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그렇게 달콤새콤한 복분자를 주시나이까
방금 전에 김자미님의 세콤한 복분자를 맛있게 먹고설랑 이제는 징하게 맛있는 천연식품 오디를 맘껏... 어이 빨리와 저물기 전에
왜 이렇게 시작부터가 높은 오르막길이 헉헉거리게 하는지 허 참!
최문헌 선생님 유격훈련을 하시는지오
관음봉
만덕산 관음봉
김삼중 선생님 신문지 모자가 아주 잘 어울려요. 저도 하나 만들어 주세요
바로 앞이 연석산, 그 다음 높은 봉우리가 운장산이고 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마이산이지오?
마이산은 그만 보시고 이젠 머리만 돌려 보세요! 전귀옥님 말씀
석양녘에 만덕산에 오르며 농익은 오디를 맛보고 관음봉 앞의 수줍은
마이산,운장산, 연석산을 더듬어 보다
산행지 : 만덕산(763.3m)
산행일시 : 2009년 6월11일 목요일 17:40~20:20
참여 : 전귀옥, 김삼중, 김자미, 김지선, 최성복, 권양택, 최문헌, 한태순, 강동운,
김수영(10명)
차량 : 강동운
어제까지만 해도 기대만큼은 아니어도 반가운 빗님이 매마른 땅을 어루만져 주시어
대지가 어머니 품만큼이나 보드라운 땅을 만지작거리며 들꽃들과 눈인사를 나누던
차에 전귀옥님으로부터 산행한다는 메시지가 내 가슴을 마구 콩당거리게만 한다.
바로 참여한다는 메시지로 답하고 약속시간에 화심두부 주차장에 이르러 기다리니
이윽고 강동운님의 9인승차가 도착하여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막내차가 허겁
지겁 도착하여 9인승차에 10명이 타고 비포장 곰티재를 가는데 그저 아늑하기만한
숲길이 정겹기만 하다.
미륵사 오름길 앞에 주차하고 간식을 배분받아 오르는데 시작부터가 가파르기만 하
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정겨운 선생님들하고 정담을 나누면서 오르니 그저 좋기만 하다.
가는 중에 전귀옥님이 카메라를 깜박 놓고 왔다하며 걱정하기에 내 허리춤에서 카메
라를 꺼내 드리니 안도의 한숨을 쉰다.
숲길에 들어서니 사위가 어스름한 가운데 들꽃 천남성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 시간에 하산하는 산행객이 하나도 없는 적막한 산중에 우리 일행 소리를 듣고 미
륵사 개들이 반가움인지 아니면 경고의 소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고즈넉한 석양녘의
산중을 뒤흔든다.
오르고 올라 만덕폭포 앞에서 쉬는 중에 김자미님이 1리터 보온카바에 싸인 물병에
가져온 시원한 복분자 주스를 주는데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한게 징그럽게도 맛있
다.
쉼을 마치고 오르는데 큰 오디나무가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데 새까맣게 농익은 오디
를 우리에게 아낌없이 내 놓는다.
우리 모두 오디나뭇가지에 매달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맛에 취하던 중 누군가가 어둡
기 전에 이만 가자고 한다.
끊임없이 펼쳐진 오르막 바위길이 나를 지치게 한다.
그러나 어쩌랴 끄덕끄덕 가는 수밖에.
오르막 길에 쓰러진 큰나무가 우리를 가로막는데 최문헌님은 군대생활 유격훈련 자
세로 보드랍게 넘는다.
드디어 오르막길에 오르는데 선행팀들이
" 자 출발합시다?"
하며 뒤쳐진 나와 간밤의 회식자리에서 과음한 누구(?)를 쳐다보며 웃음으로 약 올리
며 오르는 시늉을 한다.
관음봉에 오르니 연석산, 운장산, 마이산이 바로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광경이 장관을 이루어 우리 모두가 감탄사를 아낌없이 쏟아냈다.
표지기를 따라 정상에 오르니 여느 산과는 달리 정상이 아주 소박하기만 하다.
우리 일행이 바짝 붙어서야 기념촬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시계를 보니 19시 20분이다.
우리는 서둘러 하산을 하면서도 언제인가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정상에서 13Km인
슬치쪽으로 산행해 보자가 강동운님이 제안을 한다.
한번 시도해볼만 한 산행이다.
하산길이 오르막길 못지 않게 가파르고 지루하다.
아주 좁은 길이 있는가 하면 바위로 가는 길이 있어 표지기를 잘 살피면서 가야할 산
행이다.
한참 내려 오르는데 표지기길이 양갈래 길이 나오기에 선두팀이 후발팀을 기다리며
전귀옥님에게 왼쪽 아니면 오른쪽 길인가 물었더니 오른쪽 길로 가야 우리 차가 주차
한 곳에 간다고 하기에 오른쪽 길을 택하여 가는데 낙엽이 쌓여 있어 미끄럽다.
일행 중에 엉덩방아를 찧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한참 내려가노라니 사위는 땅거미가 짙게 깔려 우리 일행 얼굴은 안보이고 형체만 전
나무 숲사이로 보일 따름이다.
한참 조심조심하며 내려오니 숲길을 벗어나니 묘지가 나오면서 장수 고속고가도로
가 나오며 주위가 약간 훤해지며 햐얀 약모밀꽃이 우릴 반긴다.
약모밀은 일명 '어성초'라고 하는데 꽃 냄새가 생선 썪는 냄새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린 안전하게 하산을 마치고 차에 오르며 귀가하는데 찻속에서 최성복님이 군대생
활 대위 시절에 어스름한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중에 피투성이의 큰 개가 나타나 뒤따라 오기에 쫓았더니 도망가질 않고 오히려 앞 두발로 최선생 양어깨를 걸
치기에 소름끼치더라며 더 나아가 비오는 날 하얀 소복입은 여자를 만났다는 등 이러
한 오싹한 이야기를 깜깜하고 적막하기만 한 마치 산적이라도 나타날 듯한 산길을 천
천히 내려 오는 중에 공포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 모두 그 이야기에 흠뻑 취하다 못해
소름까지 솟는다.
우리 일행이 10명이라 다행이지 만약에 한두명이었더라면 더욱 오싹해졌으리라.
이러한 으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는 차에 어느새 화심두부집에 이르러 하차하여 저녁
식사를 하는데 그야말로 꿀맛이다.
식사를 마치고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내가 살고 있는, 밤
중엔 멧돼지 가족들이 산책하는 호젓한 밤길을 달리는데 그 오싹한 이야기가 되살아
나서인지 해월리쯤에서 직진으로 가야하는데 소양쪽인줄 알고 오른쪽길로 들어서니
컴컴하기만한 옛날 구도로가 나온다.
이러한 나를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특히 야간 운전할 땐 자나깨나 정신차리고 앞길을 똑바로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