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잠에서 깨어나나 이른 아침.
핸드폰에 등록된 일정을 뒤적여 본다. 제밥 빽빽하다. 삶의 흐름 속에 돌출되어 있는 특별한 약속들, 계획들이 다.
기다려지는 일정이 있는 반면, 어떻든지 견뎌내야 하는 일정도 보인다.
삶을 뒤돌아보니 가슴 두근거리는 기다림이 제법 있었다. 어렸을 적의 대표적인 기다림은 소풍, 수학여행이
아니었을까. 평소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보고, 평소 잘 먹지 못하던 김밥과 음료수를 먹을 수 있었으니까.
하필 어느 소풍 전날. 어머니가 몰저누우셨다. 매번 싸주시던 맛있는 김밥대신, 평소의 도시락에 곌한 프라이를
하나 얹어주셨다. 하필 그 소풍날 점심. 담임선생님이 어느 집 김밥이 맛있는지 보겠다며, 군데 군데 둘러앉은
아이들이 펼쳐ㅛ놓은 도시락을 둘러보시면서 김밥 한알씩을 드시고 계셨다. 부끄러워 도시락 뚜껑을 열지 못하던
내 차례가 되었고, 도시락 뚜꺼ㅗㅇ을 마지못해 열었을 때 선생님의 당황한 모습과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표정이 지금도 선명하다.기다림과 경험은 보통 기분 좋은 추억이 되지만, 가끔 살짝 어긋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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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기다림과 다가옴
일상에서 떠올린 단상 | 깊은 잠에서 깨어난 이른 아침. 핸드폰에 등록된 일정을 뒤적여 본다. 제법 빽빽하다. 삶의 흐름 속에 돌출되어 있는 특별한 약속들, 계획들이다. 기다려지는 일정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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