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에게
그래,
조금 쉬었다 와
그러나
오래 쉬지는 마
넌,
다시 서야 해
깎이더라도
심을 드러내
닳아야만
영원히 사는 거야.
웃고 있어
미소 짓는 사진 한 장
책상 위에 올려놓았더니
혼자 웃고
날 보고 웃고
그냥 웃고
마주 보고 웃고
사진 한 장이
자주 웃는
나를 만들었어.
응, 엄마
엄마,
왜 힘이 없어?
밥은 먹었어.
밖이 추워
나가지 마, 엄마
응,
엄마.
엄마는
엄마가 부르고 싶어
자꾸 전화한다.
이사 온다는데
띵동,
-아랫집에 새로 이사 올 사람입니다.
불쑥 내민 종이가방에 담긴
케이크와 쪽지 편지
이웃으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입주 후 좋은 이웃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03호 예비 입주민 드림
어디서 살다 온 사람일까?
언제 오는 걸까?
자꾸 궁금해진다.
KF94
갑자기 유명해지긴 했어
날 만나려
새벽부터 긴 줄도 서야 했지
만약에 말야,
KF94를 혹성 이름이라 하고
'어린왕자'이야기처럼 계속 이어진다면
이렇게 써질지도 몰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박쥐 천갑산 너구리 요리를 먹기로 하고
서로 길들이기를 좋아하면서도 금방 잊어버린대
지난 일은 덮어두고 모두가 바삐
앞만 보고 달려 다니는 곳이래.
카페 게시글
♤ 추천하고싶은 동시
눈물 파는 약국 / 정병도 / 고래책빵
박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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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
23.09.26 21:1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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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눈물 파는 약국 / 정병도 / 고래책빵 글이 참 좋으네요 출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