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백의민족(白衣民族)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흰색을 숭상하고 흰옷을 즐겨 입는 백의호상(白衣好尙)의 전통을 이어 왔기에 백의민족이라 하였다. 흰 옷을 입는 풍습은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며, 빛을 숭상하고 태양을 숭배하는 제천(祭天) 사상과 여러 종교의 영향이 크다. 그리하여 우리는 장례 풍습으로 수천 년 동안 하얀색 상복을 입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장래 문화는 유감스럽게도 일제 시대의 영향으로 왜색 문화 일색이다. 밝고 청정해야할 장례식장이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장례는 고인의 마지막 여정으로 밝고 환한 빛을 비추는 식장이다. 장례식 때 상주가 검은색 상복을 입으면 영가(靈駕: 죽은 사람의 넋)는 상주를 저승사자로 인식하므로 흰색을 입어야 한다.(능행스님: 정토자재요양병원)
원래 상복으로 사용하는 베[布]는 끝단은 거칠고, 가공 않은 황색이다. 가공 하지 않았다는 것은 베틀에서 떼어낸 짠 그대로 전혀 가공을 하지 않고 단을 처리하지 않은 소색(素色, 흰색)의 천을 말한다. 이렇듯이 상중의 복식은 상주는 소색으로 옷을 입어야 하고 문상하는 사람도 소색으로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법이었다. (태경 스님)
돌아가긴 영가의 정신세계는 내가 모셔야 할 어른이고 조상의 음덕이 우리를 늘 비추어주고 있다. 음덕을 이어주도록 만드는 색깔이 바로 삼베 즉 노란 색깔과 흰 색깔입니다. 요즘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는데 검은 상복은 우리 조상들 의식에는 저승사자로 보이니 입지 않았는데 일제 강점기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혜국 스님)
오늘날 장례식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검은색의 상하 양복과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는 풍경은 너무도 익숙하다. 검은색으로 근조·추모·추념 등을 쓰고 꼬리를 달아 왼쪽 가슴에 붙이고, 검은 줄이 있는 완장을 왼쪽 팔에 차고 있다. 이 모두 일제 강점기에 일본을 통해서 전래한 일본식이다. 서양 복식이 일본으로 전해져서 일본 문화에 맞게 변형된 것이 들어온 얼치기 풍습화이다.
평소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삼성가(三星家) 장례식에 하얀 상복을 입은 것은 용기 있는 모범 사례이다. 상주 표시로 흔히 쓰는 완장과 상장을 달지 않은 것도 우리 전통 장례문화를 고취하기 위한 바람직한 예이다.
우리는 조상 대대로 하얀 상복을 입었다. 옛날부터 우리 민족이 백색 옷, 즉 흰옷을 즐겨 입었던 데서 비롯되었으며, 줄여서 백민이라고도 했다. 흰색은 태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태양 숭배사상이 강해 광명을 나타내는 뜻으로 흰색을 신성시하고 백의를 즐겨 입었다. 하얀색 상복은 돌아가신 분이 밝고 하얀 빛이 비추는 길을 따라가게 하는 상징성이다. 검은색 상복은 장례식장을 저승사자가 왔다갔다는 하는 장례식장으로 만드는 일본식 장례식이다.
이제 우리는 검은색 장례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례식 상복은 흰색으로 입고, 문상객도 가능한 흰색 계통 옷을 입고 조문을 해야 한다. 그래야 돌아가신 영가(靈駕)들이 마음 편하게 좋은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나면 흰색 배냇저고리를 입히는 것은 축복을 의미했다. 태어남과 죽음이 축복으로 인식하는 우리 전통문화가 꽃피게 해야 한다. 하루빨리 일본 풍습인 '검은색 상복과 완장'을 과감하게 떨치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