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 고현자
출렁이는 징검다리를 건너듯
하나둘 떠나보낸 나뭇가지
새 생명을 잉태하는 꽃 향이 비릿하다
꽃잎이 줄다름을 치듯 수상하다
바람 속을 무리 지어 달린다
후두둑
봄비인 듯 꽃비인 듯
뛰는 심장을 잡아챈다
혈관이
굽이굽이 흘리고 간 발자국은
새하얗게 오솔길에 휘청이며 나뒹굴어
이리저리 찢기고 밟힌다
청춘 원 없이 바쳤건만
먹구름이 온몸을 휘감는다
흔적 없이 사라져 가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