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des Sosa
(Haydée Mercedes Sosa, 1935. 6. 9. ~ 2009. 10. 4. 아르헨티나)
la voz de la zafra(수확의 소리)
1962년, 메르세데스 소사가 푸릇푸릇한 스물일곱의 나이에 발표한 첫 솔로 앨범이다.
이 앨범은 Armando Tejada Gómez와 소사의 남편인 Óscar Matus가 작곡한 8개의 노래가 포함되어 있다.
남아메리카 원주민의 편에 서서 70-80년대 아르헨티나 누에바 칸시온 운동의 주요 인물이자 군부독재에 맞서다 체포되어 스페인으로 망명해야만 했던 강인한 대모를 떠올리다 이 앨범 표지를 보면 순간적으로 책에서 눈을 떼서 창문 커튼을 흔들다 들어오는 가을의 상냥한 바람을 느끼게 만드는 앨범이다.
젊은 목청의 풋풋함과 낭만으로 가득 찬 사랑스러운 분위기는 앞으로 그녀에게 닥칠 변화를 채 상상하지 못한, 아직 음악의 방향이 굳어지지 않은 나풀나풀한 순수함이 가시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서일까 곡들을 들으면 흑백의 옛 사진속의 가보지도 못한 그때의 빛바란 민트빛 하늘속으로 엄마를 대신하여 추억에 빠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모의 컬러사진
병상에 누워 계신 이모는 되돌릴 수 없는 고집스러운 주름살이 굳어 있었고 그 뚱뚱한 몸에는 세상의 갖은 풍파를 담고 있었지만 자상한 눈웃음과 수줍은 입술은 늘 지워지지 않는 숙명처럼 새겨져 있었다.
이모네 집에서 몇 가지 물건을 병원으로 갖고 오라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이모의 집 앞에 도착하자 전에는 몰랐지만 새삼 이모네 집이 꽤 오래된 건물이라고 느껴졌다.
쿰쿰한 냄새를 가르며 집으로 들어가 안방 장롱 아래의 서랍에서 물건들을 찾다가 문득 오래된 듯 보이는 앨범을 발견했다. 오랫동안 열어보지 못해서인지 페이지들이 붙어있어 넘길 때마다 쩍 하는 소리가 났다. 페이지마다 빛바랜 사진들이 굳게 붙어서 페이지와 하나가 된 듯했고 사이사이마다 편지나 영수증, 압화 같은 것이 정리되지 않고 끼워져 있었다. 대부분 흑백의 기념사진들이었는데 그중에 컬러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사진관에서 흑백에 컬러를 입힌 사진이었다. 날씬하고 어여쁜 모습의 아가씨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꽃밭에서 찍은 독사진인데 아래에 쓰여있는 이름을 보고 그것이 이모의 처녀시절 사진이란 것을 알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래쪽의 글씨는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영숙’이라고 다소 오글거리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그 사진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짙은 민트빛 하늘 아래는 자줏빛 모란꽃이 가득했고 그 한가운데 꼿꼿이 서있는 젊은 여자는 자신감 넘치는 큰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데 그 시선은 카메라를 통해 연인을 마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앞 머리를 높이 세운 헤어스타일과 몸에 달라붙는 원피스의 카라 모양을 봤을 때 그것이 당시의 유행에 따르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주름 하나 없는 하얀 피부와 좁은 이마 가장자리에 덥수룩한 검은 머리카락 사이사이에는 아직도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학창 시절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 도도한 눈빛은 그녀를 따라다녔던 많은 사내들이 애태웠을 모습이 그려졌고 곧은 자세와 몸가짐에서는 수줍지만 순수했기 때문에 사회를 행한 첫걸음의 거침없는 당당함이 와닿았다. 그리고 이모가 가수가 꿈이었다는 것에 울컥 감동이 왔다.
짐을 챙겨 병원으로 왔을 때 이모는 아이처럼 잠자고 있었다. 가까이서 이모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이모의 굳은 주름을 손으로 살짝 폈을 때 그곳에는 아직도 깨지 않은 수많은 민트빛 꿈들이 잔뜩 들어있었다.
Recuerdos del Paraguay (파라과이의 추억)
la voz de la zafra(수확의 소리)
01. Los hombres del río (강가의 남자들)
02. Recuerdos del Paraguay (파라과이의 추억)
03. El jangadero (장가데로)
04. La zafrera (자프레라)
05. El río y tú (강과 너)
06. Tropero padre (트로페로 신부)
07. Nocturna (야상곡)
08. El indio muerto (죽은 인디언)
09. Zamba de los humildes (La de los humildes)(겸손한 잠바)
10. Zamba de la distancia (멀리서 본 잠바)
11. Selva sola (외로운 정글)
12. Sin saber por qué (죄에는 이유가 있다)
[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