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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기 여행을 마치며
용산초 5 한참빛
교회에 다녀오시면 늘 우리를 안아주시고 우리가족과 이야기를 나누셨던 어머니가 그날은 갑자기 방 안으로 들어가셔서 전화 통화를 하셨다.
‘무슨 일 이시길래 방 안에서 그리 오래 통화를 하시지?' 어머니께서 들어가신지 삼십분쯤 후에 덜컥 문이 열리더니 어머니께서 갑자기 나를 부르셨다.
"참빛아! 방으로 들어와."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하는 불안한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꼭 참고 방에 가니 어머니께서 부드러운 말투로 말씀하셨다.
"참빛아, 지금 엄마가 예지 엄마랑 통화했어. 그런데 예지 엄마가 논술 추천해 주셨거든. 그동안 내가 너한테 논술 시켜 주고 싶었는데 다른 곳은 엄마하고 프로그램이 안 맞아서 너 논술 안 시켰는데 이 논술 프로그램이 정말 엄마 마음에 딱 들더라! 그래서 그런데 논술 해 볼 생각 없니?"
혼나는 줄 알았는데 늘 하고 싶던 논술 권유를 받으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떨리고 설레이기도 했다. 그동안 나는 논술 학원에 한 번도 다녀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단번에 어머니 께 말씀드렸다.
"네 엄마 꼭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논술을 하고 싶던 나였기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도 그리 확고한 내 마음을 잘 아셨는지 팀원을 힘들게 구해주셔서 결국 나는 여름방학에 이현세 글짓기 연구회에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논술 학원가는 첫날이 되고, 내 마음은 마치 시험 보는 날처럼 두근두근 떨렸다. 친구들은 모두 배울 초등학교인데 나 혼자만 용산초등학교여서 조금 걱정되기도 했고, 선생님은 어떤 분 이실까 궁굼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학원은 어떨까? 처음에는 무엇을 배울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서 학원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아이들은 없고 어머니들만 계셨다. 어머니께서는 어서 들어가라고 하셨지만 막상 문 앞에 서니 무섭고 두려웠다. 너무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어서 들어갔는데 내가 생각했던 곳과는 정말 너무나도 달라서 조금은 실망했다. 학원에는 탁자 두 개와 책상과 수많은 책들 그리고 그 책들을 담고 있던 책장과 에어컨, 어항, 화이트 보드 등이 있었고, 넓이는 우리 거실만 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조금 냉정해 보이기도 온화해보이기도 하는 스승님께서 앉아계셨다. 아이들은 모두 앉아있었기에 나도 서둘러 남은 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곧 수업이 시작했는데 스승님께서는 스승님을 스승님이라고 부르라고 하셨다. 지금은 정말 자연스럽지만 그때는 정말 어색했다. 그리고 스승님께서는 종이를 나누어 주셨는데 그 곳에는 책 이름이 가득 쓰여 있었다. 스승님께서는 그 중 얼마나 읽었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열권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나보다 훨씬 많이 읽었었다. 나 스스로
'이정도면 괜찮겠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열권을 껑충 뛰어 넘는 아이들을 보니 기가 죽었다. 그렇게 수업이 시작되고, 스승님께서는 육 개월 간 수업 을 하면서 지킬 약속들을 이야기 해주셨다. 아이들을 보니 모두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스승님과 육 개월 동안 공부하면서 지킬 약속을 되새기는데 어머니까지 지켜보시고 계셔서 얼마나 떨렸는줄 모른다. 그리고 스승님께서 성공한 제자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때
'스승님에게는 이렇게 훌륭한 제자들이 많구나! 더욱 노력해서 나도 스승님의 성공한 제자 중의 한사람이 되어야지. 내가 커서 스승님의 훌륭한 제자가 되면 지금의 나처럼 후배들이 내 이야기를 듣게 되겠지? 꼭 스승님의 자랑스러운 제자가 될테야.!
하고 다짐했다.
스승님께서는 드디어 공부할 글을 꺼내오셨다. 모두 어떤 글일지 긴장하고 있는데 갑자기 스승님께서 '사과' 라는 고작 네 줄 밖에 안 되는 그런 매우 짧은 글을 하나 보여주시고는 이것을 공부할 것이라고 하니 정말 맥이 풀렸다. 맨 처음 글을 보는 순간 나는 피식하고 웃음을 지었다. 정말 그 글은 다시 생각해 보아도 정말 짧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누가 못하겠어?'
하고 교만한 마음을 가지고 그 글을 무시했다. 그리고 글을 읽었는데 글을 다 읽으니 스승님께서 글을 가리시고 그 글을 다시 안 보고 발표하라고 하셨다. 모두 눈치를 보며 힐끗힐끗 눈치를 보는 데 스승님께서
"틀리더라도 도전하는 사람이 도전하지 않고 그냥 포기해 버리는 사람보다 나은 거란다."
하고 말씀하셔서 용기를 얻은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사과는 모양이 둥글고 크기는.... 그보다 조금 크다. 색깔은 빨간 것, 노란 것, 파란 것 .. 아 아니지.." 읽으니 두세 부분을 틀렸는데 괜히 나섰다가 많이 틀린 것 같아서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그런데 스승님께서 잘했다고 칭찬 해주시니 창피하고 부끄러웠던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스승님은 글의 요점과 중심 낱말을 알려주시고는 다시 한 번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다시 한 번 읽으니 틀린 부분없이 쉽게 외울 수 있었다. 조금 전에 두세 부분 틀려서 속상해 했는데 그 사과를 다시 완벽하게 외우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모두 일어날 준비를 하는데 반장이 있다고 스승님께서 말씀하셔서 모두 흠칫하며 다시 앉았다. 그리고 스승님께서 반장을 말씀해 주셨다.
" 한 참빛!"
그리하여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하는데 스승님께서
“참빛이는 정말 반장 같이 인사도 잘하는 구나."
하고 칭찬하셨는데 정말 자랑스러웠다. 이렇게 논술을 처음으로 하니 앞으로도 열심히 논술을 하고 스승님의 자랑스러운 제자가 될 것이라는 나의 목표가 더욱 확고해졌다.
스승님과 육 개월 동안 공부하면서 유익했던 내용은 무척 많지 만 그중 제일은 큰 섬과 큰 강 이름을 쉽게 외울 수 있는‘저거지가나안와울'과 ‘아나두한대그임' 이 있다. 이것은 스승님께서 창안해 내신 큰 섬과 큰 강 외우는 비법인데 특이하고 외우기도 쉬워서 금세 내 머리에 쏙쏙 들어왔고 사회 지리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스뽀르첼리 부부 이야기도 나에게 유익했는데 지금도 스뽀르첼리 부부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바지를 벗고 뛰어가 새고기 잡탕이 될 뻔한 것을 면한 이야기를 하면 깔깔 웃음이 나온다. 또 한 부자의 눈과 99억' 이야기도 나에게 유익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스승님께서 나라면 눈을 택할것인지 돈을 택할 것인지 물어보셨을 때 나는 당연히 눈이라고 생각 하고 눈을 택할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왜냐하면 돈은 벌면 되지만 눈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영원히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데 요즈음은 돈과 눈 사이에서 고민한 부자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이렇게 육 개월이란 짧은 시간에 우리에게 이렇게 유익한 글을 가르쳐 주신 스승님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다.
이렇게 글짓기를 하고 나서 달라진 점은 참 많다. 첫 번째로는 일기가 있는데 이 이현세 논술을 배우기 전에는 짧게 일주일에 몇 번 썼는데 요즈음은 일기 쓰는데 신바람이 나서 글을 쓰는데 쓰다 보면 늘어나고 늘어나다가 결국에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나 있는 내 글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자세가 교정되었다. 나는 늘 허리를 숙이고 구부정하게 다녔다. 그래서 물리치료도 받았는데 나아지지 않는 허리였는데 이 이현세 논술을 다니면서 구부정했던 허리가 쫙 펴졌다. 처음에는 허리를 곧게 펴라는 스승님의 말씀에 힘들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니 그 자세가 적응이 되었고 이제는 허리를 곧게 펴는 것이 생활화 되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책 읽는 횟수가 다니기 전에 비해 아홉 배나 더 읽은 적도 있다. 이렇게 옛날엔 나도 일주일에 많이 읽어봤자 다섯 권이었는데 요즈음은 일곱 배 정도 더 읽고 어떤 때는 일주일에 마흔다섯 권을 읽은 적도 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현세 논술을 다니고 나서부터 글짓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일기를 세 쪽 넘게 쓰라는 스승님의 말씀에 놀랐던 나... 이제는 그런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이제는 세 쪽 아니 세 장도 쓸 수 있다. 이렇게 내게 많은 것을 바꾸어 주신 스승님. 오히려 이젠 그 전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면 오히려 어색 할 것 같다. 이렇게 나에게 큰 변화를 주신 스승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독서 논술은 꿈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이고 절차인 것 같다. 꿈이 허무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공부를 하기 전에 독서 논술을 하고 책을 열심히 읽는다면 책에서 하던 대로 지문파악이나 핵심 정리를 잘 할 수 있게 되어 글을 잘 읽을 수 있게 되고 공부도 더욱 더 잘할 수 있다. 이것은 그냥 나의 의견이 아니라 주위에 여러 박사들이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면 임산부는 태아에게 책을 읽어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 책을 읽도록 하는 엄마들도 수 없이 많다. 이렇게 독서논술은 어릴 때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미래의 어른이 되었을 나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독서 논술을 수많은 학원 종목 중의 하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현세 논술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요즘 눈에 띄게 달라진 나를 보고 주위 분들께 서는
"참빛아! 논술이 어떻니? 그렇게 재밌어?"
하고 여쭈어 보신다. 그러면 나는
"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다니다 보니 글 솜씨도 좋아지고 글쓰기가 수월해졌어요."
하고 대답한다. 정말 나는 이 학원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렇게 독서는 사람의 마음에도 평화와 안정, 지식, 교양을 준다.
이 한국 독서 글짓기 연구회에서 육개월동안 공부하고 이제 졸업을 앞둔 현재로선 논술을 배우기 전의 나를 돌아보면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는 너무 많이 달라져서 내가 이렇게 많이 발전 했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졸업하는 날까지 겨우 두 번 남았다. 처음 이 논술을 다닐 때에는
‘시간아 제발 좀 빨리 가라!'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반대로
'시간아 제발 멈춰 줘.’
할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간다.
생각해보니 육 개월 동안이었지만 친구들, 교실, 학원에 정이 든 것 같다. 그렇게 정 들었던 건물인데 이젠 다시 못 볼 생각을 하니 조금 섭섭하다. 그동안 철부지였던 나의 발전 기록문(?)이라고 할 수 있는 노트 세 권은 스승님과 함께 공부한 시, 일기 등이 가득 담겨져 있어서 더욱 소중하다. 이 노트들 그리고 일기장도 잘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 자식들도 보여주어야겠다. 그리고 스승님께 배운 일기 쓰는 법 같은 것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가슴에 새기고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서 약사인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존경하는 스승님, 내가 상 받았을 때에는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시고, 글을 잘 못 외워서 창피해 할 때엔 격려해 주시던 스승님. 철부지 같이 항상 짜증만 내던 그런 나를 이끌어주셔서 지금의 멋진 나 를 만들어 내신 스승님...
"어떻게 저렇게 가르쳐 주실 수 있지?'
하고 신비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동안 나를 이끌어 주신 스승님께 감사하다. 정말로 나를 이리 훌륭하게 이끌어 주신 이현세 스승님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지금은 서울대 의대 본과 4학년이거나 졸업한 여학생이 쓴 글입니다. 지금도 그때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