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만
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좋은 걸 함께 할 때 더 쌓이지만
정은...
어려움을 함께 할 때 더 쌓입니다.
사랑때문에 서로를 미워할 수도 있지만
정 때문에 미웠던 마음도 되돌릴 수 있습니다.
사랑은 꽂히면 뚫고 지나간 상처라 곧 아물지만
정이 꽂히면 빼낼 수 없어 계속 아픕니다.
사랑엔 유통 기한이 있지만
정은 숙성 기간이 있습니다.
사랑은 상큼하고 달콤하지만
정은 구수하고 은근합니다.
사랑은 돌아서면 남이지만
정은 돌아서도 다시 우리입니다.
사랑이 깊어지면
언제 끝이 보일지 몰라 불안하지만
정이 깊어지면 마음대로
뗄 수 없어 더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제 내 삶에 남은 나머지 세월을
무얼하며 살겠느냐고 물으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말하리...
기도로 하루 열어
텃밭에 가꾼 행복 냄새로
새벽별 툭툭 털어 아침 사랑 차리고
햇살 퍼지는 숲길 따라 야윈 손 꼭잡고 거닐며
젊은날의 추억 이야기 하면서
선물로 주신 오늘이 감사하고
호수가 보이는 소박한 찻집에서
나이든 옛 노래 발장단 고개짓으로
나즈막이 함께 따라 부르며...
이제까지 지켜주심이 감사하고
한마디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무슨 말 하려는지, 생각하는지 읽을 수 있고
살다 때로 버거워지면
넉넉한 가슴에서 맘 놓고 울어도
편한 사람 만났슴이 감사하고...
빨간 밑줄친 비밀
불치병 속앓이 털어 놓아도
미안커나 부끄럽지 않게
마음 나눌 사람 곁에 있슴이 감사하고...
세상에 태어 난 의미요
살아 온 보람이며 살아 갈 이유되어
서로 믿고 의지하고,
가을 낙엽 겨울 빈 가지사이를
달리는 바람까지 소중하고,
더 소중한 사람있어 범사에 감사하고...
서산에 해 넘으면 군불 지핀 아랫목에
짤짤 끓는 정으로
날마다 기적속에 살아감이 감사하고...
하루해 뜨고 지는 자연의 섭리
차고 기우는 달과 별들,
보내고 맞는 사계,
물고기 춤사위 벗하여
솔바람 푸르게 일어서는 한적한 곳에
사랑둥지 마련해 감사 기도 드리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