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77) 근화사(槿花詞) 삼첩(三疊) - 정인보
근화사(槿花詞) 삼첩(三疊)
정인보
1
신시(神市)로 내린 우로(雨露) 꽃 점진들 없을쏘냐
왕검성(王儉城) 첫봄 빛에 피라시니 무궁화(無窮花)를
지금도 너 곧 대(對)하면 그제런듯 하여라
2
저 메는 높고 높고 저 가람은 예고 예고
피고 또 피오시니 번으로써 세오리까
천만년(千萬年) 무궁(無窮)한 빛을 길이 뵐까 하노라
3
담수욱 유한(幽閑)ㅎ고나, 모여 핀 양 의초롭다
태평연월(太平烟月)이 둥두렷이 돋아올 제
옛 향기(香氣) 일시(一時)에 도니 강산 화려(江山華麗)하여라.
위당(爲堂) 정인보 선생의 「근화사(槿花詞) 삼첩(三疊)」은 나라꽃 무궁화를 예찬하는 동시에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송축(頌祝)하고 있습니다. 무궁화가 나라의 꽃으로 오랫동안 민족과 더불어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을 생각하며, 민족의 상징으로서의 이 꽃을 향한 깊은 애정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시인의 예언대로 한겨레와 그 생존을 같이해 온 무궁화는 오랜 세월 금수강산에 피었고, 앞으로도 무궁하게 피어갈 것이 분명합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