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칼럼]
'지역 교통 인프라와 공공교통 설문조사' 분석의 의미와 시사점
이영수 /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4년 10월, 진보정책연구원의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 교통 인프라와 지역 공공교통" 설문조사는 대중교통 인프라에 대한 만족도, 이용빈도, 공영제에 대한 인식, 공공교통 관련한 세대별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사적이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대중교통 인프라에 대한 국민들의 평균 만족도는 6.2점으로 서울 지역이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읍면 지역은 4.9점으로 가장 낮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자가용 이용이 편리해서'였으며,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필요한 노선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수도권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두 번째, 공공교통 완전공영제 도입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으며, 교통 소외지역 해소, 기후위기 대응, 교통비 절감 기대 등이 주된 찬성 이유로 제시되었다. 반면, 반대 의견은 주로 지자체 운영 역량에 대한 불신, 비효율적 자원 낭비,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되었다.
세 번째, 세대별로 보면 18~29세가 대중교통 이용 만족도에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으며 고령층(60대 이상)은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자가용 이용 측면에서는 50대 이상 세대가 자가용 의존도가 높았으며, 30~49세 이하는 대중교통과 자가용을 병행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네 번째, 버스와 지하철 요금에 대한 인식에서는, 50대 이하 세대에서는 전반적으로 '비싸다'고 느끼는 비율이 싸다는 응답비율 보다 더욱 높았다. 마지막으로 공공교통 강화가 탄소배출 감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87%에 달해, 대중교통이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주요 조사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예상대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그리고 도심과 읍면 지역 간의 대중교통 인프라 만족도 격차가 존재하며, 이는 공공교통 이용 수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리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인프라 확대 노력이 시급하며,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필요한 노선 부족과 배차 간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영제 도입 등의 운영체계 개편 등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
둘째, 공공교통 완전공영제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았지만, 동시에 관료적이고 비효율적인 운영에 대한 우려 또한 상당했다. 이에 따라 공영제 설계와 운영 과정에서는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민주적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셋째, 대중교통 요금에 대해 50대 이하 세대에서 '비싸다'는 인식이 높게 나타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공교통 이용을 유지·확대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요금정책이 중요하며, 특히 자가용을 더 많이 이용하는 30~49세 이하 세대의 대중교통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통합 정기권 등의 적극적인 정책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 대다수가 공공교통 강화가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노동조합과 진보적 시민사회는 이를 기반으로 공공교통 확충과 전환 등을 위한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공공교통을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적 불평등 해소의 핵심 인프라로 재정립하는 기후정치의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