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송)시대에 여승진(呂僧珍)은 성실하고 겸손했으며 학문을 좋아하였습니다.
자연 벼슬도 높았습니다.
여승진이 한 지방 장관에 부임했는데,
일을 매우 공정하게 정성을 다해 일을 처리하여 심지어 자기 형제들도 관아에 못 들어오게 했다.
그런데 재종(再從: 6촌) 아우가 파를 내다 파는 일을 하다가 집안 형님이 지방 장권으로 오신다
하여 벼슬 한 자리 얻을 요량으로 파 장수를 그만두고 인사 청탁을 했다.
그러자 여승진은 단호하게 “각자의 신분에는 각자의 맞는 직업이 있다.
어찌 친척이라 하여 그 남의 덕으로 벼슬을 얻고자 하는가?
각자 자기 하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하고 물리쳤습니다.
사람들은 여승진의 청렴결백하고 공명정대한 성격과 소탈한 인품에 감동하여 칭송이 자자했습니다.
송계아(宋季雅)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퇴직하고서 살 곳을 정하면서 여승진의 이웃집을 사서 이사하였습니다.
그는 100만 냥을 주어도 충분히 살 집을 1,100만 냥을 주고 기꺼이 구매하였는데,
하루는 여승진이 인사하러 가서 “집을 얼마를 주고 사셨습니까?”라고 물어보았지요.
그래서 “1,100만 냥을 주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깜짝 놀라며 “어찌 그렇게도 비싸게 샀는지요?
100만 냥을 주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집을 어찌 그런 거금을 주고 샀단 말입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백만매택(百萬買宅)이요, 천만매린(千萬買隣)이라.'
백만금은 집값으로 지불했고, 천만금은 당신과 이웃이 되기 위해 지불한 돈이지요.
송계아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여승진과 송계아의 친구 향기는 지금도 향기를 내고 있으니 덕(德)의 향기는 영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