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화두"하면 '이뭣고?' 시심마 화두를 이야기
하게 됩니다. 왜 그러냐 하면 화두 가운데에 가장
최초의 화두이고, 가장 근원적인 화두이기 때문에
'이 뭣고?'를 많이 말씀을 하게 됩니다.
화두 話頭라고 한 말은 임제 臨濟스님(~867) 이후로
임제종에서 이 화두라고 하는 말을 쓰게 되었습니다만
임제 스님 이전에 육조六祖스님(638~713)도 화두라고
하는 말은 상용하지 아니했지만
'내게 한 물건이 있으니, 위로는 하늘을 기둥하고
아래로는 땅을 떠받치며, 밝기로는 해보다 더 밝고
검기로는 옻칠보다도 더 검은데,
항상 동용動用하는 가운데 있으되,
동용하는 가운데서 거두어 얻지 못하니,
이것이 무슨 물건이냐?"
이렇게 제자들에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하택신회 (荷澤神會, 686~760)라고 하는
제자가 터억 앞에 나와서,
'그것은 제불지본원 諸佛之本源이며
모든 부처님의 근원이며, 신회지불성 神會之佛性이로소이다.
이 하택신회, 저의 불성佛性입니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 육조 스님이 '뭐라고 이름 붙일 수도 없고,
모양도 그릴 수도 없다고 내가 그랬거늘,
어찌 불성이니 제불의 본원이니 하고
이름을 붙이는고.
니가 앞으로 공부를 해서 일가一家를 이룬다
하더라도 너는 지해종사 知解宗師(깊은 수행을 통한
최상의 지혜를 깨치지 못하고 불교를 이론적으로
연구하거나 지식으로 해석하려는 사람) 밖에는
못되겠다. 불교학자밖에는 못되겠다."
이 불교佛敎라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교리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참나'를 깨닫는 것이
목적인데 '앞으로 니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가를 이룬다 해도 지해종자 知解種子밖에는 못되겠다."
이렇게 점검을 하셨습니다.
그러자 남악회양 (南嶽懷讓, 677~744)이 왔습니다.
와서 터억 절을 하니까 '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이렇게 육조스님이 물으셨습니다.
그 육조 스님이 '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한 물음에 대해서 꽉 막혀서 뭐라고 대답할 수가
없어서 몸을 둘 바를 몰랐습니다.
하택신회는 모듬 부처님의 근본이니,
무슨 하택신회의 불성이니 이렇게 즉각
그 대답을 했는데,
남악회양은 육조스님이 '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하고 묻는데 대해서, 앞이 꽉 막혀 가지고
몸 둘 바를 몰라 했지만
그 뒤로 8년 만에 확철대오 廓撤大悟를 했습니다.
8년 동안을 '대관절 이게 무슨 물건이고?"
앉아서도 그 생각, 서서도 그 생각, 밥을 먹으면서도 그 생각,
일을 하면서도 그 생각, 똥을 누면서도 그 생각,
'대관절 이게 무슨 물건이고?"
이렇게 하기를 8년 만에 확철대오를 했습니다.
그래 가지고 육조 스님 앞에 가서
"설사 한 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육조 스님이 "환가수증부 還可修證否아,
도리어 닦아 증證할 것이 있느냐?" 하니까
"수증修證은 즉불무 卽不無어니와
오렴汚染은 즉부득 卽不得입니다.
닦아 증證할 것이 없지를 않지만 오렴은 없습니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너도 또한 그렇고 나도 또한 그렇다."
이렇게 해서 인가印可(스승이 제자의 깨달음을 인정함)를
받게 된 것입니다.
이 참선법, 활구참선법은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분석하고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량思量, 분별分別로 더듬어 찾는 것이 아닙니다.
남악회양 선사처럼 대뜸 처음부터서 꽉 막혀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캄캄한 밤에 기둥에 이마빡을 부딪힌
거와 같은,
갑자기 걸어가다가 기둥이나 벼람박('바람벽'의 사투리)에
이마빡을 부딪혔을 때 그때 상황이 어떻습니가?
앞뒤가 딱 끊어져 버린 것입니다.
다 꽉 막혀가지고 알 수 없이 '이뭣꼬?"
그 뿐인 것입니다. 이렇게 꽉 막혀서 앞뒤가
끊어져야 그 공부를 옳게 해나가는 것이지,
이리 따지고 저리 따지고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과
상식, 이론, 무슨 철학, 불교의 경전에 있는 부처님 말씀,
그것을 갖다가 아는 대로 끌어다가
이렇게 분석을 하고, 종합을 하고, 비교를 하고,
적용을 하고, 이렇게 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전백수자 庭前栢樹子도 그렇고,
마삼근 麻三斤도 그렇고,
무자無字 화두도 그렇고,
시삼마도 그렇고,
무슨 화두를 어느 큰스님한테 탔든지 간에
한번 탔으면, 공부가 잘되거나 못될수록에
그 화두 하나에 전력을 쏟을 것이고,
잘된다 하더라도
잘된다 하더라고 기쁘다는 생각을 내지 말고,
다못 알 수 없는 의심"이뭣고?",
무자 화두를 하는 분은 "어째서 무라 했는고?"
다못 이렇게 지어갈 따름인 것입니다.
꽉 막혀서 답답하고 알 수가 없지만
조금도 조급한 생각을 낼 것이 없고,
또 그렇게 해 가다 보면
화두가 순일하게 들려서 의심疑心이 순일純一하게 들린다
하더라도 화두가 독로獨露한다 하더라도
기뻐하는 마음을 내서는 안된다.
기쁜 마음을 내면 이미 화두는 달아나 버리고,
기쁜 마음의 마군魔軍이 벌써 침입해 들어온 것이고,
안된다고 짜증을 내고 번뇌심을 내면 이미
번뇌의 마군이 내 마음에 침입해 들어온 것이라.
그래서 이 공부는 잘된다고 해서 기쁜 마음을
내서는 아니 되고, 잘 안된다고 해서 짜증낼
일도 아닌 것입니다.
이 공부에 제일 주의할 것은 사량, 분별로
따지지 말 것입니다. 화두를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화두가 순일하게 잘 들리고,
의단이 독로한다 해도 좋아하는 마음,
환희심 歡喜心을 내지 말 것입니다.
또 공부가 순일하게 잘되어갈 때 "빨리 깨달았으면...
이럴 때 누가 나로 하여금 탁 깨닫게 해줬으면..."
그러한 생각도 내지 말 것입니다.
또 공부가 순일하게 잘되어 가게 되면
여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어떠한 그 신기한
경계境界가
혹 환한 광명을 본다든지,
꿈에 부처님을 친견하고
또는 여러가지 뭣이 알아진다든지,
그런 신기한 경계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이것은 일시적으로 스쳐가는 환상幻相이다."
생각하고,
"이거 내가 깨달은 것이 아닌가?"
그러한 그 외람猥濫되고 잘못된 생각을 내지 말고,
어떠한 신기한 불보살이 나타나고
신기한 경계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이것은 허상이요, 환상이라 하는 것을
미리부터 잘 이해를 하시고
그런데에 현혹되지 말고 집착하지 말고,
일어나거나 말거나 그냥 내버려두고,
정신만 탁 챙겨 가지고 눈을 뜨고서
화두를 챙겨나가면 그러한 경계는
금방 저절로 없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스승을 바로 만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옳게 해나가는 것인가?"를
잘 모르는 사람은,
공부하다가 이런 허상虛想과 환상幻相과 마경魔境이
나타나면 이것이 도통道通한 것으로 착각하고,
그것에 기쁜 마음을 내고,
그것에 집착을 하고 신경을 써 가지고
영영 사도邪道에 빠지고,
까딱하면 정신병자가 되고 하는 예도 가끔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시작할 때부터서 바르게
시작을 해야 하고, 중간에도 바르게 해 나가야
바른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첫댓글 모양도 없고 색깔도 없고 만져
지지도 않는 이 한물건에
오늘도 희비가 교차합니다
어디 가셔서








^^...
제대로 된 이런 공부를 하셨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