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인데..
이런 날이면 과연 몇이나 미네와스카 마운틴을 즐길지 궁금해.. 미네와스카 호수를 향했다^^
87번 하이웨이 가는 길은 약간의 햇빛도 나와
잘하면 비가 안 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순간적으로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로 비가 올 확률이 많다고 했으니 그런 기대는 버리고..
비를 맞으며 즐기자고 했다.^^
아기자기한 뉴 팔츠 대학 타운 거리를 지나 공원으로 가는..
흐린 날이지만 단풍으로 물든 도로 변 풍경은 눈을 번쩍 뜨게 했다.
바로 이것을 즐기려 온 게 아닌가^^
공원은 호수가 있는 정상에 오르는 길을 오픈한 걸 보니 호수 근처 너른 필드가 어떻게 변했을지도 궁금해졌다.
이윽고 차를 파킹하고 나오니.. 우리가 파킹한 주차장에는 차 한대가.. 근처에 대여섯 대 차가 보인다.
하지만 새로 지은 훌륭한 건물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마치 이 자리에 있어야 할 건물이 이제야 생긴 것처럼 주위 풍광과 잘 어울리면서..
그런데 입구에 한자가..
한자가 아니네.^^.
오늘은 비가 오니 욕심내지 않고 호수 주위만 한 바퀴 돌련다.
밤에 / 홀로 듣는 빗소리
비는 깨어 있는 자에게만 / 비가 된다.
잠든 흙 속에서 / 라일락이 깨어나듯..
// 오세영의 "밤비" 중에서
밤비의 맛과 향기는 오직 이곳에 밤에 깨어 있는 자들에게만 주는 선물.^^..
라일락 꽃 향기 역시 그들만의 향기요, 즐거움이듯..
우산을 쓴 이.. 우비를 쓴 이들.. 비를 맞고 즐기는 이..
드물기는 하지만 간간히 마주치는 사람들.. 그 들 속에 우산을 들고 길을 걷는다.
호수와 나무와 길 위로 내리는 비를 보며.. 미네와스카에 내리는 비는
여기 와서 마음을 열고 바라보는 이들만이 비를 만나고..
비가 되고 있음을 본다.^^.
폭우가 아니기에 약간의 여유만 있다면 우산없이도 걸을 수 있는 촉촉한 단풍든 호숫가 길..
한적을 즐기는 이라면 차라리 비 오는 날을 찾아 오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어떠한 음악보다 아름다운 소리로
산에 들에 가슴에 꽂히는 비
얇디얇은 옷을 입어 부끄러워하는 단비
차갑지만 사랑스런 그 뺨에 입맞추고 싶네
우리도 오늘은 비가 되자
// 이해인의 "비 오는 날의 일기" 중에서
우리는 이해인님의 말처럼 오늘은 비가 되어 부끄러워하는 단비를 뺨에 입맞추고 있다.^^
오늘 많은 사람이 이 풍경을 즐기지는 못해도.. 그림같은 단풍 풍경이 취하게 하듯..
모두들 행복했으면..()..
하는 꿈같은 기원을 호수를 바라보며 빌어본다.()^^.
호수 동쪽에서 절벽 위에서 호수를 바라 볼 때는 비바람이 제법 세다.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쵸코렛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그 가로등불 아랜
보라색 물감으로
세상사람 모두다 도화지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 "비오는 날의 수채화" 노래 중에서
호수와 그 주변 사진을 담으려는데..
미국인 아주머니가 사진 앵글 속으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며 들어온다.^^
나도 웃으며 웰컴. 두 아이 메이크 어 유어즈 포토?^^
하니.. 웃으면서 가던 길로 걸어간다.
행복이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저 아주머니처럼 불쑥 친근하게 나타나 웃음을 주는 그 순간에 있는 게 아닌지..
어느새 호수 한바퀴를 돌았다.
사실 호수 한 바퀴만 돌고 돌아가긴 두 시간 이상 드라이브 해서 온 곳으로는 너무 아깝다.
해서 짝님에게 말한다.
오늘 에프터는 곰산이 기다리고 있다고.^^..
거기도 비가 제법 심하다면 눈도장만 찍고 집으로 갈거라면서. ㅎㅎㅎ^^
짝님 한마디..
오늘 비가 오고 바람도 제법 있다고 하는데.. 나들이가 미친 짓 아닌가 했는데..
의외로 놀라움과 기쁨이 컷던 단풍 구경이었어.. 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