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어제, 3월 10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1500만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서울 시내로 몰려나와 촛불 집회를 했습니다. 겨울부터 지금까지 비가 오는 날, 눈이 오는 날, 어떤 날은 바깥에 나오는 것 조차 힘든 날씨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몇 달 동안 아니, 몇 날.. 몇 밤이 새도록 탄핵 찬성 집회를 한 이유는 그들이 소망하는
헌법수호와 국민 주권주의라는 가치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이 가진 가치는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그
일에 동력이 되어 탄핵이 이르기까지 수고하고 헌신하게 했습니다.
동시에 반대편에서 시위를 했던 탄핵 반대 집회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이 됩니다.
그들 또한 나름 탄핵 반대의 가치를 가졌기 때문에, 먼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하고 올라와, 무거운 대형 태극기를 흔들면서까지 그 반대 집회의 자리를 지켰던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 수고와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
가치는 옳고 그름 이전에 각 개인의 삶에 의미와 인생의 행동강령을 정해주었습니다.
그토록 가치란 중요하고 직접적이며 또 한편으로는 무서운 것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결정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바는 우리 민족이 공유해야 할 ‘바른 공동의 가치’에 관한 것입니다.
누구나 가치를 소유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가치가 아닌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를
소유할 때 만이 더 이상의 아픔과 상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지역주의, 파벌주의, 계파주의, 학연과 문벌주의, 이념주의
등의 각 파당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분열과 반목을 아우르고 통합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을
기대한다면, 모든 국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상생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자이어야 하겠습니다. 분열이 아니라 하나가 되도록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동의 바른 가치를 제시하고,
이해시키고, 이를 섬기기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자가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