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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일자리 현황과 2024년의 전망
안병순(시화노동정책연구소)
* 표와 그림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 경제 여건과 2022∼23년 일자리 주요 특성
가. 경제 여건
2023년은 코로나19 체제가 종식되고 경제활력이 본격적으로 재가동된 시기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2023년은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 측면에서도 경제활동이 정상화됨에 따라 일자리 부문에서 어떤 흐름이 나타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노동시장에는 ‘구구팔팔(9988)’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의 99% 중소기업이며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번 통계청의 ‘일자리 행정통계 결과’에서도 이러한 구조적인 측면을 엿보여주고 있다. 경제 여건이 코로나19 체제로부터 탈피하기는 하였지만 국내경제의 대내외 환경은 무척 녹록하지 못하다. 특히 고물가·고금리·저성장 등 ‘삼중고’ 속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 등 금융 및 경제환경의 여건은 엄중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손정순 박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는 2024년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은 여전히 1%대 후반~2%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는 세계 경제성장률 평균 2.7%에 못 미치는 성장 전망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고금리가 국내 고금리 지속으로 이어져 가계부채에 영향을 주고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2024년 경제에서 수출 부문, 미국을 위주로 한 해외직접투자, 중국경제의 침체, 미국의 고금리 기조 지속, 11월의 대선 결과 등을 부정적 영향요인으로 꼽고 있다.
그밖에 장단기적으로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 등은 노동시장 지형을 크게 바꾸고 커다란 요인이라 하겠다.
나. 2022∼23년 일자리의 주요 특성
통계청이 2023. 12. 6. 발표한 ‘2022년 일자리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연간 일자리는 총 2,645만 개로 전년보다 87만 개로 3.4% 증가했고, 특성별로 보면 전년 대비 남자 42만개(2.9%), 여자 45만개(4.1%) 증가하고, 전년 대비 60세 이상(44만개), 50대(26만개), 40대(10만개) 순으로 증가하였다. 여자가 남자보다 60세 이상의 고령층이 그 아래보다 일자리가 늘어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자의 일자리는 45만개 증가(4.1%)하여 남자의 일자리 증가 42만개(2.9%)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일자리는 50대보다 1.7배 증가하고, 40대보다 4.4배나 증가한 특기할 만한 일이다.(아래 그림 참조).
계속하여 성별 특징을 보면, 전년대비 여자 임금근로 일자리가 37만개로 가장 많이 증가하였는데, 회사이외 법인, 정부‧비법인단체에서 남자보다 여자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하였다. 회사법인의 일자리에서 40대가 가장 많이 점유한 반면에 회사이외 법인에서는 60대, 정부・비법인단체 및 개인기업체는 50대가 가장 많이 점유한 상태이다.
기업규모별․성별 일자리에서는 영리기업 중 대기업 일자리의 63.8%, 중소기업 일자리의 60.4%를 남자가 점유하고, 비영리기업에서는 여자가 59.9%의 일자리를 점유하였다. 전년대비 대기업은 남자(11만개), 비영리기업은 여자(13만개)가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하였다. 이같이 볼 때, 여자는 비영리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점유하고 있고, 비영리기업 위주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직형태별․성별일자리(아래 오른쪽 그림)에서는 회사법인, 개인기업체는 남자 일자리가 각각 66.4%, 53.2%로 더 많은 데 비해, 회사이외 법인(58.0%), 정부・비법인단체(61.2%)는 여자 일자리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위 그림(왼쪽)에서 보듯, 조직형태별․연령별 일자리에서는 전년 대비 회사법인, 개인기업체는 50대(각각 15만개, 17만개), 60세 이상(각각 7만개, 17만개) 등 전 연령층에서 일자리가 증가하였으나, 회사이외 법인, 정부ㆍ비법인단체는 19세 이하, 20대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기업규모별․연령별 일자리에서는 대기업 일자리는 30대가 28.0%로 가장 많이 점유하고, 중소기업과 비영리기업 일자리는 50대가 각각 24.7%, 24.0%로 가장 많이 점유하고 있는데, 전년 대비 중소기업에서 50대(15만개), 60세 이상(31만개)이 많이 증가했음 볼 수 있다. 아울러 전년 대비 임금근로 일자리는 60세 이상(32만개), 50대(22만개), 40대(8만개), 30대(3만개) 순으로 증가하였고, 비임금근로 일자리는 60세 이상(13만개), 50대(4만개) 순으로 증가하였다. 여기서 보면, 60세 이상은 중소기업 및 임금근로 일자리에서 대폭 증가한 점이 보인다.
위와 같이 여성과 60세 이상이 일자리 대폭 증가한 사유는, 보건․사회복지부문의 일자리 이른바 사회서비스업종에서 일자리 개수가 확충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산업별 일자리 증가분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보건‧사회복지(12만개), 도소매(11만개), 제조업(9만개), 정보통신(9만개) 등에서 증가한 반면에 금융․보험(-1만개)은 감소함에서 알 수 있다. 일단 일자리가 늘어나는 흐름은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자보다 여자가 노동시장으로 흡수될 여력이 더 크고, 청장년층보다 고령층이 더 일자리를 선호하고 있기에 이를 현실에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일자리 형태별로 보면, 대기업은 전체 일자리 440만개 중 지속일자리 365만개로 지속 비중(82.9%)이 가장 높은 반면에 신규 비중(6.0%)이 가장 낮다. 중소기업은 전체 일자리 1,644만개 중 신규일자리 282만개로 신규 비중(17.1%)이 가장 높고, 지속 비중(71.4%)이 가장 낮다고 한다. 이를 보면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중소기업 위주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별 일자리 규모는 제조업이 507만개(19.2%)로 가장 크고, 도소매 328만개(12.4%), 보건‧사회복지 253만개(9.6%), 건설업 217만개(8.2%) 순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일자리 증가는 보건‧사회복지(12만개), 도소매(11만개), 제조업(9만개), 정보통신(9만개) 등에서 나타나고, 금융ㆍ보험(-1만개)은 감소하였다. 한국은행은 2023년 고용지표(‘일자리 정책포럼’ 2023. 12. 18.)를 발표하였다.
위 표를 보면, 2023년 1~10월 기간에 고용률은 60%대 초반에서 유지되나 61.2%에서 63.3%로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실업률은 3%대에서 2%대로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2. 2024년 일자리 전망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은행, 한국노동연구원은 2024년도 고용률은 금년 대비 0.3%p 상승한 62.9%, 취업자 수는 금년 대비 20만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노동 공급 측면에서 올해에 이어 여성·고령층 등의 경제활동참여 확대가 지속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고용은 취업자수가 2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견조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아래 표 참조).
2023. 12. 18. <일자리정책 포럼> 통해서 고용노동부는 “2024년에도 고용호조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사회서비스 분야 등 고용창출 여력이 높은 분야 지원을 강화하여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력을 확대”하는 한편, “청년·여성·고령자 등 대상별 맞춤형 정책을 통한 노동시장 참여 촉진, 디지털·신산업 인력양성 강화,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 활성화,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노동시장 이동 사다리 강화 등이 내년도 핵심 추진과제”라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024년에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나, 고용 여건은 2023년에 비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2024년 중 내수 증가세 둔화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폭은 축소되고 실업률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한국은행은 2024년에는 취업자수가 금년 대비 24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금년에는 글로벌 및 국내 경기 회복 등으로 제조업 고용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서비스업 고용증가는 올해 대비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였고, 금년 중 실업률은 2.9%(전년 대비 +0.2%p), 고용률은 62.9%(전년 대비 +0.3%p)로 예상하였다. 아래 표는 작년 12월에 2025년까지 고용전망을 예측한 자료이다.
위 자료를 보면, 2024년과 2025년의 실업률은 전년 대비 약간 높아지고, 고용률도 미세하고 높아지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KLI)은 2024년 상반기에 취업자 수가 250천명, 하반기 263천명 증가하여 연간 257천명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하였다. 2022년 연간 816천명 증가 이후 취업자 수는 증가추세가 둔화하는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강세 집단(여성 및 고령층)과 약세 집단(20대 및 30∼40 남성) 추세가 크게 변하지 않고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성과 고령층의 경우, 지금보다 유의하게 더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고 일정 구간에서 증가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경기회복 과정에서는 20대와 30∼40대 남성 고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하였다.
그리고 2023년까지 평균 300천 명이 넘는 취업자 수 증가가 가능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경기가 안 좋았던 제조업, 반도체, 수출 등 부문은 경기와 고용 간 상관관계가 약하고 시차가 존재하였던 반면,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았던 민간 소비와 서비스업은 경기와 고용 간 상관관계가 높고 동행하기 때문으로 분석하였다. 다시 말해 수출 중심 회복의 2024년 경기회복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고 시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한국노동연구원은 1980년 대 OECD 국가들 사이에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 간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였는데 2000년대 들어서 양(+)의 관계로 바뀌게 되었다고 알려준다. 이에 대해 가족경제학자들은 공동육아시설 등 양육을 보조하는 정책이 주요한 이유인 것으로 설명한다.
한국금융연구원(KIF)에서는 고용률은 2023년 62.4%에서 2024년 62.7%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으로는 30대를 중심으로 한 여성 고용 확대와 60세 이상 고령층의 활발한 노동시장 참여의 지속으로 상승할 것으로 본다. 이를 구분해서 업종별로 살펴보면, 30대 여성 고용률은 대면서비스업, 보건․사회복지업 등 여성 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의 고용 확대로 2023년 1~9월 중 전년 대비 3.7% 상승이 지속된다는 점이고, 60세 이상 고령층 고용률은 전년 대 1.2% 증가하였으며, 낮은 공적연금 지출비중(GDP 대비 3.6%)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2024년 평균 실업률은 2.7%로 전년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2024 취업자 수 증가폭은 약 19.5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증각 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 일자리의 주요 쟁점
앞선 통계와 여러 국책 연구기관 등의 분석을 볼 때, 고용률 호조는 사실상 60세 이상의 고령층과 여성들이 견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의 통계를 볼 때, 여자는 비영리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점유하고 있는데, 비영리기업 위주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회사이외 법인(58.0%), 정부・비법인단체(61.2%)에 여자 일자리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회사이외 법인, 정부‧비법인단체에서 남자보다 여자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하였다. 회사법인의 일자리에서 40대가 가장 많이 점유한 반면에 회사이외 법인에서는 60대가 많이 점유하고 있는데, 60세 이상은 중소기업 및 임금근로 일자리에서 대폭 증가한 점이 확인된다.
이러한 사실에는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고령자’와 ‘여성’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국책 연구기관들과 고용노동부는 고용의 질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아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단순히 고용률만 놓고 지속적인 증가를 예측하고 있다. 의외로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만이 30대 여성 고용률은 대면서비스업, 보건ㆍ사회복지업 등 여성 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인 질 낮은 사회서비스(돌봄노동) 부문으로 고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60세 이상 고령층 고용률은 낮은 공적연금 지출비중(GDP 대비 3.6%) 등을 감안할 때(노후 빈곤 등으로 인하여)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한 점이 오히려 이채롭다.
이렇듯 고용이 확대된다 해서 노동의 질, 노동자의 밥벌이 사정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란 점은 명백하다. 2023년 60세 이상 노동자 중에서 비정규 노동자는 68.7%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높다. 여성도 취업 노동자의 근 절반이 비정규직으로 조사되었다(아래 표 참조).
윤석열정부는 기획재정부 내에 협동조합을 지원하던 ‘협동조합과’를 폐지하였다.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지역사회의 소규모 영리(협동조합) 및 비영리법인(사회적협동조합) 창업 및 육성을 지원하는 부서를 없애버린 것이다. 기재부는 법정 의무계획인 2023년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책적 퇴보(생태계 구축 사업 등)로 인해 현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러한 점들은 오히려 비영리기업 및 중소기업, 회사이외법인, 비법인단체 등에 여성과 60세 이상 고령자가 많이 취업해 있고,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가벼이 보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의아할 뿐이다.
이 밖에 정부는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16만5천명으로 확대하여 전년에 비해 37.5% 늘렸다. 역대 최대 규모다. 2021년에는 5만2천명 수준이었는데 2022년 6만9천명, 2023년 12만명에서 대폭으로 늘린 것이다. 기업의 요구와 사정에 따라 즉흥적으로 대증요법식으로 과연 늘리는 것만이 능사라는 것에 문제가 있다. 충분한 고용지원금 지원, 국내 기능공 양성방안, 생산(제작)기술 고도화 방안 등 다양한 장단기 기본대책을 실행하면서 보충적으로 시행할 정책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안이하게 곶감 빼먹기 좋은 방식으로만 정책을 펴고 있어 문제가 있어 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