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 잠시 소풍왔다 쉬어가는 동안 여정이 편안하고 즐거운 것이 참으로 가치있는 인생이 아닐까
조심조심 살얼음판 위를 걷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내 삶 또한 아슬아슬하게 느껴진다
사소한 일에 상처를 주고받으며 밤새 내 뜰에는 분노의 탑들을 수십 번은 쌓고 허물었다 를 반복했다
살면서 남도 아닌 가족들 사이에서 계속 반복 되는 이런식의 감정 풀이가 이제는 버겁다
내가 소심하고 못나서 평생 시원시원하게 원하는 각도로 큰 원을 그리며 살지 못하고 그저 이렇게 살아온 탓일까
그렇다면 최소한 편견 아집 독선 오만을 수십 번씩 전진과 후진을 시키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미묘한 각도로 세상살이 충돌에서 비켜 간다면 대견함에 희열을 느끼고 산다면 사는 게 예술이 아닐까
누가 내게 무엇 때문에 왜 사는지 묻는 다면 주변의 아픔을 보듬으며 함께 보람을 나누리라 했었다
허나 세월은 덧없이 나의 연륜을 쌓아놓고 내가 그때 한 생각들이 틀렸음을 함께한 인간들이 내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
요즘 일주일 동안 어떻게 살았는 지도 모르게 이런저런 일들로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었는데 허구헌날 어찌 좋은 일만 있을까
우리 그이를 떠나 보내고 내가 생각해도 대견하리 만큼 빈자리 느끼지 않고 씩씩하고 꿋굿하게 살았다고 자부하고 싶다
내가 만약 우리 그이 그늘 없이 혼자서 살수 없었다면 나 뿐만 아니라 자식들 역시 마음적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조용한 시간 사색에 잠길때면 다각적으로 볼때마다 정신 아찔함이 느껴지고 한없는 감사함을 피부로 느낄때 참 많았다
아무리 남들은 육남매 자식들이 효자 효녀 들이라고 하지만 자식들 기대지 않고 살수 있는 게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른다
왜냐고 묻는 다면 내가 살아갈 형편이 어려워서 받는 용돈과 그냥 효도로 주는 용돈 받는 입장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한참 글쓰기 작업 중인데 방금 큰사위 왕초 도착 현관문 들어서는데 겨울에 춥다고 방창문 새로 갈겠다고 큰사위 왔다
지난주 일요일 처서도 지나고 아침저녁 시원해도 한낮은 지열이 이글거리는 날씨에 주말 인데 큰사위 쉬지 못해서 미안하다
도와주는 사람 없이도 창문다는 작업 금새 끝나서 왕초야 엄마가 저녁밥 할게 먹고갈래? 물었더니 집에가서 먹겠다고 했다
우리 나가서 시원한 냉면이나 쫄면이라도 먹자 했더니 왕초 엄마 쫄면은 내가 살게 나가자는 말에 평상복 차림으로 나갔다
분식집에서 쫄면 떡볶기로 저녁식사 대신하고 큰딸 왕초가 소풍정원에 산책하러 가자기에 차 타고 가보니 사람이 많다
큰사위 왕초 산책하는 동안 정자에 앉아 기분 전환 차원에서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 올려다 보며 혼자 노래 몇곡 불렀다
산책하고 돌아온 큰사위 왕초랑 대화 하는데 공원에 우거진 정자나무가지 사이로 보름달이 쏙내밀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꽃으로 뒤덮힌 연못에서 간간이 울어대는 황소개구리 풀벌레 울음소리에 선선한 바람까지 더해 벌써 가을 을 느끼게 했다
아이 인지 어른 인지 모르지만 하늘에 환한 불꽃 연등 날리고 펑펑터지는 폭죽 소리까지 별빛이 아름다운 밤 하늘 수놓았다
시원한 정자에 누워 대화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왕초는 공원이 좋다며 언제 삼겹살 구워 먹으러 오자고 했다
애마 붕붕이 차 고쳐서 마음 홀가분 해도 종일 우울했는데 큰사위 왕초랑 밖에 나가서 기분 전환하고 돌아왔다
큰사위 효심 한없이 고맙고 미안 하지만 깔끔하게 새창문 달아서 좋고 힘들게 비니루 치지 않아도 춥지 않고 따뜻 하겠다
2015년. 8월 29일. 글 : 천 사 은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