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차 솔나리를 비롯한 들꽃 잔치가 한창인 남덕유산으로 흠뻑 빠져버린 산행
산행지 : 남덕유산(1,507.4미터)
산행일시 : 2008년 8월12일 화요일 맑음 09:30-14:30(5시간)
참여 : 전귀옥, 김을수, 김자미, 최성복, 김몽현, 김현철, 한태순, 김수영(8명)
차량 : 김몽현, 김현철
오늘은 그렇게 가보고 싶던 남덕유산 산행 날이다.
설렘을 가득 안고 집합 장소에 이르니 김을수, 김현철 선생님이 참석하여 무
척 반가운 차에 행정실에서 커피 대접을 마치고 호성동에 가서 전귀옥님을
만나 소양 톨게이트를 거쳐 경남 함양 방면으로 달리는데 산중턱으로 교각
을 세워 산허리를 끼고 달리니 경치가 남다르고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다.
그동안 우리 하늬뫼 산행에서는 겨울철에 북덕유산 두 번(향적봉-동업령,
향적봉-칠연폭포), 작년 여름방학 때 칠연폭포에서 향적봉을 산행할 때 언
젠가는 꼭 남덕유산을 산행하리라 마음을 먹었던 바 오늘 이 꿈을 이루니 얼
마나 마음이 설레랴······.
드디어 함양을 거쳐 남덕유산 입구에 이르러 주차를 하고 학생 교육원 입구
에 설치된 산행 안내도를 살펴보고 표지기를 따라 사드락사드락 오르기 시
작하는데 시간이 좀 일러서인지 산행객은 우리 뿐이라 호젓하기가 이를 데
없다.
덕유산의 한 봉우리는 무주에서 시작되고, 또 한 봉우리는 장수에서 일어나
는데 장수의 봉우리를 남덕유산이라 하며 해발 1,507미터이고, 무주의 봉우
리를 북덕유산이라 하는데 해발 1,615미터로 서 남덕유산보다 북덕유산 향
적봉이 108미터가 더 높다 한다. 도 남덕유산의 산상에는 참샘이 있는데,
겨율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찬물이 솟아나는데 임진왜란때 왜군들이 이 산하에 와서 산을 보고는 크고
덕이 있는 산에서 싸울 수 없다하여 퇴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김자미 선생은 남덕유와 북덕유를 종주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자연의 진면
모의 그 아름다움에 푹 빠져들었다 한다.
한 여름의 무더위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산 속에 들어서니 숲 속의 기
운이 서늘하기까지 하다.
말 그대로 덕이 넉넉하여 무더위까지 몰아내어 줌에 고마움이 절로 느껴진
다.
거기에다가 가끔 시원한 바람까지 지원해 주니 상쾌함이 말할 수 없다.
어디 그 뿐이랴. 발걸음을 띨 때마다 솔체, 난쟁이 바위솔, 단풍취, 모싯대,
산박하, 빨간 꼬리 풀, 흰 여로, 큰까치수영, 새며느리밥풀, 말나리, 산오이
풀, 염아자, 물봉선, 바위 채송화, 일월비비추 등의 들꽃들이 여기저기 산들
바람에 하느적 거림이 우리의 가슴을 마구 방망이질한다.
그동안 전귀옥 선생의 들꽃 강의를 귀아플 정도로 들어서인지 우리 하늬뫼
님들은 들꽃들을 척척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그저 좋기만
하다.
역시나 반복 학습이 최고여!
능선 길 곳곳에 설치한 철계단을 거쳐 오르고 또 오르니 1,507 미터의 남덕
유산 정상에 당도하여 툭 터진 사위를 둘러보니 세속의 번뇌는 하늘에 떠도
는 구름과 함께 사라지고 남덕유산의 상쾌함만이 청량감을 자아낼 뿐이다.
쉼을 마치고 서봉을 항하여 가는데 오렌지색의 동자꽃이 여기저기 활짝 피
어 우리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나게 한다.
작년 여름에 칠연폭포에서 동업령으로 산행하던 중에 예쁘게 보아 두었던
꽃을 여기에서 다시 보니 가슴까지 뛴다.
조금 있으니 전귀옥 선생의 탄성이 크게 나기에 달려 가보니 아, 글쎄 솔나
리란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아 왔던 솔나리가 바로 내 눈앞에 보이질 않느냐 말이
다.
솔나리 잎이 마치 솔잎처럼 생겼다 하여 솔나리라는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
을 까? 하는 김몽현 선생이 식견을 표한다.
바로 그렇다. 가냘픈 잎에 분홍꽃이 정말로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전귀옥 선
생은 이 기쁨을 혼자 누리기가 아쉬어서인지 지인에게 전화로 이 기쁨을 유
감 없이 전한다.
우리는 솔나리를 원 없이 보아가며 남덕유산을 출발하여 40분쯤 걸으니
1,492미터의 서봉에 당도하여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하산 길에 나섰다.
하산 길에 여러 등산팀을 만났는데 육십령 쪽에서 올랐다 한다.
육십령쪽에서 남덕유산 산행이 더욱 가파라 힘들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우리
가 택한 코스가 훨씬 좋은 것 같아 전귀옥님에게 우리 코스가 탁월한 선택
이었다
고 우쭐대니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한다.
우린 주차한 쪽인 교육원 쪽을 향하여 하산을 서둘러 마치고 근처에 있는 음
식점을 들어서니 영업을 하지 않는다기에 서상면의 어느 음식점에 들어서니
어느 60대 여인과 70대 후반 할머니가 운영하는 음식점인데 밖에서 보기와
는 딴 판으로 안은 아주 초라하기가 그지없다.
한번 들어 왔는데 그냥 나가기가 그렇고 해서 방에 들어가서 메뉴를 살펴보
니 육개장이 나을 것 같아 주문하는데 전귀옥 선생은 예감이 안 좋아서인지
식사 주문에서 제외하라고 하기에 7인분을 시켜 기다리는데 초라한 반찬이
먼저 나오는데 우리는 시장기를 못 참고 몇 번 집어먹으니 금방 바닥나버린
다.
추가반찬을 요구하니 주인 표정이 못 마땅해 한다.
불쾌감이 들었지만 나이가 드신 분들이라 그냥 참고 기다리니 육게장이 나
오는데 국물색깔이 전라도 육개장처럼 벌겋지 않고 누리깨 한 국물이 식욕
을 누그러뜨린다.
그러나 시장이 반찬인지라 그냥 꾸역꾸역 먹기 시작하는데 반찬이 부족하기
에 요구하니 마지못해 그릇바닥이 환히 보일 만큼 얇게 담아오는데 말이 안
나온다.
무언가 따져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전라도하고 경상도하고의 음식문
화 차이가 있고 거기에다가 두 노인 모녀가 운영하기에 그저 아무 소리 않고
식사만 마치고 값을 치르고 나서는데 값은 까랑까랑 따져 다 받는다.
우린 그동안 산행을 마치고 맛있게 식사를 하면서 산행삼락을 즐겼건만 오
늘은 아니다.
그래도 솔나리를 맘껏 본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 귀가 길에 들어서 신나게 달
리 다 보니 어느새 호성동에 이르러 헤어지려 하니 전귀옥 선생이 우리 동네
에 오셨으니 잠시 쉬었다 가시라며 레스토랑에 초대하기에 들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바로 우리의 맛, 이 맛이다.
비로소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차기 132차 산행을 서울 도봉산으로 가면
어떻겠느냐는 총무님의 제의에 우리는 거기에 따르기로 하고 131차 솔나리
의 남덕유산 산행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