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 이젠 제법 어린이집에 적응을 한다.
유리나이는 이제 19개월.
아침에 TV 를 보다가 유모차를 타고 어린이집에 가면서 내가 먼저 신나는 듯이,
"선생님 나유리 왔어요 " 라고 크게 외치면서 내가 먼저 신을 벗고 들어가면 저도 들어온다.
바로 얼마전 까지도 안 가겠다고 도중에 발걸음을 딱 멈추고 울고 했었는데...
서너달째 가다 보니 김혜자 선생님과도 많이 사귀었나보다.
우리 셋째언니 이름과 똑같은 젊은 선생님 이시다.
선생님이 유리에게 할머니 께 인사 를 시키면 안녕도 하고 빠이빠이도 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오늘은 예절교육이라고 한복을 입혀 보내야 한다.
어젯밤에 한복을 입혀보니 너무나도 귀여운데 옷을 벗기라고 날리를 친다.
선생님말씀은 잘 들으려나??
집에서는 밥을 한숫갈 먹을 때 마다 돌아 다니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이 유리를 무릎에 앉히고 잘 떠먹이신다.
역지사지 라고 자식은 바꾸어서 가르쳐야 한다는 옛 성현의 말씀이 어찌그리 맞을까?
요즈음 들어 아기가 신경질이 줄고 잉잉 거리는 울음도 줄고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
말은 못해도 자기가 원하는것을 줄때까지 소리를 응~응~ 지른다
요구르트냐 베지밀이냐 우유냐 중에서 냉장고를 열면 달려와서 한가지를 꺼낸다.
요구르트를 꺼내면 자기 눈 높이에있는 싱크대 설합에서 빨대를 꺼내겟다고 설합을 열고 손을 넣고 휘젓는다.
밥을 잘 먹이기 위해서 한 두 시간은 유유를 안 먹이고 놀이에 빠져 있게 한다.
영어만화에 나오는 소리를 유심히 듣다가 노우 를 따라 해보고
나유리를 부르면 네 라고 대답한다.
가자미를 구어 밥을 먹이면 잘 먹는다.
밤 9시경이 되면 욕조에 샤워기를 틀고 물놀이를 한참 시킨다.
짧은 목욕은 유리가 무척 싫어한다.
30분가량 싫컨 물놀이를 해야 만이 직성이 풀리는 유리다.
밤엔 우유를 너무 많이 먹는다.
잠 잘 땐 그래도 에미와 함께 자던 습관으로 에미 옆에가서 잔다.
우유병을 물고 잠이드니 잠이 깰때마다 우유를 먹다가 잠이드는 습관이 있어서 이다.
좀더 고단하게 놀다가 단번에 밤새도록 자야 우유병을 끊을텐데...
9월15일
유리에게 예방주사를 놓을겸 기침도 치료할겸 에미가 조퇴를 하여 병원을 함께 찾았다.
병원에는 아기들이 많기도 한데
첨엔 진료실에 뛰어 들어가는 것 을 말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행동을 제지 하면 바닥에 누워 버리는 뗑깡이 있는데 꼭 남자애들 같다.
유리 차례가 되어서 처방도 받고 귀지 청소도 받고 독감 예방주사 두대를 놓으니,
앙~ 하고 울면서 진료실 밖으로 나가겠단다.
홈플러스를 카트를 타고 돌면서 시식도 하고 쇼핑을 하는데 유리는 카트에 서서
여점원 들에게 연신 미소와 빠이 빠이를 선사 한다.
지가 무슨 미쓰코리아나 되는듯이 ㅋㅋㅋ.
목욕 을 싫컨 하고나서 떡갈비 조각을 들이대면 입 꼭 다물고 도리도리 하더니 오늘은 양손에 쥐고 다 먹는다.
떡갈비 두개에 빵 먹고 요플레 먹고 라면 헹구어서 먹고 그냥 잠이든다.
10월1일 금요일
어제 유리에게 잡채를 먹이는데 잡채그릇에 손을 넣고 휘젓는다.
안돼! 라고 꾸짖으니 점점 더 하고 그릇을 빼앗으니 울고 식탁위에 다른 물건을 던지고 내동댕이를 친다.
내가 소릴지르고 야단치니 나를 이기고도 남을 고집을 부리면서 앙앙 악을쓴다.
답답하여 아해뜰어린이집 원장님께 상담해보니 다정한 말로 우선 타이르라고 하신다.
할아버지와 함께 집에 들어왔는데 유리가 리모콘을 내던진다.
할아버지와 내가 눈을 찡긋 하고 박수를 치면서 "참 잘했어요! 나유리는 너무 착해요!" 라고 하니
유리가 어이없어 우리를 쳐다 보더니 얌전히 리모컨을 가져다 준다.
할아버지가 진짜 옛날방식과 다른 육아법에 기가 막혀 한다.
역시 아이들 전문가 와 상담이 필요하다.
우유과식으로 밥도 안먹고 많이 토하는 유리에게 진한 옥수수 보리차를 젖병에 어제부터 먹이니까 오늘은 밥을 잘도 먹는다.
배가 부르니 기분도 좋은 모양이다.
10월24일 일요일
지난화요일에 유리가 입원을 했다. (10월19일) 3박4일 성모병원에 입원하고 금요일에 돌아왔다.
나는 가까운 한림병원가자고 우기고 윤경이는 성모병원가야 된다고 우기고,
윤경이회사는 감사기간이라 결근이 안된다 하고, 나도 하는 일을 내던지고 나혼자 입원시키러 갈 수도 없고 해서 아기가 탈진이 되고 나서야 입원을 했다.
동네 소아과 약이라도 철저히 멕였어야 했는데....
약 먹이기도 쉽지가 않아 대충 먹였더니만....
링겔 맞느라 두시간 주사바늘 빼라고 울고 ...
온갖 물건을 침대밖으로 집어 던진다. 밥그릇 물그릇 야쿠르트 등등
화요일 탈수 가 심한데도 어린이집에 갔었는데 경끼를 해서 황급히 응급실로 갔고,
그날부터 설사 와 구토는 멈추었는데 경기 때문에 에 여러가지 검사를 하였다.
엠알아이검사를 하는데 낮잠을 늦게 잔 유리는 잠 오는 약을 세번 먹고도 잠이 들지 않고
마지막으로 잠 오는 주사까지 맞고도 잠을 못잔다.
밤 12시까지도 잠들지 않아 실패 하고 그 다음날 새벽에 엠 알 아이 뇌파 검사까지 다 하였다.
뇌파검사 하고나니 머리가 풀 범벅이다.
깨어나면 머리감기기가 너무 힘들것 같아 잠이든 애를 보호자 침대에 눞히고 대야물을 갖다놓고
살살 잘 감기니 풀이 다 빠지고 반들반들 린스 한것처럼 윤이난다.
다 감기도록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어제 약기운 때문에 늦게사 약기운이 돌았나보다.
오전 7시부터는 내가돌보고 야간은 에미가 돌보고 나는 집으로와서 자고
목요일을 내 생일이었는데 미역국도 없이 지나갔다.
장애인 문구가 화장품을 한셋트 사오고 마음이 담긴 편지를 써갖고 왔다.
금요일아침 집에는 냉장고가 고장이났다고 날리다.
할아버지는 속 이 상해 미치는데 나는 천하태평이다.
내 마음은 내 생일선물 을 하느님이 준비 하시는 것으로 해석하니 너무 좋다.
15년이나 탈한번 안내고 돌아가 준 삼성냉장고가 고맙다.
사위 회사 에서 사원 특가로 구입 하면된다.
성모병원옥상에 정원이 있고 성모마리아상이 있는데 유리가 공손히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아멘을 한다
20개월 짜리 기저기도 못뗀것이 기도를 하니 깜찍하고 귀엽다.
사위 가 말레이지아에서 두달 일주일 만에 돌아와 아기 퇴원을 했다.
검사 결과가 정상이고 좋아서 일찍 퇴원 을 하였다.
집에 오니 밥도 잘먹고 잘 놀지만 생떼가 심하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인지 울고 뗑깡이 심하다.
열은 없는데 기침이 좀 나고 목이 아픈지 찡찡 거린다.
병원에서 소문이 날 정도로 힘들게 하는 아이였다.
링겔바늘 꽃은채 뛰면 보호자도 함께 뛰고 가지말라 붙잡으면 아무데고 가리지 않고
누워 뒹군다.
복도건 현관이고 가리지 않고 드러 누우니 안아 일으키면 쏙 빠져 내려가는데 당해 내기가 힘들다.
잠시 기다려주고 까까 사러가자고 하면 그제사 일어 난다.
다른 아기엄마들이 혀를차며
우리엄마 같았으면 벌써 달아났을것 이라고 놀란다.
여아도 이런애가 있는줄은 처음 알았다.
내가 영어 동화책을 읽어 주니 건 너편 보호자 아줌 마가 놀라워 한다.
내가 별명짖기를 "계산동 욘사마" 라고하는 키가큰 사위가 마지막 날에 나타나니 다른 병상 엄마들이 야구선수인줄 알았다고 하면서
이구동성으로 "장모님께 잘 하셔야 겠어요" 라고 말한다.
나는 당연지사로 외손녀를 돌보고 있지만 다른 엄마들이 볼 때에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던가 보다.
11월7일
딸네가족과 함게 여주에 일박이일 주말여행을 다녀왔다.
여주에 있는 일성콘도에 묵으면서 목아박물관과 신륵사를 관광 하였다.
목아 박물 관의 작품은 너무나도 예술 적이었다.
유리가 어찌나 잘 뛰어 다니고 잘 먹고 잘 자는지 너무나도 건강이 좋아졌다.
몇일 잘먹고는 얼굴이 통통 해졌다.
잠도 쉽게 잔다.
배불리 먹고 소화를 잘 시키니 짜증도 없다.
맨땅에 주저 않지도 않고 쉴 새 없이 뛰어 다닌다.
젖병을 떼면서 짜증과 뗑깡으로 힘들게 하더니 이젠 한 단계 업 그레이드 된것같다.
딸과 마주보고 웃으면서 "이제 정말 살것같애"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