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둘 둘레길 8/정동윤
(인천 차이나타운, 월미도)
나이가 들수록 문화와 예술에
심취하여 관심을 가지고 탐색하며
현장으로 찾아가서 확인하는 일은
몸과 마음의 공감 지수를 높이며
특히 감성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은
정신적 노화를 늦추어 삶에 향기를
풍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인천역에서 시작한다
1900 년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로
노량진에서 인천역으로 개설된
경인선의 종점에서
전면의 차이나타운을 바라보면
중국인 특유의 문인 페루가 보인다.
이곳의 페루엔 제1페루 중화가,
제2페루는 인화문, 제3페루 선린문,
제4페루는 한중문이 동서남북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곳 중국인의 국적은 타이완 혹은
한국 국적이 대부분이란다.
거리의 깃발도 축제 때 걸린 것을
보니 오성홍기가 아니라 타이완의
청천백일기가 펄럭이곤 하였다.
차이나타운 중심부에 있는 언덕을
올라가면 황제 계단이 보인다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담았고,
수호지 벽화 사이의 선린문을 통해
응봉산 자유공원으로 올라갔다.
인천 중구의 응봉산에
1897 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만국공원으로 조성되었다가
인천상륙작전의 맥아더 장군 동상이
1957 년에 세워지면서
자유 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서울의 파고다 공원보다 9 년 먼저
만들어졌으며 월미도가 한 눈에 보인다.
한미 백 주년 기념탑을 둘러보고
아주 오래된 낙엽송도 확인하고
맥아더 장군 동상 앞으로 나아가
횡대로 서서 엄숙하게 거수경례를
올린 후에 주변을 살펴보았다.
광장으로 나와 왼편 계단으로 내려오면 바로 보이는 건물이 제물포 구락부다
제물포구락부는
개항기 인천에 거주하던 외국인과 소수의 중국·일본인들의 사교장으로 1901년에 지었다. 벽돌 건물로 지붕은 양철로, 내부에는 사교실·
도서실·당구대 등을 마련하였고, 따로 테니스 코트도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인천 시립 박물관으로, 인천문화원으로 사용되었다가
다시 제물포구락부로 돌아왔다.
이곳 영상 시설이 있는 무대에서
잠시 유안진 시인의
"사랑하는 너는"의 시를 공유하였다
태식이가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기에
이곳에 올려 둔다
사랑하는 너는 /유안진
친구와 나란히 함께 누워 잠 잘 때면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밤새도록 나누고 싶어 불 끄기를 싫어하는 너였으면 좋겠다
얼굴이 좀 예뻐지는 않아도
키가 남들만큼 크지는 않아도
꽃내음을 좋아하며 늘 하늘에 닿고 싶어하는 꿈을 간직한 너였으면 좋겠다.
비 오는 날엔 누군가를 위해
작은 우산을 마련해 주고 싶어하고
물결 위에 무수히 반짝이는 햇살처럼 푸르른 웃움을 아낄 줄 모르는
너였으면 좋겠다
서로의 표정을 살피며
애써 마음을 정리하지 않아도 좋을만큼 편안한 친구의 모습으로
따뜻한 가슴을 지닌 너였으면 좋겠다
한 잔의 커피향으로 풀릴 것
같지 않는 외로운 가슴으로
보고프다고 바람결에 전하면
사랑을 한아름 안아들고
반갑게 찾아주는 너였으면 좋겠다
내 어릴 적 가지고 놀던
구슬이나 인형처럼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온통 사랑스런 나의 너였으면 좋겠다.
...
그 아래로 내려오면 보이는
인천시민愛집은 인천시장 관사에서 인천역사자료관으로 운영되다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전시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널찍한 실내 공간을 둘러보며
전망 좋은 곳이라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나누고 싶었지만 외부 음식 반입 금지라 마당으로 나와 용호가 가져온 커피를 나눠 마시는 여유를 가졌다.
옆집은 '이음 1977'로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
옆집으로 통하는 문이 닫혀있기에
정문으로 내려와 이웃집으로 갔다.
건축주는 전 영진공사 회장
이기상 씨이며 건축가 김수근은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는
철학으로 이 '언덕 위의 벽돌집'
을 지었다고 들었다.
내부 벽돌은 일제강점기의 정미소를
헐 때 나온 벽돌을 사용하고
외부는 문화재 보수용 전돌로 마감,
실내 전등은 일제로 1977년에 이집을 완공하여서 이음 1977.
그러나 오늘은 내부 수리로 10월까지 폐관한다는 안내문을 보았다.강력 추천 코스라
아쉽게 돌아섰지만 관심이 있으면 개별적으로 다녀오시길...
김수근은 1959 년 남산 국회의사당 설계에 1 등 하여 이름을 알리게 되었으나 516 군사 혁명으로 남산의
국회 의사당 건축은 무산되었다.
그는 혜화동의 '공간' 건물과
월간지 '공간' 도 발행하며
지금까지 공간은 대표를 바꾸어 가며
그의 철학은 이어지고 있다.
김수근의 조형대학=건축+의상+
장식미술 +생활미술을 결합한 종합 건축 예술로 진화되어 왔는데
워커힐, 세운 상가, 올림픽 주 경기장,
체조, 사이클, 수영 경기장, 그리고 부여 박물관 등을 설계하여 준공시켰다.
그의 누나 김순자(궁중의상 디자이너)의 집 '고석공간' 을 지을 때
누나가 건축을 부탁하자
"내가 지으면 불편할 텐데..."
누나는 "불편을 멋으로 여길 테니
맘껏 지어봐" 매형 고석은 화가.
지금 그 집은 의식 있는 분이 인수해
원형을 유지하며 생활하고 있답니다
그의 어록으로 내가 좋아하는 글은
"좋은 길은 좁을수록 좋고
나쁜 길은 넓을수록 좋다"
"인간의 보행이 중심에 놓일 수 있는
좁은 길과 작고 아담한 건축을 좋아한다"
아쉬움을 삼키며 근대 거리인
인천 중구청 앞으로 나왔다
중구청을 바라보며 왼쪽은 중국풍의
거리가 오른쪽은 일본풍의 거리가
조성되어 인천근대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전시관과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인천 중구청 앞을 지나
인천 개항장 근대 건축 전시관과
이웃의 인천 개항 박물관과
그 아래의 한국 근대 문학관까지
관람을 하였다. 더 입력하면
우리 머리의 수용 수준에
넘칠 것 같아 언덕 위 공자상을
멀리서 올려다 보고는 생략하고
차이나타운으로...
제4 페루 한중문을 통해 들어갔다.
조금 이르지만 중국집 연경을 택해 3층 독방으로 안내받았다.
조금만 늦으면 긴 줄로
오래 서서 기다려야 한다.
넉넉한 점심을 광권이가 시켰다.
이야기가 술술 풀려나오는 푸짐한
중국식 오찬은 즐거울 낙이었다.
월미도 순환 바다 열차는 표를 끓고
대기 시간이 1 시간 45 분 정도였다
바다 열차 타기를 포기하고
잘 먹은 점심을 소화시키며
걷기로 하였다
좀 먼 듯한 길이지만 둘둘 둘레길
취지에 맞게 힘차게 내달았다.
산 정상을 오를 때는
짧은 거리 가파른 계단을 선택하여
중간에 잠깐 쉰 곳이 오래된 소나무,
장군 나무 쉼터였다
넉넉히 쉬다 보면 독서량이 많은 듯한 광수의 이야기가 풀려나오는데
우린 광수의 노래가 듣고 싶었으나
끝내 듣지는 못하였다.
정상에 올라
인증 사진도 여러 컷 찍었으며
전망 좋은 월미도 유리 전망대로
찾아가서 엘리베이터로 올랐다.
4층에 내려 커피를 주문하는 사이
4층엔 7 명의 자리를 확보할 수 없어
한 층 더 걸어 올라가 바람이 덜 닿는
ㄴ 자 평의자에 앉아
커피 마시며 재미있는 허리 아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나누었다.
특히 인간이 마시는 음료 종류에
따라 출구에서 동일한 향이 난다는
상식적 이야기를 처음 알았다는
친구의 반응에 광수는 다소 의아해
하기도 하였다.
내려오는 길은 완만한 순환길이라
천천히 걸으며 인천역 근처로 왔다
입가심하자며 편의점을 찾다가
옛날 통닭집을 발견하고는
술 당기는 광권이를 따라 들어가
치맥으로 뒤풀이를 겸하였다.
잘 다녀왔습니다
다음 달은 여의도 샛강 생태 공원과
국립 현대 미술관 정영선 전시회를
관람할 예정입니다.
만나는 장소는 추후에 알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