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서방이 수원에 원룸을 얻어 직장 근처로 이사를 간다.
토, 일 이틀이나 나는 유리를 봐야 한다.
교회도 못 가고 인천미술 한마당 축제도 못 가고 가훈 써주기 타이밍도 놓쳤다.
건어물 아줌마 둘재딸 결혼식에도 못 간다.
모든것을 포기 하고 딸 의 수고를 덜어 주기 위해서 아기를 보고 집을 치운다.
나서방이 총각때 쓰던 침대와 컴퓨터 화장대 등이 빠져 나간 후의 집은 다시 아수라장이다.
다용도실은 걸래를 수십번 이나 빨아가면서 닦아 놓았다.
화장대 위는 원래 부터 대책이 안스는 딸이다.
모든 화장픔 샘플도 몇년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니 ....
안 버리는 습성 때문에 나서방의 가구 를 오늘 다시 수원으로 가져가서 사용하게 되었다.
여러가지 분첩도 쉽사리 버리지 않으니 내가 다 버린다.
샘플 담아놓은 지갑 도 다 털어서 빨래통에 넣고 향수인지 뭔지 수십가지의 스프레이 제품은새로 산 정리함에 무조건 쎄려 넣었다.
나중에 와서 보면 뭐가 없어졌다고 투정이나 하겠지.
애비 성질은 빼다 박었으니..
"엄마 덕분 이네" 이소리는 않고
언제나 엄마 때문이야... 라는 말만 한다.
폰 네임을 이제는 "때문이야 공주" 로 바꾸어야 할것 같다.
유리와 국수 삶아 나는 콩국수를 먹고 유리는 맨국수를 잘도 먹는다.
고개를 쳐들게 위에서 국수를 내려트리면 아 하고 받아 먹는다.
참새 주둥아리 만한 입을 힘껏 벌려 봐야 찻숫갈 하나 들어 갈 정도로 주둥이가 작네 ㅎㅎㅎ.
하루종일 만화 보구 음악 틀으니 나도 함께 마음이 맑아진다.
아기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될 음악이니 나도 아기 같은 마음으로 듣고 템포가 신나지면 몸을 흔들어 춤을 춘다.
그러면 유리도 춤을 추고 맴을 돈다.
옛날 노래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너마을 아저씨댁에.. 고추먹고 맴맴~~~ 담배먹고 맴맴~~~
이 노래를 부르면서 옛날 시골 어린이들의 자유로움 과 느린 평화로움을 느껴본다.
유리는 맴 맴 하고 돌다가 쓰러 졌다가도 웃으면서 맴맴 돈다.
어느날 화실 에서 어떤 수강생 아저씨가 "선생님 저의 사친회비 날짜는 언제 입니까?" 라고 물었다.
딸이 처음 듣 는 말 이라서 "엄마 사친회비가 뭐야? 라고 한다
옛날에 는 육성 회비를 사친회비 라고 했었단다. 6.25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 이 많아서 달달이 내야 하는데 제날자에 못내 그러면 선생 님이 이름 부르고 벌도 세우고 했었지 . 의무 교육 되기 전 일이란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이 고무줄 놀이 할때에 이 노래를 부르면서 했단다.
기억 하는 사람 있을 랑가 몰라?
어머니 사친회비 주세요 아버지 사친회비 주세요 난 몰 라 난 몰라 내일 학 교 안 ~~갈테야!
참 슬픈 노래 다 . 가난한 노래이다. 그런데도 그런 노래를 지어 부른 아이들이 참 지혜롭다.
집에 있는 영감이 전화가 왔다.
웬일로 오늘 아직 빨래 할때가 아닌데 빨래를 하자고 하더니 자기옷을 들고 나와 스스로 비눗물에 담그 었었다.
그런데 바지 주머니에 쌈짓돈을 안꺼냈었다는 것이다.
날리는 났었던 모양인데 세탁기를 돌리기전에 생각이 나서 돈을 꺼냈다고 한다.
제손으로 빨래를 담갔기에 망정이다.
내가 받아 담갔다면 옴팍 원망과 핀잔으로 하루 기분 망칠번 했다.
덤벙댄다는둥 멍청 하대는둥 온갖 개소리를 들을 번 했는데 ㅎㅎㅎ
아 참 이렇게 기분이 고소할수가....
꼼꼼 한 놈두 실수 할때가 있으니 남 실수 했을때 호되게 야단칠 일이 아니다.
좌우간 오늘 운수 대통이다.
그 엄청난 사건이 나 를 피해 일어났다는 것이..
영감의 쌈짓돈은 꽤나 많다.
언젠가 세탁기속에 만보기넣고 돌리고 얼마나 놀랬었던가.
그 시티즌 만보기는 물먹고도 지금도 고장 안나고 잘 간다.
돈을 넣고 돌 린적도 있었다 . 꺼내서 말 리려고 펴 놓으니 보니 주머니 돈이 거의 6 만원이 된다.
패스 포드 에는 늘 4~5십만원이 들어 있는 사람이다.
평생 돈 벌 러 다니는 나보다 백수 영감 주머니 돈 이 항상 많다.
잠투정도 없이 마루에서 둥굴 더니 유리가 잠이든다.
시원한 마루에서 두 시간이나 낮잠을 잔다.
두 시간 기분좋게 자고 나더니 아직 기저기가 안젖었다.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바닥에 쪼그리고 앉으라 하니 금방 쉬를 한다.
처음으로 기저기 없이 쉬를 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