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써봅니다.
몇년전에 facebook,naver,daum에서 제 계정이 중국ip통한 해킹을 당한후 블로그 삭제조치를 당한후
열받아서 카페마저 방치하고 있었네요.물론 비밀번호랑 이메일을 꾸준히 관리하지 못한 제탓이 크지만
자료복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나선 글올리는것도 귀찮아지더군요.
최근에 상주에 있는 송학폭포(심벵이폭포) 빙벽장에 다녀왔습니다.
다들 작년엔 빙벽 구경도 못했고..저 개인적으로도 얼음을 찍어본지가 몇년만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상주 송학폭포는 적당한 어프로치에 적당한 경사도라서 초보자들이 자세연습하거나 본격적인 빙벽투어에 앞서
적응훈련하기에 참 좋은곳입니다.
전 이미 며칠전에 안동 대사리빙장에 가서 몸풀기및 리딩에 이미 적응을 한 터라
약간은 완만한 경사에 마인드가 풀어져 있었던것 같네요.
송학폭은 피치지점이 40미터가 좀 더 되는거 같은데 이미 세팅된 줄길이가 애매해서 줄정리를 위해서
제가 120m 로프를 끌고 포인트까지 올라가선 로프를 교체하고 좌측하단부에 80m로프를 다시 세팅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순조롭게 올라가고난후 120m로프 줄내리는 작업을 하다가 왼쪽에 같이 등반하신 분의 하강로프에 백업작업을 돕다가
제가 하던일을 잊어버린거죠.바보같이....
그렇게 덜 내린상태에서 하강하면서 왼쪽 80m로프 재세팅후 하강하면서 스크류우 회수할려는데 스크류우는 놔두고 빨리
하강하라는 말에 맘이 급해져서인지 하강속도가 빨라지게되고 자연히 로프 아래쪽을 내려다볼 여유가 없어지고 로프끝에
매듭조차 안되어있는 상황이라 15미터정도 남겨두고 로프 한쪽끝이 손에서 빠져나가는걸 느끼고 깔끔하게 떨어졌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약간의 완경사에 2~3미터정도되는 높이의 바위턱에 부딪히고난 후 바닥까지 떨어진지라 추락거리는 길었지만
충격은 좀 덜했습니다.타박상에 오른쪽 발목부상에 그쳤네요. 구사일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사고는 전적으로 저의 몇가지 실수와 방심이 결합되어 일어난 사고입니다만
몇가지 깨달은 바가 있어서 적어봅니다.
1.한번에 해야할 작업이 많았습니다.
120m로프로 교체,하강자 백업해주기,하강하면서 80m로프 재세팅,스크류우회수...
물론 작업이 많다고해서 사고의 위험에 올라간다고 주장하고 싶은건 아닙니다.
워낙 오랜만에 빙벽을 맛본지라 마음이 붕 떠 있있었던게 제일 큰 원인이었습니다만
복잡할수록 집중도가 떨어질수 밖에 없는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2. 하강시 로프중간을 맞추는 작업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한중희씨 사고사례에서 보듯이 로프끝을 완벽하게 세팅하지않은 상태에서 하강을 시작하고
내려가면서 요령을 부릴려는 생각은 언젠가는 큰 위험을 맞게됩니다.
사실 100미터이상되는 로프를 짧은구간에 하강할때 사용하면 남은 로프가 너무 길어져서 하강로프작업이
귀찮아질때가 많아 대충내리고 하강을 시작할때가 많습니다.
이번 사고에선 줄을 내리다 마무리 못한채로 깜박한 셈이 되지만 어쨌거나 결론은 긴장이 풀어져서 방심했던겁니다
로프중간에 마킹작업을 해두면 로프중간을 구별하기쉽지만 등반시에 항상 그런 로프만 사용할수있는 것도 아니고..
정신을 바짝 차리는수밖엔 없습니다
또한 나중에 이런저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로프끝에 매듭을 하는 습관을 꼭 들이는게 좋습니다.
이날 로프한쪽끝에 막매듭이라도 하고 내렸다면 사고는 없었을겁니다.
3. 하강은 긴급상황이 아니면 굳이 빨라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마음이 급해지고 몸이 빨라지면 주변을 살필 여유가 줄어듭니다
아래쪽 로프상황을 주시하면서 천천히 내려왔다면 로프가 짧았던걸 눈치챘을겁니다.
사실 하강기술은 등반기술중엔 비교적 간단하고 쉽고 빠르게 적응할수있는 분야입니다만
하강도중의 사고는 대부분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오래 등반해도 하강은 언제나 무섭습니다.
전 운이 좋아서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셈이 됩니다만 자만을 경계하고 정신을 다시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여러번의 사고에서 지금까진 회복가능한 부상에 그쳤지만 이런 운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요...
첫댓글 다행이네요..
복잡할수록 집중도가 떨어지고 경험이 많을수록.. 나이가 들면서도 집중도가 떨어지고 간과할려는 맘이 드는것 같습니다!
몸으로 깨치기전에 한번더 생각하겠습니다 ㅎ
아유~~ 그만하길 정말 다행이에요
조심 또 조심해야
좋아하는걸 오래 오래
즐기지요 얼른 회복해서 따신날 등반같이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