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교육’을 최고의 화두로 만들어가자!
제안자 : 강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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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교조가 창립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무엇 하나 바꿔내지 못했다.
‘참교육실현‘을 외치며 나선 전교조1세대들은 이미 은퇴했거나 혹은 원로교사가 되었다. 전교조 2세대라 할 수 있는 활동가들은 40대 중후반, 50대 초반이 되었지만 학교에서 그들은 리더로서 역할보다는 여전히 비판자로서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교육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 나이 때 교사들이 교감교장으로 진출하여 학교의 리더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해 본다면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과적으로 우린 22년 동안 교실을 바꿔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민주적으로 교장을 선출하는 것 마저 이루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데올로기 적으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냉정히 말한다면 20여 년 동안 우린 무엇 하나 새롭게 창조해 내지 못했다. 우린 무얼 한 것일까? 우린 나태하거나 개으르지 않았고 잠시도 멈춰있지도 않았다. 그럼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것은 끊임없이 비판자로 남았기 때문이다. 반대! 반대! 투쟁으로 일관한 20년이 가져다준 결과 인 것이다. 또한 ‘권력’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서도 기인한다.
이젠 미래 10년,20년 마저 그렇게 실패한 역사로 만들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선 ‘비판자운동’의 수준에서 벗어나 창조적 기획을 통해 국면을 주도하는 운동으로 방향을 틀어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세적으로 권력을 바라봐야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주장하는 교육개혁의 최종 완결 자는 언제나 권력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교육운동 앞에 ‘권력’은 화룡(畵龍)의 점정(點睛)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 대선 판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2. ‘나의 최우선 정책은 교육! 두 번째도 교육! 세 번째도 교육이다!’-영국총리 후보 토니블레어
만약 한국의 유력한 대선후보가 블레어처럼 최고의 정책을 ‘교육!’이라고 유세를 한다면 국민들은 물을 것이다.
‘교육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이요?’ 나는 ‘핀란드처럼 무학년 학점제와 단계별 및 맞춤형 수업을 통해 사교육 줄일 것이다!’ ‘두 번째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획기적으로 줄여 자녀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받게 할 것이다!’ ‘세 번째는 학교장자격증을 폐지하고 내부에 개방하여 승진구조가 망가뜨린 교육을 바로잡을 것이다!’ ‘네 번째는 교무행정전문인력을 채용, 교육과 행정을 분리함으로서 교육을 살리고 동시에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미래의 성장 동력은 교육을 통해 열어갈 것이다!’ 이렇듯 대선후보의 입으로 전교조의 요구가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후보가 당선된다면 당선자의 정책은 현실이 될 것이다.
전교조가 내년 대선에서 만들어 내야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교육을 2012년 대선전의 최고의 화두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불가능 하다고 보지말자. 영국에서도 가능했다면 우리도 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 다 한 번도 대선전에서 교육이 빠진 적도 없지만 최고의 화두가 된 적도 없다. 그러나 경제력측면에서나 교육모순의 정도에 비추어 총력을 다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대선전에 교육을 최고의 화두로 만들어 내야만 우리가 추구해온 교육변화의 꿈을 단 숨에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마치 MB가 그 엄청난(?) 4대강 사업을 단숨에 해 치워 버렸듯이. 이제 교육을 어떻게 2012년 대선 판에 최고의 화두로 만들 것인가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정교하게 설계해 들어 가야한다.
그래서 2012년의 대선을 이용하여 학교를 살릴 수 있는 모든 처방을 통째로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교육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정치세력을 만들어 보자. 교육을 최고 화두로 삼은 정치세력에게 표를 주겠다는 국민을 만들고, 교육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표를 호소하는 정치세력과 그런 정치세력에게 표를 주는 국민, 이 두 존재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만들어 보자.
3. 대선 판! 교육복지가 아니라 교육개혁이다!
우리 내부에 여전히 상황에 끌려가는 논리들이 있다. 앞선 글에서 전교조가 왜 20년 동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는가를 말했다. 주어진 조건에서 ‘반대! 반대!’ 만 외치며 자신의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자세, 국면을 주도할 생각은 못하고(주도할 생각을 미리 포기한 체) 이미 대세인 듯 한 상황에 맞추어 행동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
지금 국면에서 교육 이슈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이다. 이것은 현재의 시점에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교조가 아무런 행동을 조직하지 못한다면 아마 대선에서도 비슷한 주제가 부각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교실이 달라지거나 수업이 달라지지 않는다. 즉 학교가 전혀 달라지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은 교육복지의 문제다. 이런 교육복지의 주도성은 대학(생)과 시민사회에 있다. 그리고 그것이 맞다. 전교조는 그 주체들과 연대의 수준에서 행동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학교를 바꿀 주체의 문제다. 누구인가? 전교조다. 이 대선 판에 학교를 바꿔야 한다고 달려들 주체는 전교조다. 따라서 전교조는 대선 판에 ‘교육복지’가 아니라 ‘교육개혁’을 최고의 화두로 만들기 위한 싸움에 돌입해야한다. 주어진 국면에 따라만 간다면 새로운 국면을 볼 기회는 영원히 없다.
2012년 대통령선거는 학교 개혁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교육이 대선후보의 최고의 공약으로 올려 진다면 수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줄이는 일도, 전체 교장을 내부 형으로 직접 선출해 뽑는 일도 가능한 일이 된다. 학교를 동사무소로 변질시키는 행정업무도 교육과 완전히 분리하는 일도 가능한 일이 된다. 특목고 자사고 폐지도, 무학년 학점제 학교도 대선후보의 우선적인 집권전략이 된다면 더 이상 불가능한일이 아니다. 즉 학교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화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4. 2012, 교육, 바꿔야 할 것들!
현재 시민사회, 정당 등이 활발히 총∙대선의 주요 화두에 대한 논의가 진행 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은 주요하게 포함되고 있지 않다. 즉, 시민사회, 정당의 탁자엔 ‘평화, 복지, 노동(환경, 경제)’ 만 있을 뿐 ‘교육’은 없다는 것이다.
겨우 ‘교육’자가 들어가 논의되는 것은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정도가 ‘복지’의 개념 속에서 흡수하고 있는 정도이다. 이래가지고서는 학교를 바꾸는 힘을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다.
이것은 순전히 우리들 잘못이다. 우리가 준비하고 대비 하지 못한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바삐 행동에 들어가면 된다. 우선 교육의 어떤 핵심정책을 가지고 2012년에 나설 것인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그 핵심 정책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 과거에 소수 이론가들이 어설프게 만들어 놓은 그런 핵심정책 말고, 모든 정파가 참여하고, 전 조합원이 참여하여 만든 그런 정책이 필요하다. 즉 명실 공히 전교조 전체가 합의하여 만든 정책을 만들어 내야한다.
그리고 그 핵심정책을 교육계를 넘어 사회적, 정치적 영역으로 확장시켜 나가야한다. ‘교육’이 왜 2012년에 최고의 화두여야 하는지, 교육의 변화가 한국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낼 수 있는지를 온 조직이 나서 설득해야한다. 그래서 대선 후보의 입에서 ‘2012년 최고의 화두가 교육이다!’ 는 일성이 나오는 순간 까지 노력해야한다. 그것이 지금 전교조가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2012년, 교육, 바꾸기 위한 행동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