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조영관문학창작기금 수혜자와 수혜작이 다음과 같이 선정되었습니다.
수혜자: 김성백 시인
수혜작: 살고 싶은 아이 외 9편
■수혜자 약력
김성백: 1970년 서울 출생
2018년 계간『시현실』신인상
2022년 제3회 이형기 디카시 신인문학상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
■수혜 소감
늘 그랬습니다. 사이에 있었습니다. 오래 머물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시를 만나 구석에 터를 잡았습니다. 오래 한 곳을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자꾸만 버려진 무언가를 주워 담곤 했습니다. 제게 말을 걸어오면 받아 적고 꿈에 나타나면 그림을 그렸습니다.
가족의 힘을 생각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와 딸 그리고 아들….
당신들이 있어 오늘의 기쁨을 맞이합니다. 가족 모두에게 이 영광을 바칩니다. 먼저 고개 돌리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는 못난 남편입니다. 긴 세월 묵묵히 저라는 시련을 견뎌온 아내에게 각별히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사랑했고 사랑하고 더 사랑하겠습니다.
함께 울고 웃으며 치열하게 시를 고민해 온 동지들이 있습니다. 문학동인 <볼륨> 여러분입니다. 강봉덕, 문현숙, 박진형, 배세복, 손석호, 송용탁, 이령, 정윤서, 채종국, 최규리, 최재훈 시인, 고맙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조영관문학창작기금 운영위원회와 관계자 선생님들, 심사위원 선생님들 그리고 故 조영관 시인께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서툴고 거친 언어, 보잘것없는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쉼 없이 詩에 다가가는 뚜벅이가 되겠습니다. 시는 믿지 않지만 시의 쓸모를 믿기에.
<심사평>
14회째를 맞은 조영관문학창작기금 공모에 시 132명, 소설 72명, 르포 5명이 작품을 보내주셨다. 여전히 문학의 힘을 믿으며 창작에 힘을 기울이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응모자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씀부터 전한다.
작년에는 소설 분야에서 수혜작을 선정했으나 올해는 응모 편수에 비해 심사자들의 마음을 붙드는 작품이 많지 않았다. 본심에 2명의 작품이 올라왔으나 대체로 문장이 평이한 데다 결말을 제대로 아퀴 짓는 힘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지적되었다. 여전히 르포는 응모작이 적은 편인데, 사적 기록과 구분되는 취재와 탐사의 성격을 아우르는 르포라는 장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해 보였다.
시 부문에서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았다. 그중에서 세 명의 작품을 놓고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했으며, 어느 분을 선정해도 괜찮을 만큼 다들 뛰어난 성취를 보여주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작품들을 두고 우열을 가린다는 건 쉽지 않았으나 오랜 논의 끝에 심사위원들이 올해의 수혜작으로 의견 일치를 본 건 김성백 시인의 투고작들이었다.
김성백 시인은 말과 이미지를 다루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언어의 경쾌한 놀림이라든가 상투적이지 않은 이미지의 배치는 시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그러면서도 부조리한 세상의 모순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와 주제 의식이 선명하게 살아날 수 있게끔 시상을 전개하고 이끌어가는 힘이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시인들과 구별되는 김성백만의 시적 언어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성백이 공들여 써 내려간 시들에게 조영관 시인의 이름을 얹어줄 수 있어 기쁘다.
수혜자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이번 창작기금 수혜가 더욱 단단한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뒷배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아울러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이후에 좋은 기회들이 찾아와 주길 바란다.
*심사위원: 김이정(소설), 박일환(시), 김대현(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