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공포감(恐怖感)
(문) 공포감은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을 다스리는 기둥으로 된다고 생각하고,
또 한편으로는 정신병으로까지 발전시키는 정신작용이라고 생각하는데,
공포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또 공포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신이 지적한대로 공포심은 두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깊이 살펴보면 공포심이 많은 사람이 성실한가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령 무서운 영화를 보고도 조금도 겁내지 않는 사람이라도,
일상생활은 대단히 성실하여,
학교에서는 모범생일 경우가 있는가하면,
이와는 반대로 무서운 영화를 보고나면 밤에 혼자 화장실에도 못가는 데도,
그 이외의 일은 대담하여 양친이 걱정할 정도의 아이도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공포심은 대단히 심리적인 면이 강합니다.
이를테면 암시(暗示)에 걸리기 쉬운 사람이 공포심도 강한 것입니다.
남성과 여성 어느 쪽이 공포심이 더 강한가를 말하면, 이해가 되겠지요.
여성의 심리작용은 남성보다 더 큰 듯하여 이내 암시에 걸리는 것입니다.
가장 마음이 불안정한 시기인 사춘기에는
공포심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자동차에 의한 큰 사고는,
대개 여자 운전기사라고 합니다.
왜 여자 운전사가 큰 사고를 일으키는가 하면,
유사시에 순간적인 기지가 부족하여 공포심에 사로잡혀
몸이 위축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베테랑 기사들은, 여성이 운전하는 자동차 근처에는
절대로 접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 사이에는 ' 1 여(女) 2. 호(虎) 3 덤프'라는 표어가 있어서,
1 여(女)란 여자 운전사가 가장 위험하고, 두번째가 호랑이,
세번째가 덤프트럭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사물에 대한 여성의 피암시성(被暗示性)은 매우 높으며,
따라서 공포심도 심한 것 같습니다.
당신이 지적한 대로 이런 의미에서는 공포심은,
자신의 생활을 지키고, 탈선하지 않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포심의 뿌리에 있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공포감은 인간도 동물도 똑같이 갖고 있습니다.
인간의 독점물이 아닙니다.
공포심의 뿌리에 있는 것은,
생(生)에 대한 집착입니다.
본능적 집착이 공포심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능적 집착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공포심은 늘 따라다니게 마련입니다.
본능적 집착은 생(生)에 대한 집착이며, 살고 싶다는 본능입니다.
우리들이 본능적 집착에 사로잡히는 한,
공포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공포심은 자기보존의 표현이며,
그것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사람들 앞에 나가면 상기된다든지,
자기를 괴롭힌 사람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든지,
학교 가기가 싫어진다든지,
그 형태는 천차만별입니다.
이것은 모두 공포심의 표현이며,
자기보존이라는 이기심의 의식이 그렇게 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질중심의 사고방식과, 혹은 자기 자신을 잘 보이려고 하는 마음의 움직임은,
동물과는 다르지만, 그 뿌리는 본능적 집착이 공포심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본능적인 집착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면,
반성과 실천에 의해서 정법을 체험적으로 깊게하여 가는 이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아무리 정법을 지식으로해서, 머리에 넣어도,
공포심에서는 쉽사리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정법을 체험하여 이해하고, 깊게 하여가면,
공포심을 자연스럽게 뛰어 넘게 되어,
죽음도 두렵지 않게 됩니다.
또 죽음도 두렵지 않게되면,
자기자신을 올바르게 다스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점점 자기를 잘 다스리게 되며,
주어진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됩니다.
마음의 대화 -- 다카하시 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