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응봉 지부장, “오늘 소중한 시간이 나라 사랑 호국정신을 재 다짐 계기가 되길…”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지부장 강응봉)는 22일 ‘나라 사랑 안보 교육 및 회원 만남의 날’ 행사를 마쳤습니다. 상반기(4월 20일)에 이어 하반기로 마무리한 이번 행사는 대정읍에 산재해 있는 ‘6․25길’ 일부 코스를 직접 걸으며 6․25전쟁 당시 전흔을 체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날 행사는 유족회원 150여 명이 참여하여 먼저 대정현 역사 자료전시관(당시 면사무소), 대정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공군사관학교 훈적비(訓蹟碑), 모슬포 천주교회 성당 안에 있는 중공군 포로 ‘통회(痛悔)’의 집, 대정중학교 교정에 있는 소년병 추모 공간 등을 탐방했습니다.
대정현 역사 자료전시관(이사장 김웅철)은 1980년까지 대정읍사무소로 이용되던 건물을 활용해 만든 전시관입니다. 자료에 의하면 1955년 지어져 면사무소로 활용되다 보건지소 등으로 고쳐 이용되었던 역사가 있는 건물로 2005년 등록문화재 제15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현재는 제주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진 등의 자료를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이날 김웅철 이사장은 전시된 사진들과 기록물들을 한 장 한 장 걷으며 대정읍의 근현대사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습니다. 회원들은 흐릿하게 알았던 당시 이 지역의 알지 못했던 역사까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공군사관학교 훈적비가 대정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까닭은 이렇습니다. 6·25 발발 후 국군이 패퇴하여 임시정부가 부산까지 밀려오게 되었을 때 나라를 지킬 병사를 훈련할 훈련소가 급히 만들어져야 했는데 육군 제1훈련소가 대구5훈련소에서 제주도로 옮겨와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이때 해군은 항만부대를 화순 백사장과 산방산 밑에 이르는 지역에 배치하였으며 공군은 공군사관학교를 대정국민학교(현, 대정초등학교)에 임시로 이전하여 교육 및 훈련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다음 탐방지는 대정읍 하모리에 있는 모슬포 성당. 6·25 전쟁 당시인 1951년 3월 21일 대정면 상모리를 중심으로 육군 제1훈련소가 창설되었습니다. 이즈음 중국군 포로수용소가 인근 지역인 대정읍 상모리에 자리 잡게 되면서 군인과 포로를 위한 성당의 필요성에 따라 개설된 제주의 중요한 천주교 사적지입니다. 이후 이 성당은 중국군 포로들이 자기 잘못을 뉘우치는 뜻에서 건축 공사에 참여했다고 하여 ‘통회(痛悔)의 집’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다음은 대정중학교 교정에 있는 소년병 추모 공간. ‘침묵의 뜰’이라고 명명된 이곳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273명의 학생이 전쟁터로 나갔는데 22명이 전사한 대정 소년병들을 위한 추념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역사의 뒤안길에서 침묵했던 죽은 이들, 살아남았던 이들, 그리고 그 후손들…, 이제 우리는 그 침묵을 깨고 비극의 역사 속에 묻혔던 그들의 이름들을 다시 불러보고자 합니다.”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공간입니다.
6·25 전쟁 당시 제98육군 병원에서 화장된 유해 가운데 무연고 유해 230여 기를 보관했던 대승사(大乘寺)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회원들은 집결 장소인 해병대 3․4기 호국관으로 향했습니다. 강응봉 지부장은 “우리는 전몰군경 유자녀로서 항상 ‘조국’ ‘호국’ ‘보훈’이라는 의미를 가슴에 간직해야 한다.”라면서 “오늘, 이 소중한 시간을 통해 당시 우리 아버지들이 밟고 지나간 발자취를 돌아보며 나라 사랑 호국정신을 재 다짐해야 한다”라면서 하반기 ‘나라 사랑 안보 교육 및 회원 만남의 날’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