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사 합격 후 발생한 심각한(!) 문제를 begging으로 해결하게 되어, 비슷한 상황이신 분께 도움이 될까 싶어 후기를 씁니다.
우선 시작하기 전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1.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면 끙끙대지 말고 빨리 미니컨설팅 신청해서 상담하기 (진짜 급한건 당일 혹은 다음날 바로 해주십니다.)
2. 심각한 문제인 경우, 학교에는 되도록 전화 말고 이메일로 문의하기
3. admission, 행정실 직원 등과 이야기하여 해결이 안 될 경우, 가장 높은 사람(학과장, 입학처장 등)에게 direct로 이메일 보내기
입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읽기 쉽게 번호를 매겨 쓰겠습니다.)
1.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admission condition에 "학기 시작 전까지 석사학위 제출*"이 쓰여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원서에 "합격하면 석사졸업하고 가겠다"는 말을 써서 저 condition이 붙은 것 같습니다. 보통 학교에서 석사학위는 요구 안 한다고 하는데, 이 학교가 특이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2. 행정실에 졸업신청을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졸업신청기한이 이미 지나있었습니다. 8월 졸업이 불가능해졌고, 내년 2월 졸업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3. admission과 graduate coordinator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기한 내로 석사학위 제출 못한다는 요지+구구절절 설명+저 합격 취소되나요?). 답이 없었습니다.
4. 제레미쌤과 1차 미니 컨설팅. 좀더 포인트가 명확하고 알아듣기 쉽게 다시 이메일을 써서 보냈습니다. (내년 2월에 제출이 가능하며, 수업 듣는 건 올 6월에 끝난다는 요지) 너무 복잡하게 쓰면 심한 경우 그냥 씹는다고 하네요...
5. 4월 중순까지 답장 or 다른 학교 합격 소식을 기다리며 버텼으나 둘 다 안 왔습니다.
4월 중순, 그 학교에 가겠다는 메일을 보내며 다시 문의했습니다. 답이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새벽에 전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받지 않았습니다.
6. 그 와중에 일단 가게 될 수도 있으니까 필수서류 (성적표 등...)들은 다 준비해서 보냈습니다.
7. 그러던 어느 날 admission과 통화가 되었습니다. 제가 사정을 설명하고, 내년 2월에나 학위를 받을 수 있고, 그동안 임시로 수료증이나 지도교수님의 "보증 편지" 등으로 대체가 되겠느냐고 물었으나 그분은
-네가 석사졸업을 하겠다고 했으니 학위를 내야 한다.
-한 학기 유예는 줄 수 있다. 그러나 다음 학기 등록기간 전까지 내야 한다.(올 12월)
-대체 서류는 안 된다. We need the actual certificate.
만 반복했습니다.
8. 제레미쌤과 2차 미니컨설팅. 쌤이 이럴 경우,
-전화로 얘기하지 말고 이메일로 했어야. 포인트가 잘 전달이 안 됐을 수도 있음. 전화로 했을 경우 이메일을 다시 보내는 것이 좋다.
-님이 통화한 사람은 말단일 수도 있다. 그래서 fm대로만 대답한 걸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럴 경우, 가장 높은 사람, 즉 department chair한테 최대한 간곡하게,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설득하는 편지를 써야 한다.
-다만, 안 될 확률이 크긴 하다. 그리고 절대 답 없거나 해도 짜증내면 안 된다. 엄청 나중에 올 수도 있다.
라고 하셔서, 상담 (대략 10분) 종료 후 바로 이메일을 써서 보냈습니다. 제가 좀 건조한 성격인데, 이번엔 진짜 감정에 호소하는 말까지 별 얘기를 다 썼습니다.
9. 다음날, 제가 이메일을 보낸 교수님->행정실선생님->director of graduate and international admissions
이렇게 제 case가 전달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렇게나 빨리?)
10. 일주일의 기다림...
11. 그리고 오늘 새벽, 제 문제가 "resolve" 됐다는 말과 함께 "see you in August" 하고 메일이 왔습니다. 끝.
제레미쌤 강의에서 외국 학교 flexible하다, begging해라 하는 얘기를 많이 듣긴 했지만, 제가 그걸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학교 admission 규정에 관련되는 일까지도 begging으로 해결될 줄 몰랐습니다.
입 꾹 닫고 그렇구나 어쩌지ㅠㅠ 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도요.
규정상으로는 불가능하고 말도 안 되는 요구처럼 느껴져도 일단 물어는 봅시다.
그리고 진짜 해결이 안 되면 높은 사람에게 직접 찌르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게 정답이었습니다.)
학교는 좋은 학생을 뽑고 싶어한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모든 admission 규정은 오로지 그 목적을 위해 제정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이팅~!!
첫댓글 진짜 축하드려요! 신의 한 수는 1) 직접 높은 분한테 연락한 것, 2) 쉽게 써서 연락한 것 (처음에는 뭔 말인지 진짜 이해 못 할 정도로 복잡하게 편지 쓰셨었어요. 위의 후기같이 간단 명료하게 쓰면 얼마나 좋아요)입니다.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