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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오늘 공부 어디서 해?"
"글쎄... 도서관이나 갈까? 아 근데 도서관은 너무 답답한데…"
▲ 오늘은 어디서 공부하지?
곧 다가오는 공포의 시험기간! ‘이번 학기는 놓칠 수 없어!’ 비장한 각오로 공부 의지를 다지는 대학생들. 공부할 때 ‘어디서’ 하느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전엔 집과 도서관, 독서실 등으로 공부 장소가 한정되어 있었다면, 최근 들어 카페가 각광받고 있다. 카페를 단순히 음료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만 생각했다면 오산. 집과 학교에 질린 당신에게, 효율을 업업 시켜주는 새로운 공부 장소를 찾는 당신에게 카페 공부에 대해 소개한다!
1. 집과 학교의 쳇바퀴, 지겹지 않니?
이전까지는 집과 도서관이 공부장소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두 곳 모두 금전적 부담이 없고, 접근성이 좋아 이동시간을 최대한 절약할 수 있다. 도서관의 경우, 주위에 열공하는 사람들이 많아 동기부여가 잘 된다는 것이 최대 장점! 벽을 쳐다보며 멍 때리는 것도 재미있는 시험기간에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면 저절로 공부의욕이 충전된다. 하지만 시험기간이 가까워올수록 자리 쟁탈전이 극심하고, 좁은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환기가 잘 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느끼기 쉽다.
▲ 집 공부의 폐해
집은 가장 편한 장소 이닌 만큼, 누구의 눈치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 공부하다가 피곤하면 바로 씻고 잘 수 있어 시간 절약도 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바로 눈 앞에 놓여 있는 침대의 치명적인 유혹을 떨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조은서(22·서울대 언론정보학부) 씨는 “집에 있으면 냉장고를 이리저리 뒤지게 된다”며 “자제력도 떨어지고, 시험기간에 살까지 찌는 위험이 있다”고 집에서 공부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집과 도서관, 모두 대학생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공부 장소이지만, 2% 부족하게 느껴진다. 딱딱한 전공 책 마저 재미없어 죽겠는데, 공부 장소라도 새로워야 하지 않겠는가? 기분전환도 되고, 집중도 잘되는 곳 어디 없을까?
2. ‘카페’가 공부하는 장소라고?
▲ 카페에서 공부에 열중하는 대학생들
‘카페’는 이전까지는 만남의 장소, 약속 장소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 카페는 공간의 성격이 확 달라졌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보다, 혼자 앉아 책을 펼쳐놓고 공부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관찰할 수 있다. 대학가를 주변으로 24시간 카페가 확산되고, 스터디 카페 등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카페들이 생겨나며 새로운 공부 장소를 물색하던 대학생들이 카페로 몰리고 있다. 특히, 맛있는 디저트와 카페의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열광하는 여대생들이 카페로 몰려들며 소위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을 형성했다. 한보선(23·이화여대 사회교육과) 씨는 “조용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달달한 것을 먹으면 기분전환도 되고 공부도 더 잘되는 것 같다”며 “축 처지는 시험기간에 카페를 자주 애용한다”고 말했다.
▲ 콘센트 등 공부하기 편하게 시설을 갖춰놓은 카페
카페 측에서는 노트북 공부족들을 위해 콘센트를 빵빵하게 제공하기도 한다. 필기도 노트북으로 하고, 레포트와 팀플도 노트북으로 하는 학생들에게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은 필수다. 학교 등 공공 공간에서는 키스킨을 깔지 않고 타자를 치면 눈치가 보이는데 반해, 카페는 적당한 소음이 깔려 있어 마음 편히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김지혜(22·충북대학교 전자공학과) 씨는 “문서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카페를 찾는 편” 이라며 “타자 소리에 구애 받지 않고 편히 이용할 수 있어 시험 기간에 자주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로, 또 같이 공부하는 시험기간. 시험 과목이 겹치는 친구들과 서로 의문점을 묻고 답하기 위해 같이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카페 공부는 최고의 선택! 도서관에서 조금만 크게 말소리를 내면 찌릿한 시선을 받기 십상이지만 카페에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정서희(22·경희대 디스플레이학과) 씨는 “친구들과 같이 공부할 때 카페를 찾는다” 며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점이 좋다”고 말했다. 시험뿐만 아니라 발표, 팀플 등으로 다양하게 괴로워하는 대학생들, 장소를 옮겨 다닐 필요가 없다. 모든 형태의 공부가 카페에서 가능하니까!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다. 애초에 카페의 목적은 쉬는 공간 아니냐고, 옆 테이블의 이야기 소리에 집중력이 하락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오히려 카페의 소음은 백색 소음과 비슷해 오히려 공부에 도움이 된다. 지난 2012년 미국 시카고 대 소비자연구저널은 50~70데시벨의 소음은 완벽하게 조용한 상태보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웰스터디 공부환경조성전문가 임한규 씨는 “카페의 다양한 소음이 소음중화를 마들어 오히려 주변의 소리를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면서 “이로 인해 카페에서 공부하게 되면 주변에 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집중력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고 말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카페 소음을 녹음해 들려주기도 한다. 적당한 소음은 오히려 산만한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공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3. 입맛대로 골라봐, 종류별 카페들
카페가 공부하기에 괜찮은 장소라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많고 많은 곳 중 어느 카페를 가야 할지 막막하다. 일단 걱정은 치워 두자!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빡공’해야 할 때부터, 부랴부랴 팀플 준비를 해야 할 때까지. 시기 마다 맞는 다양한 카페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스터디 카페부터 북카페, 그리고 무인 카페까지. 당신에게 맞는 카페는 어딜까? 영삼성에서 대신 들어가봤다!
#개인 공부도 하고 싶고, 그룹 스터디도 하고 싶어! → 스터디 카페
▲ 스터디 카페의 모습
늘어나는 ‘카공족’들을 위해 대학가와 번화가를 중심으로 '스터디 카페'가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와 가장 큰 차이점은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다는 것'. 유행 음악을 틀어놓는 일반 카페와 다르게, 스터디 카페는 음악을 아예 틀어놓지 않거나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깔아놓는다. 학습 분위기 조성뿐만 아니라, 편의 시설도 갖췄다. 언제나 노트북과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콘센트를 사방에 배치해 놓았고, 집에 프린터기가 없는 자취생들과 기숙사생들을 위해 인쇄 시설도 갖췄다.
▲ 그룹 스터디를 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
서울대 입구에 위치한 스터디 카페 AZstory를 찾아가 보니,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홀과 그룹 스터디 하는 학생들을 위한 랩실이 구분되어 있었다. 카페 운영자 서성원 대표는 “요즘 대학생들 공부는 책상에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개인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홀도 있지만, 대화와 토론을 통한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랩실에서 그룹 스터디를 진행 중이라는 김도연(22) 씨는 “각각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과 그룹 스터디를 하기엔 스터디 카페가 가장 좋은 것 같다” 며 “조용한 공간에서 커피도 마시며 팀원들과 공부하기에 좋다”고 장점을 전했다.
#편한 분위기 속에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싶어! → 북카페
▲ 친구들과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북카페
‘북카페’ 이름을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책 읽는 곳인지, 공부하는 곳인지. 그러면 가서 책만 읽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실제로 대다수의 북 카페는 이름답게 서가를 갖춰놓은 곳들이 많다. 가서 여유롭게 음료를 즐기며 책을 읽어도 되지만, 공부를 해도 무방하다. 스터디 카페 같이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다. 스터디 카페의 홀이 절대 엄숙을 지켜야 하는 곳이라면, 북 카페는 이보다는 이완된 분위기다. 친구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하기에는 더 적합하다. 김성인(22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씨는 “도서관은 너무 엄숙해서 부담스럽고, 일반 카페는 시끄러운데 반해 이 곳은 오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느낌이다”라며 북카페를 자주 찾는 이유를 말했다. 박수지(22·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씨는 “집에서 집중을 잘 할 수 없어서 왔다”며 “적당히 무겁지 않은 분위기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고 답했다.
#돈도 많이 없고, 시험 날짜 얼마 남지 않았어! 빡공이 필요해! → 무인 카페
▲ 자판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무인 카페
시험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은 급한데 도서관은 사람으로 가득 찼고, 집에서 하자니 침대가 무섭다. 일반 카페가 시끄러운 당신, '무인카페'로 가보자. 무인카페는 말 그대로 종업원이 없는 카페다. 자판기에 시간당 일정한 돈을 넣고, 음료수와 간단한 먹을 거리를 뽑아 이용할 수 있다. 스터디 카페처럼 편의 시설과, 북 카페처럼 편안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마치 도서관처럼 정숙한 분위기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오랫동안 한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카페처럼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무인카페를 매일 방문한다는 신수연(21·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씨는 “다른 카페와 달리 배경음악이 없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집중할 수 있다” 며 “시간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점도 비용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공부환경조성전문가 임한규 씨는 "공부장소는 일정한 시간 패턴을 두고 옮겨 다니는 것이 효율적" 이라며 "다양한 장소에서 공부해보고, 일어나거나 서서 하는 등 자세도 바꿔보라"고 대학생들을 향해 조언한다. 이제까지 한 곳에서만 공부해왔다면, 이번 시험 기간에는 장소를 한 번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모른다. 신의 한수가 될 지!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 이번 중간고사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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