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 감상 ▣
1956년 [문학예술]에 발표된 시이다. 1963년 김현승의 제2시집 [옹호자의 노래]에도 수록되어 있다. 김현승은 가을을 즐겨 시적 제재로 삼는다. 가을을 ‘유달리 좋아하는 계절’이라고 시집 (옹호자의 노래) ‘자서(自序)’에서 말하고 있다. 그래서 김현승의 시에는 가을을 소재로 한 시가 유난히 많고 질적으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을이 오는 시간, 가을의 입상, 가을의 시, 가을의 포도(鋪道), 가을은 눈의 계절, 가을의 향기,가을의 소묘, 가을 넥타이, 가을비 그리고 가을의 기도- 등 ‘가을’이란 시적 소재가 제목에 드러나고 있는 작품만 해도 10여 편을 헤아린다. 시 「가을의 기도」는 김현승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기도의 자세와 신앙심을 시 세계의 근간으로 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드는 것이 저녁 제사같이 되게 하소서”(구약, 시편 141~142)라는 신앙적 구도와 같은 문맥 속에서 -가을의 기도-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김현승의 시 세계가 릴케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구체적 근거가 되기도 한다. 김현승은 릴케의 시 「가을날」을 가장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있으며 「가을의 기도」는 릴케의 이 작품의 영향권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김현승은 릴케가 범신론적 지향을 보여주고 있는 데 대해서 기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라고 둘째 연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점을 밝혀주고 있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 가을날의 쓸쓸함과 경건한 삶을 추구하는 정신세계를 연결시킨 작품이다. 기독교적 정신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시인의 삶과 창작을 생각해 볼 때, 종교적 영적 충실함을 갈망하는 시로 이해할 수 있겠다. 자신을 철저하게 고독한 존재(까마귀)로 만들어 달라는 자아의 갈망 속에는 엄숙하고 경건한 태도로 인생을 영위하려는 비장함이 담겨 있기도 하다. (현대시 목록, 인터넷)
◐ 이 시는 '가을'을 배경으로 절대자에 대한 기도와 사랑, 삶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절대 고독의 추구를 노래한 작품이다. '가을'은 낙엽이 지는 명상의 시간이자 열매가 맺어지는 결실의 시간, 그리고 홀로 있는 고독의 시간이다. 절대자를 향한 소망과 사랑이라는 기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한편으로 인간의 절대적인 고독을 종교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화자는 절대 고독의 경지에 이른 '까마귀'처럼, 고독 속에서 자기 자신과 대면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한권에 잡히는 현대시) ◐ 시인의 말이다. "까마귀는 '모든 빛깔을 억누르는 검은 빛깔로 저 자신을 두르고 기쁨과 슬픔을 초월한 거친 소리로 울고 가는 광야의 시인이다. '주검의 빛깔을 두르고 주검을 노래하는 새'이기도 하고, '인간의 고독과 천형을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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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을의 전설을 기리는 가을의 기도시로요... 잘 감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