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양의 풍경을 만들건 그것은 여간 고되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줄 알면서 궂이 풍경을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듯, 바라보니 기분좋으니까 만드는 것이다.
바로 그 기분이 좋으니까, 바라보기에 기분이 좋으니까 만드는 것일뿐
다른 이유들은 모두 곁가지들이다.
작은 평수라도 열심히 땀흘리며 예쁘게 밭을 일구어논 농부의 마음은
제후장상이 누리는 것에 비겨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절대적으로 옹골찬 기분일 것이다.
그런 밭에서 보리나 감자, 옥수수를 수확하는 것도 큰 보람을 느끼는 기분이겠지만
좀더 특용스러운 작물을 재배해내는 것 또한 큰 기쁨을 주듯이
같은 노동력을 들여서 좀더 그럴싸하게, 좀더 예술적이게, 좀더 자연적이면서 역동적인
풍경을 연출해냄 또한 큰 즐거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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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수억년 동안 겪어서 이룩,변화되어 온 풍경을 따라 나도
그에 못지 않은 풍경물을 짧은 시간 안에 이룩해 본다면
자연과 어깨를 견줄정도의 거창하고 교만한 성취감까지는 아닐지라도
대자연의 너그러운 품성에 애교를 부릴정도의 성취감이 주는 행복한 기분은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대자연이라는 스승 앞에 작은 성과물을 놓고 "보세요! 나도 이렇게 만들었으니 나 또한 자연의 일부임에 틀림없지요!"
투정을 부려봐도 큰 스승은 노하거나 무시하지 않을게 분명하니 말이다.
자연은 항상 행하고 있고 우리 인간은 언제나 알고 있다.
자연은 항상 오리지널이다. 과거에도 현재, 미래도 자연만이 오리지널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자연은 지금도 오리지널이고 시시각각 오리지널을 이룩하며 행한다.
바람이 일렁이며 지나간다. 곧 눈앞에서 억겁의 인드라망이 찰나에 지나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