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2022년 7· 8월 새로 나온 책 소개

[김채희]

어린이도서연구회는 달마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합니다.
평가는 목록위원회가 갈래별로 나누어 맡아서 합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만한 작품을 찾으려고 애씁니다.
소개하는 책은 크게 문학과 지식책으로 나눕니다. 문학은 그림책, 시·글모음, 옛날이야기, 동화, 청소년문학, 만화로, 지식책은 사회문화, 과학, 예술, 역사, 교사·학부모로 구분하였습니다. 동화는 우리나라 창작 동화의 발전을 중요하게 여겨 ‘우리동화’와 ‘외국동화’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독자는 크게 유아(1~3세/4~5세/6~7세), 초등(8~9세/10~11세/12~13세), 청소년(13세/16세), 교사·학부모로 나누었습니다. 달 수에 따라 발달에 차이가 큰 유아는 나이를 적었고, 청소년은 발달상에서 보이는 연속성과 변화를 고려하여 초등 6학년부터 중등 2학년까지와 그 이후로 나누어 13세와 16세로 적었습니다. 이 나이는 모두 ‘시작 나이’를 뜻합니다.
소개할 책은 목록위원회 갈래별 목록팀에서 토론하고 합의해서 정합니다. 소개할 때는 서지 정보와 함께 소개글을 붙이는데, 소개글은 책의 정보와 함께 글쓴이의 생각이 주로 담김으로 글쓴이의 이름을 밝힙니다.
여기에 소개한 책은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어린이·청소년 책》과 ‘도서관용 목록’으로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이달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하는 책은 그림책 5종, 동화 1종, 청소년문학 1종, 사회 3종 모두 10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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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쾅쾅 폭풍우 치는 밤에는

막달레나 기라오 쥘리앙 글｜크리스틴 다브니에 그림｜라미파 옮김
한울림어린이｜2022.5.12.｜32쪽｜14,000원｜그림책｜4~5세
주제어 : 비, 이웃, 친구, 동물, 숲, 두려움, 소리

깜깜한 밤, 숲속에 비가 쏟아진다. 혼자 있던 족제비는 무서워 등불을 들고 이웃인 두더지네 집으로 달려간다. 둘은 잠시 마음을 놓지만 ‘토도독’ 내리던 비가 ‘후드득 후드득’ 하며 빗줄기는 더 굵어진다. 무서워진 두더지와 족제비는 둘보다는 셋이 덜 무섭다며 다람쥐가 사는 집으로 달려간다.
날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바람까지 세차게 분다. 숲속 동물 셋은 또 오소리, 토끼, 여우 집으로 달려가고, 상황은 반복된다. 아홉 마리의 동물이 여우네 모였다. 하지만 비바람이 너무 거세서 창문이 흔들리고 지붕이 날아간다. 남은 곳은 곰의 튼튼한 동굴뿐이다. 동물들은 곰이 덩치 크고 사납다며 겁을 낸다. 여우가 꿀 과자 상자를 들고 앞장섰다. 다른 동물들은 오들오들 떨며 뒤따른다. 긴장된 마음으로 동굴 문을 두드린다. 곰과 숲속 이웃들은 폭풍우 치는 무서운 밤을 어떻게 보냈을까?
다양한 의성어로 비 오는 날의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전한다. 불빛을 표현한 노란색과 검푸른 색만으로 숲속 밤을 표현했다.(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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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그믐날 밤

방정환 글｜허구 그림｜장정희 해설
길벗어린이｜2022.5.5.｜56쪽｜18,000원｜그림책｜8~9세
주제어 : 어린이날, 방정환, 꽃, 잔치, 봄, 동화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아이는 혼자 마당에 나와 반짝이는 별을 본다. 담 밑 풀밭에서 속살속살 작은 소리가 들린다. 들여다보니 보라색 진달래꽃, 노란 젓나무꽃, 분홍치마 복사꽃과 같은 꽃들이 내일 잔치 준비로 바쁘게 움직인다. 꿀떡을 만들고, 이슬로 술을 담그고, 무도회장도 화려하게 꾸민다. 참새는 노래를 맡은 꾀꼬리가 병이 났다는 소식을 전해 주러 왔다가 꿀을 얻어 간다. 제비는 내일이면 새 세상이 열린다고 자전거로 동네방네 다니면서 잠자고 있던 이웃을 깨운다. 나비들은 일찌감치 무도회복으로 갈아입고 날이 밝기만을 기다린다.
드디어 5월 초하루! 밝은 아침 햇살을 맞으며 꾀꼬리와 온갖 새들이 노래하고, 나비와 초록 풀들도 덩실덩실 춤을 춘다. 화면 가득 흐드러지게 핀 꽃과 팔랑이는 나비들은 분주하고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한껏 더 느끼게 한다.
방정환 동화를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글에서 보여주는 각각의 자연의 색과 모습을 수채화나 콜라주 등 다양한 기법으로 화려하게 그려냈다.(황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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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나를 위한 집

마리 앤 호버맨 글｜베티 프레이저 그림｜엄혜숙 옮김
우리학교｜2022.3.21.｜56쪽｜14,500원｜그림책｜10~11세
주제어 : 동물, 사물, 보금자리, 연상, 생각, 상상, 확장

책장을 펼치면 왼쪽 면에 커다란 흙더미가 있다. 그 위에 개미들이 모여 있고 꽃과 벌이 있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작은 구멍과 두더지가 보인다. 흙더미는 개미의 집이다. 벌통은 벌의 집, 구멍은 두더지의 집이다. 다음 장을 넘기면 커다란 나무에 작은 나무집이 나온다. 그 안에 책을 읽고 있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나무집에 있기도 하지만 커다란 종이 상자, 우산 밑에도 있다. 모두 아이를 위한 집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더 많은 물건이 집이 된다. 장갑은 손의 집, 긴 양말은 무릎의 집이다. 찻주전자는 차의 집이지만 차를 마시는 동안은 아이가 차의 집이 된다.
작가는 주변 모든 것에 동화되어 다양한 비유로 집을 이야기한다. 집은 둥지도 되고 쉼터와 보금자리도 된다. 울타리가 있든 없든 크기가 작든 크든 상관없다. 다양한 동물과 사물의 집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이 확장된다.(이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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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그랬어

야엘 프랑켈 글, 그림｜문주선 옮김
모래알｜2022.5.8.｜40쪽｜15,000원｜그림책｜10~11세
주제어 : 캠프, 준비물, 입장차이, 독립심, 자아

아이는 캠프를 간다. 엄마는 캠프 가는 아이에게 햇빛 가릴 모자부터 챙기라고 알려준다. 아이는 “네, 엄마.”라고 대답한다. 정작 캠프를 가서 아이는 햇빛을 가리기보다 모자로 아기 새 두 마리를 보호한다. 길을 잃지 않도록 지도도 빠트리지 말라고 한다. 알았다고 하면서 아이는 지도를 뜯어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며 자유롭게 논다. 밤하늘의 별과 별자리도 그려 볼 수 있게 연필을 챙기라고 한다. 아이는 얼룩말을 보며 연필로 자신의 몸에 줄무늬를 그리며 논다. 나비를 잡을 수 있게 곤충망 챙기는 건 어떠냐는 말에 아이는 “오케이, 엄마.”라고 흔쾌히 대답한다. 챙겨 온 곤충망으로 아이는 기린 꼬리를 잡으러 신나게 뛰어다닌다.
캠프를 가는 건 아이지만 뭘 가져갈지 제안하는 건 엄마다. 아이는 준비물을 엄마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활용하며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엄마와 아이의 입장 차이를 짧은 문답과 간결한 선으로 명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 있다.(정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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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의 공원

사라 스테파니니 글, 그림｜정혜경 옮김
사계절｜2022.4.20.｜32쪽｜13,000원｜그림책｜10~11세
주제어 : 엄마, 사랑, 딸, 관계, 닮음

마르그리트는 혼자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와 공원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모두 다 이야기한다. 엄마가 공원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공원의 나무와 나뭇잎을 그리워하고 바람의 감촉을 그리워하고 자기 개를 꼭 닮은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워했다. 어느 날 마르그리트는 공원 흙을 양동이에 가득 채워 집으로 돌아왔다. 다락방에 올라가 양동이의 흙을 부었다. 다음 날도 똑같이 했다. 또 다음 날에도 흙을 채워 와 다락방에 양동이를 비웠다. 그리고 흙 속에 씨를 심었다. 씨앗은 나무가 되고 나무들은 마르그리트 방으로, 엄마의 방으로, 복도로 번져갔다. 나뭇잎이 여러 색깔로 물들고 보드라운 바람이 불자 집 안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그들의 개들도 함께 왔다. 찾아오는 사람들 덕분에 마르그리트와 엄마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원을 엄마와 함께 느끼고 싶은 아이의 감정이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됐다.(강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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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와 고아들

켈리 반힐 지음｜이민희 옮김
양철북｜2022.4.20.｜432쪽｜16,500원｜외국동화｜12~13세
주제어 : 도서관, 용, 마법, 이웃, 진실, 이야기

‘협곡의 바위’ 마을에는 유서 깊은 도서관이 있었다. 어느 날, 도서관에 불이 나고 마을은 변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대문과 덧문까지 닫아걸고 이웃을 생각하는 일도, 도와주는 일도 그만둔다. 도서관 화재 원인을 용의 소행으로 보는 사람들은, 훤칠한 몸매에 화사한 미소를 지닌 용 사냥꾼을 시장으로 추대한다. 시장은 마을을 고치겠다고 말하지만 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시장은 사람들을 부추겨 마을이 변한 까닭을 오거 탓으로 몰아간다. 사람들은 오거의 집을 부수고 마을을 떠나라고 한다. 오거는 잡초 같은 머리에 화강암처럼 단단한 살갗을 가졌고 거인처럼 컸다. 오거는 언제나 신중하고 자신보다 더 남들을 사랑했다. 사람들을 위해 빵을 굽고 밤마다 나누어 주었다. 고아원에 사는 앤시아와 바틀비, 캐스는 오거가 자신들과 사람들에게 베푼 선행을 알고 있다. 아이들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
마법 같은 상상력으로 만든 이야기지만 현실에 대한 통찰이 매우 깊어 감탄이 절로 나온다.(김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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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높여 챌린지

케이트 메스너 글｜강나은 옮김
창비｜2022.3.25.｜296쪽｜13,000원｜청소년문학-소설｜13세부터
주제어 : 성추행_체육계, 성차별, 식용곤충, 체조, 캠프, 용기

체조 선수였던 미아는 연습 중 일어난 사고로 운동을 그만뒀다. 할머니 곁으로 이사 온 미아는 엄마의 권유로 창업 캠프와 전사 캠프를 다니게 된다. 미아는 창업 캠프에서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용 귀뚜라미 농장과 연계된 사업 계획서를 쓰면서 할머니 사업을 도울 방법을 고민한다. 미아는 친구들과 유소년 창업 대회를 준비하고 식용 귀뚜라미를 먹는 사진을 SNS에 올리는 챌린지를 열기도 한다. 또 할머니 농장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수상한 사건을 조사한다. 전사 캠프에서 미아는 철봉에 매달리기부터 시작해 매일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과거의 상처를 극복할 용기를 얻는다. 미아는 사촌 동생에게 줄 체조복을 찾다가 메달을 발견하고 불쾌한 기억을 떠올린다. 사촌 동생이 예전의 자신처럼 필 코치의 지도를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미아는 체조 교실을 다닐 때 필 코치가 자기에게 어떻게 했는지 어른들에게 이야기한다.
귀뚜라미 농장과 캠프를 배경으로 한 미아의 생활은 활기차다. 체육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하던 미아가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이 잘 담겨 있다.(정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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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서 어떤 일을 할까?

미케 샤이어 글, 그림｜김영진 옮김
주니어RHK｜2022.3.30.｜40쪽｜13,500원｜사회｜10~11세
주제어 : 일, 직업, 직업 그림책, 직장

일과 직업에 대해 궁금해하는 어린이들에게 15가지 주제로 설명한다. ‘아침에는 왜 이렇게 바쁠까요?’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집 안과 거리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모습을 보여준다. 책을 쓰고, 백신을 연구하고, 페인트칠을 하는 등 다양한 종류의 일도 보여준다. 하는 일에 따라 직장의 모습이 다르며, 사람들은 언제부터 일하게 되었고 왜 일을 하는지, 돈을 버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준다. ‘일을 하면 돈을 아주 많이 벌까요?’ ‘일을 하면 즐거울까요?’라는 질문으로 어떤 일이든 저마다 가치가 있음을 알게 한다. ‘어른들만 일을 하나요?’ ‘일이 없어질 수도 있을까요?’ ‘누구나 일을 할까요?’라는 질문으로 아동노동, 실업 문제도 다룬다.
집 안에서 아이를 챙기는 아빠, 여자 소방관 모습을 그림에 담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이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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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

신주영 지음
다락원｜2022.4.20.｜160쪽｜13,000원｜사회｜12~13세
주제어 : 법, 법 지식, 위법 사례, 사회규범, 법 적용

법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는 뿌리며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고, 동시에 우리를 보호해 준다. 이 책은 사회규범으로서의 법, 법치주의, 삼권분립 원칙과 같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기본지식 열 가지와 실생활에서 어린이들이 접하는 위법적인 상황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준다.
현직 변호사인 저자는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사례를 들며 어린이들이 무심코 하는 행동으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법 조항뿐 아니라 실제 위법 사례에서 어떤 법이 적용되고, 어떻게 처벌받는지 알려주며 실감 나게 전한다. 예를 들어 물건을 주웠다면 분실물 센터나 경찰서에 가져다주어야 하는데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가지고 있으면 점유이탈물횡령죄에 해당함을 알려준다. 주운 물건을 주인을 찾아 돌려주고 보상금을 받은 실제 사례도 말해 준다. 초등학생이 모바일 방송에 보낸 하트 풍선으로 금전적인 문제가 발생한 사례와 해결 과정의 어려움을 보여주며 어린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황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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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청소년-시민입니다

박지연, 배경내, 이묘랑, 이은선, 최유경 지음
곰곰(휴머니스트)｜2022.2.28.｜244쪽｜14,000원｜사회｜16세부터
주제어 : 청소년 시민, 학생 인권조례, 청소년 권리, 청소년 삶

인권운동가 다섯 명이 청소년은 어떻게 시민이 되는지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 나선다. 이 책에서는 ‘몫과 권리’를 지닌 사람이라는 의미로 ‘시민’이란 말을 사용한다. 2019년 말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졌다. 법이 인정하는 청소년 시민이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셈이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청소년을 ‘몫과 권리’를 지닌 시민으로 대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부당한 순간에 목소리를 내고 실질적 변화를 일으킬 활동을 제안한다.
공장식 축산을 반대해 고기를 먹지 않고 성차별, 폭력이 난무하는 교실에 의문을 품고 문제 제기하는 실천적 활동들이 모두 정치며, 정치가 청소년의 삶을 대변한다고 말한다. 탄핵 촛불 집회 참석, ‘스쿨 미투’ 고발,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에서 자기 목소리를 낸 사례도 들고 있다. 청소년을 존중할 수 있는 법과 제도도 만들어져야 하지만, 스스로 자신이 시민임을 자각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제도권 교육에 있는 청소년만이 아닌 모든 청소년의 권리를 아우르고 있는 점이 신선하다.(최정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