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월 김혜숙 시인이 ‘풀꽃의 기억’이라는 보내준 신간 시집을 받았다. ‘어쩌자고 꽃’ , ‘끝내 붉음에 젖다’, ‘아득히 멀도록’에 주옥같은 시집들을 이미 출판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풀꽃의 기억’이라는 네 번째 시집이다. 제목처럼 시인은 결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묶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은월 시인은 시 전문지 ‘시인마을’문학상과 국제문학시인대상 문학상을 수상한바 있는 실력있는 시인인데, 시에는 시인의 그런 진심이 담겨 있어 좋았다.
어려운 시대, 이 땅에 버티고 살아 꿈틀거리며 숨쉬는 모든 것은 귀하고 소중하다. 풀꽃 하나, 무지개 하나, 까치, 동백꽃, 매화 한송이, 살구꽃, 우 제비꽃, 수선화, 수레국화, 작약꽃, 카네이션, 찔레꽃, 메밀꽃 등 우리 인생과 함께 살아가는 꽃처럼, 모든 생명이 아름답고 가치있고 소중하다. 은월 김혜숙 시인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상생하는 삶의 자세를 견지했다. 시인은 그런 삶에 대한 물음에 ‘날마다 상처가 날 키웁니다’라는 시어처럼 시인의 눈으로 주목하며 해답을 찾아내고 있다. 그의 시집을 통해 시인의 기억속으로 함께 자연친화적인 여행을 떠나고 싶다.
은월 시인은 추상적 언어가 아닌 삶의 실재와 밀착된 언어, 풀꽃같은 새로운 언어로, 새로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신만의 시를 쓰고자 지난한 몸짓으로 살아 움직이는 시를 쓰고자하는 삶과 열정을 멈추어 본 일이 없는 것 같다.
어느 시인의 싯구처럼 오로지 한편을 시를 위하여 그렇게 봄부터 달려온 모양이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은 들풀에서 시인은 생명력을 불어넣어 비로소 아픔이 있고, 눈물이 있고, 기쁨이 있고, 사랑이 있는 존재로 만들어 가고 있다.
시의 위기다. 이러한 때 삶이 묻어나는 좋은 시를 쓰는 은월시인이 앞으로도 더욱 치열한 시정신으로 끊임없이 삶을 더 창조적 고귀함으로 다듬어감으로 한국시단에 튼튼한 뿌리의 하나로 자리잡고, 그녀의 시를 사랑하고 아끼는 독자들과 시를 통해 소통하며 시읽는 즐거움과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대하기에 축하의 박수로 힘차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