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정에 낙월에 사역하는 동안에 가장 주목을 받고 칭찬을 받은 것은
폐교하기로 결정된 학교를 살린 것이었습니다.
4년 전 저희가 부임할 때, 낙월초등학교에는 6학년 3명만 있었고
다음 연령대가 10살이 차이가 나서 폐교가 결정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청에 문의를 했더니 잠정 결정 된 상태라
누군가 입학을 신청한다면 다시 번복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사를 하자마자 학교 선생님을 만나 상담을 하고
조기입학 신청과 선우의 간단한 검진을 통해 취학가능 판정을 받았고
졸업생들과 함께 임기를 마치고 떠나시는 선생님 후임으로
새로운 선생님께서 오셔서 3년 동안 정성으로 보살펴 주셨습니다.
그리고 1인학교로 방송국에서 관심을 가지게 되어 출연도 수차례 했지요.
그러는 동안 광주에 있던 아이가 입학여부를 고민하다가
낙월분교로 입학하여 2개 학년이 한 학급으로 수업하게 되었습니다.
육지로 입학하려고 하니까 옆에서 보고
학습 준비가 부족하므로 섬으로 가는게 좋겠다고 했답니다.
(슬픈 사연입니다...)
그렇게 선우가 3학년이 되었던 작년 2학기 때 갑작스런 놀람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던 교실의 천정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아마도 해풍과 염분으로 약해진 콘크리트가 중천장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나 봅니다.
하필 무너진 중심이 아이들이 항상 앉아서 수업하던 자리라서
그 놀람과 충격이 더 컸습니다.
본교와 교육청에 보고를 하면서 교실로 사용하던 2층에 대한
출입금지와 함께 정밀검사가 시행되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건물안전등급 평가에서 철거해야 하는 D등급이 나왔습니다.
학생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폐교를 결정하고 철거를 하려던 계획에서
이제는 언제까지 존치할지도 모르는 학교건물의 문제로 고민을 하게 된
본교와 교육청에서는 저에게 언제까지 이 곳에 있을 것인지를 수차례 물어보더군요.
(그 답은 주님만 알고 계시는데, 어떻게 답을 하라는건지...)
그런데 새 학기가 되면서 낙월분교에 놀라운 숫적 부흥이 있어났습니다.
목포에서 입학했던 아이가 적응하지 못해 2학년으로 전학을 오게 되었고,
이미 중고등학생이 된 언니와 오빠들이 육지에서의 학업에 적응하지 못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쌍둥이네가 낙월에 입학을 결정하면서
1인학교에서 갑작스럽게 5명으로 확 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학년도 1~4학년까지 4개 학년으로 2분의 담임선생님과
퇴직하셨던 선생님 한 분이 기간제 교사로 오셔서
복학년으로 수업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봄에 첫 공개수업을 하면서 학부형들을 초청하여 사진을 찍었는데
선주가 저를 대신하여 포즈를 잡고 있네요...
이제 다음 주부터는 철거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폐교와 철거를 준비하던 학교에 큰 건물을 지을 수가 없어서
지금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는 만큼의 작은 교실 2개를 넣어
초미니학교를 건축한다고 하는데, 공청회 이후에도 착공이 더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산의 문제겠지요...
지난달부터는 언제 시작할지 모르는 공사를 대비하여
빈 상태로 있던 분교장 사택을 대충 정리하여
아이들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목표로는 올 11월 준공이라고 했는데
내년 수업을 새 교실에서 하는 것이 모두의 소망입니다.
다리 건너에 있는 중학교는 진즉 폐교하고 철거까지 해 버려서
그 흔적조차 알아 볼 수 없게 되었는데,
이제 며칠이 지나면 수십 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품었던 교정이 흔적도 없이 무너지겠지요.
그리고 또 다른 사연과 아이들을 품은 새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첫댓글 아직까지 철거시작도 못하고...
계속 내일내일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