현세 스승님의 독서 글짓기 수업을 알려주셨다. 기대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솔직히 수업이 듣기 싫고 얼른 끝났으면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나에게는 상대를 파악하는 직감 비슷한 것이 세 가지 있다. 첫째는 사람이 풍기는 기운. 즉 인상이다. 이현세 스승님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온화한 기운이 느껴졌다. 한마디로 무게감이 있으면서 따듯한 느낌인 것이다. 둘째는 상대의 언행과 목소리이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사람이 훌륭한 말을 할 리가 없는 것처럼 언행을 보면 그 사람의 지식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사람의 평소 언행이 눈에 선하다. 스승님은 예상했듯이 말에서 깊이가 느껴지는 듯 했다. 속이 꽉 찬 바구니 같은 느낌이었다. 마지막은 그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이다. 물론 전부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의 평소 성격이 어느 정도 유추된다. 예를 들자면 물건들이 정리되어있지 않고 쌓여있으면 게으르거나 자제력이 부족한 사람, 필요한 물건이 하나 둘씩 없거나 하면 성질이 급한 사람, 필요한 것은 있으면서 과하지 않은 사람은 차분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인 것이다. 스승님의 교실은 첫 번째 예시와 세 번째 예시 사이였다. 그러나 스승님은 약간 특이한 유형이었다. 양 벽을 가득 채우고도 남아서 쌓여있는 책들은 스승님이 책을 얼마나 중요히 여기시는지 알 수 있다.
첫 수업은 사과에 대한 짧은 설명문을 읽는 것이었다. 처음 봤을 때는 겨우 네 줄짜리 짧은 글인줄로만 알았지만 곧 스승님이 왜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때 까지 그 글로 수업을 하셨는지 이유가 밝혀졌다. 그 글은 짧으면서도 내용이 아주 꽉 차 있었다. 내 글이 열두 줄 짜리 통에 두 줄 치 물이 들어있는 느낌이었다면 그 글은 네 줄짜리 통에 네줄치 물이 도저히 들어갈 틈이 없을정도로 꽉 차있었다. 나는 마치 글을 처음 안 것 같은 놀라움을 받았다.
글쓰기 수업은 유익한 내용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도표 그리기였다. 스승님이 직접 만드신 ‘찐빵도표’는 한 눈에 알아보기 쉬워서 특히 좋다. 이렇게 책을 읽고 도표를 그리니 책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보기에도 좋았다. 또 생활문과 일기를 쓰는 방법을 배운 것도 참 유익했다. 평소 어려워서 한숨부터 나오던 일기쓰기를 단숨에 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더 잘 쓰게되어서 쓰는 재미까지도 생겼다.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도 쉬워져서 학교 글쓰기 대회에서 상도 탔다. 글이라고는 아주 싫어하던 내가 대회에서 상까지 타게 된 것이다!
글쓰기 수업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첫 번째 수업이었다. 나는 네 줄짜리 글이라 쉽다고 자만하고 그냥 읽었는데 스승님이 종이를 덮고서
“이 글 외워볼 사람?”
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막상 글의 내용을 떠올리려 하니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쉽다고 자만하고 자세히 읽지 않은 나 자신이 한심했다. 스승님이 다시 글 보여주셨다. 나는 정신이 퍼뜩 들어서 다시 자세히 글을 읽었다. 그러자 글을 외울 수 있게되었다. 집중만 더 했었더라면 처음부터 잘 할 수 있었을 것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나는 이현세 스승님을 만나고 글쓰기 부분에서 크게 바뀌었다. 아까 말했듯이 나는 글쓰기를 그닥 잘하지 못했고 좋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글을 쓰려고 하면 어떻게 쓸지 구상이 된다. 내가 글을 잘 쓰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생각 없이 마구잡이로 써서였다. 그런데 개요짜기를 배우고 글도 여러 번 써보니 자동으로 구상이 되게 되었다. 자세도 많이 좋아졌다. 글쓰기 수업에서 갑자기 자세라니 뜬금없지만 진짜로 자세가 많이 좋아져서 글로 쓰게되었다. 스승님은 잊을만 하면 자꾸 자세를 바르게 해야한다고 강조하신다. 게다가 의자도 푹신하지 않은 단단한 편의 나무의자이다. 그래서 구부정히 앉으면 나무의 단단함 떄문에 꼬리뼈가 아파서 저절로 허리를 펴게 된다. 자세가 펴지니 왠지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아서 개운하다.
독서논술은 어느 일에나 쓰인다. 국어는 글을 많이 읽어야 하니 당연하고, 수학에서도 문제의 내용을 잘 파악해야지 문제를 잘 풀 수 있다. 그 외의 다른 다양한 과목들도 교과서를 읽으면서 잘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독서논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꼭 학교가 아니더라도 책을 읽을 때, 서류를 읽을 때 등 글과 관련된 모든 일은 반드시 독서논술이 필요하다. 이렇듯 독서논술은 많은 곳에서 중요하게 쓰이기 떄문에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글을 허투로 읽지 않고 뜻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랬더니 자연스레 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나는 이 글쓰기 수업을 들은 것을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의 글에 대한 생각과 실력을 뿌리째 바꾸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글을 쓰는 것이 싫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질 때도 많아졌다. 또 한 종류의 글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문, 일기부터, 편지, 소개문까지 여러 종류의 글을 배우기 때문에 더욱 유익하다. 그리고 자세나 독서 습관 같은 생각지 못한 세밀한 좋은 습관까지 생기게 되었다. 다시 한번 나는 이 글쓰기 수업이 참 좋다고 생각한다. 이 수업을 잘 기억해서 글을 항상 잘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