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節使沙西赴京(송절사사서부경)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귀)
暫輟銀臺法從筵(잠철은대법종연)
仙槎萬里去朝天(선사만리거조천)
燕山勁氣呑杯酒(연산경기탄배주)
魯國諸生揖馬鞭(노국제생읍마편)
男子壯遊今日試(남자장유금일시)
錦囊佳句幾人傳(금낭가구기인전)
應知觀樂歸舟日(응지관락귀주일)
笙鶴魚龍擁後先(생학어룡옹후선)
절사 사서(節使 沙西)를 보내어 경(京)에 부(赴)함.
글쓴이/ 월사 이정귀
잠간 은대(銀臺)에 법종(法從)하는 자리를 걷고
신선의 배 만리(萬里)에 천(天)에 조(朝)하러 가시네.
연산(燕山)의 굿센 기운은 술잔을 마시고
노국(魯國)의 제생(諸生)들에겐 마편(馬鞭)으로 읍(揖)하리.
남자의 장(壯)한 놀음은 오늘에 시험인데
금양(錦襄)의 멋진 글귀는 몇 사람에게 전(傳)하려는고
응당히 알건데 악(樂)을 보고 배를 돌리는 날에는
생학(笙鶴)과 어룡(魚龍)이 앞뒤를 옹호하리로다.
● 이정귀(李廷龜, 1564~1635) :
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성징(聖徵), 호는 월사(月沙)·보만당(保晩堂)·치암(癡菴)·추애(秋崖)·습정(習靜).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세조 때의 명신인 이석형(李石亨)의 현손이며 아버지는 현령 이계(李𡹘)이고, 어머니는 김표(金彪)의 딸이다. 윤근수(尹根壽)의 문인이다. 1577년(선조 10) 14세 때에 승보시(陞補試)에 장원을 하며 명성을 떨치기 시작해 1585년(선조 18) 22세에 진사, 5년 뒤인 1590년(선조 23)에는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했다.1592년에는 임진왜란을 만나 왕의 행재소(行在所)에 나아가 설서(設書)주 01)가 됐다. 1593년(선조 26) 명나라의 사신 송응창(宋應昌)을 만나 『대학』을 강론해 그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것은 후에 『대학강어(大學講語)』로 간행됐다.중국어에 능하여 어전통관(御前通官)으로 명나라 사신이나 지원군을 접대할 때에 조선 조정을 대표하며 중요한 외교적 활약을 했다. 1598년(선조 31)에 명나라의 병부주사정응태(丁應泰)가 임진왜란이 조선에서 왜병을 끌어들여 중국을 침범하려고 한다는 무고사건을 일으켰다. 이정귀는 「무술변무주(戊戌辨誣奏)」를 작성하여 진주부사(陳奏副使)로 명나라에 들어가 정응태의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밝혀 그를 파직시켰다.1601년(선조 34) 34세 때에는 동지사의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갔다. 귀국한 뒤에 대제학에 올랐다. 1604년(선조 37) 세자책봉주청사로 명나라에 다녀오는 등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을 내왕했다.중국문인들의 요청에 의하여 100여 장(章)의 『조천기행록(朝天紀行錄)』을 간행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그의 능력이 왕의 신임을 받았으며 병조판서·예조판서와 우의정·좌의정 등 조정의 중요한 직책을 두루 역임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정귀(李廷龜))]
【주】
1. 은대(銀臺) : 조선(朝鮮) 왕조(王朝) 승정원(承政院)의 별칭(別稱).
2. 법종(法從) : 임금이 탄 수레를 수행하는 사람. 임금의 행차에 호종(扈從)하는 일을 말한다.
3. 노국(魯國)
① 춘추전국시대 공자의 고향이었던 바로 그 노나라를 말한다.
② 옛날 진(秦)나라의 설군(薛郡)인데, 고후(高后) 원년(元年)에 노국(魯國)이 되었고, 예주(豫州)에 속 했다.
4. 제생(諸生) : 여러 학생(學生). 여러 유생(儒生).
5. 마편(馬鞭) : 말을 모는 데 쓰는 채찍.
6. 읍(揖) : 인사(人事)하는 예(禮)의 하나. 두 손을 맞잡아 얼굴 앞으로 들어 올리고 허리를 앞으로 공손(恭遜)히 구부렸다가 몸을 펴면서 손을 내림.
7. 금양(錦襄) : 비단
8. 생학(笙鶴) : 신선이 타는 선학(仙鶴)을 말한다.
9. 어룡(魚龍)
① 물고기와 용(龍).
② 물속동물(--動物)을 통틀어 일컫는 말.
③ 중생대(中生代) 특(特)히 쥐라기에 번식(繁殖)했던 길동물(-動物). 세계(世界) 각지(各地) 에서 화석(化石)으로 발견(發見)되는데, 몸길이 10m에 이르는 것도 있음. 주둥이가 썩 길고 이가 날카로우며 눈이 매우 크고 척추골(脊椎骨)이 150개나 됨.
전씨관면록(1960년) 47쪽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