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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서선정 글, 그림
향│2023.3.20.│40쪽│18,000원│그림책│6~7세
주제어 : 건널목, 만남, 놀이, 상상, 판타지, 세로판형
“내가 그쪽으로 갈까?” 건널목 앞에 섰다. 갑자기 길이 출렁거리고 물고기가 튀어 오른다. 친구는 낚싯대로 물고기를 잡는다. 파도가 치고 횡단보도 줄이 뾰족뾰족해진다. 그 사이로 솟아오른 대왕문어에게 잡았던 물고기를 먹이로 준다. 세로 판형이 건널목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더 실감나게 즐기게 한다. (강윤미)
아기 멧돼지를 낳았대
이상교 글 |정문주 그림
딸기책방│2023.6.5.│38쪽│15,000원│그림책│6~7세
주제어 : 동물, 탄생, 축하, 선물, 의성어
조용하던 깊은 산에서 멧돼지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기 멧돼지 일곱 마리가 태어났다는 소식으로 숲은 왁자지껄하다. 친구들은 힘들었을 엄마와 아기들을 걱정하며 먹을 것을 가져다주기로 한다. 고라니는 열매를 목에 주렁주렁 걸고, 토끼는 당근을 부엉이는 노란 달을 머리 위에 얹고 모두 함께 산비탈을 달린다. 움직임이나 소리를 표현한 글이 반복되며 리듬감이 느껴진다. (김현정)
찬란한 여행
이욱재 글, 그림
달그림 | 2023.6.5. | 48쪽 | 19,000원 | 그림책 | 10~11세
주제어 : 페트병, 환경, 경고, 미세플라스틱, 반어법
나는 귀엽고 반짝인다. 다들 나를 좋아하지만 그건 잠깐이다. 금세 버려져 강으로 떨어진다. 강을 따라 넓은 바다에 도착했다. 거대한 파도와 이글거리는 햇빛이 무섭다. 외로운 여행 끝에 나처럼 반짝이는 친구들을 만났다. 이 여행은 이제 끝난 걸까? 작은 페트병의 찬란한 여행은 끝없이 계속된다. (이은숙)
내 딱지 얘기를 하자면
엠마 아드보게 글, 그림│ 이유진 옮김
문학동네│2023.5.9.│36쪽│15,000원│그림책│8~9세
주제어 : 상처, 학교, 관심, 친구, 소동, 유머
탁구대 위에서 응원하며 놀다 떨어져 무릎에서 피가 났다. 학교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달려온다. 아팠지만 사람들의 관심에 참을 만하다. 친구들은 밥도 가져다주고 가마도 태워준다. 며칠을 특별대우 받다 보니 오히려 딱지가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까지 된다. 묘한 감정을 실감나고 재미있게 잘 보여준다. (정영화)
블루베리 오믈렛
샤를로트 르메르 글, 그림 | 이정주 옮김
주니어RHK│2023.5.25.│44쪽│15,000원│그림책│6~7세
주제어 : 곰, 사슴, 숲, 이웃, 초대, 소풍
곰 그랑디오즈와 사슴은 새 이웃 클로디에게 점심 초대를 받았다. 함께 블루베리 오믈렛을 먹을 예정이다. 그런데 상모솔새들이 블루베리를 다 먹어 버린다. 그랑디오즈는 블루베리, 라즈베리, 블랙베리가 한가득 있는 비밀 나무로 친구들을 데려간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하는 이야기, 아기자기한 그림 모두 귀엽다. (노은정)
꿈쩍도 안 할 거야
오쓰카 겐타 글|시바타 케이코 그림|황진희 옮김
길벗어린이|2023.6.25.|40쪽|14,000원|그림책|6~7세
주제어 : 넓적부리황새, 사냥, 물고기, 상상, 반복
연못 앞에 넓적부리황새가 가만히 서 있다. 무서운 뱀이 다가와도 도망치지 않는다. 펭귄이 하늘을 날거나 악어들이 두 발로 걸어가는 우스운 행동을 해도 본 척 만 척이다. 꿈쩍도 하지 않고 연못만 바라본다. 그때 물고기 한 마리가 얼굴을 쏙 내민다. 이번에도 넓적부리황새는 꿈쩍도 안 하고 그냥 있을까? (황정연)
길러지지 않는다
탁동철 글 | 김종숙 그림
낮은산 | 2023.4.20. | 168쪽 | 13,000원 | 우리동화 | 10~11세
주제어 : 비, 놀이, 아바이마을, 이웃, 고양이, 자연, 생명
속초 아바이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자연 속에서 실컷 뛰어논다. 비를 맞으며 깡통차기를 하고 바닥에 누워 빗물도 받아먹는다. 다 같이 빗속을 줄줄이 행진한다. 어미를 잃은 새끼고양이를 발견하고 체육관 뒤 구석에 집을 지어주며 돌본다. 사룟값을 벌기 위해 폐지를 모으고, 토란과 민들레, 냉이, 조개 등을 캐어 시장에 내다 판다. 동무들과 함께 있으면 뭐가 되든 된다는 걸 알아 사료를 사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아바이마을에는 전쟁 때 북에 있는 가족과 헤어져 평생 그리움을 안고 사는 어른들이 많다. 단천집 할아버지는 피난 가다 동생 손을 놓치고 요즘도 매일 눈물지으며 동생을 부른다. 폐지 줍는 할머니는 비행기 폭격의 충격으로 아직도 하늘이 무서워 땅만 보고 걷는다. 아픈 기억을 가진 어른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마음은 고양이를 돌보는 마음과 닮아있다. 아바이마을에는 정직하고 나눌 줄 알고 다른 이의 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아이들이 길러지지 않고 스스로 자라고 있다. (박은영)
써드 2
최영희 글 | PJ.KIM 그림
허블 | 2023.5.26. | 248쪽 | 13,000원 | 우리동화 | 12~13세
주제어 : SF, 로봇, 행성, 친구, 괴물, 선물, 우정
안트는 행성 에레모스에서 공장 관리자로 일하는 로봇이다. 인간에 대한 기억과 특성을 간직한 안드로이드다. 안트에게는 문어처럼 생긴 리토스라는 로봇 친구가 있다. 안트는 리토스의 생일마다 선물을 주었고 2000번째 생일에는 특별히 꽃다발을 준다. 그런데 리토스가 다음날 범죄자가 되어 경찰에게 잡혀간다. 에레모스의 백과사전인 <거룩한 사전>을 해킹했다는 것이다. 안트는 리토스가 자신의 비밀을 지켜주려고 범죄자가 된 것을 알게 된다. 에레모스의 지배자는 인간이 로봇을 만들었다는 내용을 삭제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었고 리토스가 그것을 막으려고 한 것이다. 안트는 인간의 기억을 가진 로봇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바로 파괴될 위험한 상황이지만 친구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에레모스는 인간의 존재가 전설로만 전해지는 로봇 행성이다. 그곳에는 역할에 따른 다양한 로봇이 있다. 촉수가 많은 로봇도 있고, 둥근 공 모양 로봇도 등장한다. 로봇의 세계를 그려볼 수 있고 인간성의 의미도 생각해 보게 한다. 《써드1》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권현희)
모두의 연수
김려령 글
비룡소 | 2023.5.31. | 340쪽 | 15,000원 | 청소년문학-소설 | 13세부터
주제어 : 보호자, 친구, 마을, 슈퍼, 조별과제
명도단은 지방 변두리 바닷가 마을에 있는 오래된 상가 골목이다. 연수는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죽고 어린 이모와 둘만 남겨진 때부터 명도단 슈퍼집 손녀로 골목을 누비며 자랐다. 따지고 보면 슈퍼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모의 시댁으로, 연수의 사돈어른이지만 상관없다. 명도단에서는 살롱 삼촌도 찻집 이모도 수제비 식당 할머니도 모두 연수를 챙긴다. 연수는 명도단이 키운 모두의 손녀이자 딸이자 조카다.
아이패드를 살 돈이 필요한 연수는 슈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다. 일당도 시간도 멋대로지만 슈퍼에 대한 애정만큼은 넘친다. 학교 조별 과제로 친해진 차민, 우상, 시영과 ‘공원&슈퍼’라는 모임을 결성한 연수는 넷이서 함께 영화를 보고, 라면을 먹고, 공원에서 놀기도 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그런데 어느 날 연수의 친아빠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나타난다. 멋있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남자의 모습에 연수의 마음이 복잡해진다. 세상에서 가장 보호자가 많은 아이 연수는 명도단 사람 ‘모두의’ 연수답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걸음을 시작한다. (최아영)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 이윤엽 이야기 판화 그림책
이윤엽 글
서유재ㅣ2023.3.2.ㅣ180쪽ㅣ20,000원ㅣ글모음ㅣ12~13세
주제어 : 땅, 농부, 노동자, 일, 시골
월간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한 「윤엽 삼촌의 판화로 보는 세상」에서 추려 새로 다듬어 펴낸 이야기 그림책이다.
귀와 눈이 어두운 아흔아홉 살 할머니가 일군 콩밭, 맨날 논과 밭을 밟고 다녀 땅과 똑같이 생긴 발을 갖게 된 농부 아저씨, 호박죽을 나눠 먹으며 추위를 함께 나는 모습 등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을 주변에서 만나는 자연에도 애정의 시선을 보낸다. 다리에 줄이 엉켜 날지 못하는 왜가리의 줄을 풀어 주기도 하고, 다른 집 감나무보다 늦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감이 열릴 거라는 넉넉함과 여유도 보여준다.
삶의 터전을 빼앗긴 용산, 대추리 마을 사람들 그리고 일자리를 잃어버린 노동자들, 잊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도 담았다.
한 편의 이야기와 판화에 새겨 넣은 그림이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난 것 같은 재미가 있고, 한 번에 쭉 읽기보다는 한 편씩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으면 좋은 책이다. (김성희)
손을 내밀었다
허정윤 글 | 조원희 그림
한솔수북 | 2023. 2. 20. | 50쪽 | 16,000원 | 사회 | 8~9세
주제어 : 인권, 전쟁, 난민, 연대
노란 점이 검은 하늘에 번진다. 따뜻한 불빛처럼 보이던 그 점이 점점 커진다. 폭탄이다. 전쟁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무작정 달린다. 강아지와 한가롭게 놀던 아이들도 달린다. 강아지도 염소도 모두 달린다. 엄마와 아빠는 어디 계실까. 아무리 불러도 답이 없다. 오빠가 아이의 등을 힘껏 미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 오빠마저 잃어버리고 국경까지 걸어왔는데 병사들은 길을 열어주지 않는다. 손을 내밀어도 철조망은 열리지 않는다. 병사들의 얼굴엔 표정이 없고 철조망을 넘어가려 할 때면 총소리가 들린다. 돌아갈 수도, 나아갈 수도 없다. 평화로운 일상을 파괴하는 전쟁에 대한 공포와 난민들의 막막한 현실을 강렬한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폭탄이 터지는 급박한 상황, 반딧불이 불빛만 한 희망을 품고 거친 바다를 표류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파도에 쓸려 온 아이를 안아 올리는 커다란 두 손이 말하는 듯하다. 전쟁을 멈추고 철조망을 열어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이경이)
함께라면
정윤선 지음 | 김규택 그림
봄볕 | 2023. 3. 6. | 104쪽 | 13,800원 | 사회 | 12~13세
주제어: 연대, 협력, 나눔, 행동, 내일, 실천, 시민 역할
함께, 협력, 나눔, 행동, 내일을 주제로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책이다.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지키고 실천해야 할 가치들을 실제 사례로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불이 난 로스앤젤레스 중앙도서관을 함께 복구한 시민들, 달빛 동맹을 맺어 어려울 때마다 서로 돕는 대구와 광주 시민들의 이야기는 연대의 힘을 말한다. 제스프리 협동조합은 자신만의 이익을 꾀하는 것보다는 서로의 이익이 되도록 협력한 후 골든 키위를 생산하여 세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장애를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바라보며 어린이재활병원을 설립한 이야기는 나눔을 실천한 사례이다. 흑인 인권을 지키기 위해 버스 승차 거부를 주도한 로자 파크스 이야기를 용기 있는 행동으로 소개한다. 발리섬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멜라티와 이사벨이 외치는 목소리는 내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어린이의 시선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실제 사례와 함께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는 구성과 그림이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한다. (이재란)
인권으로 살펴본 기후 위기 이야기
인권연대 기획 | 최우리 외 5인 지음
철수와영희 | 2023.5.1. | 208쪽 | 15,000원 | 사회 | 16세부터
주제어 : 기후 위기, 기후 정의, 탄소중립, 재생 에너지, RE100
지난 7월 유엔 사무총장은 온난화 시대는 끝나고 펄펄끓는(boiling)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기록적인 폭우와 선인장도 말라 죽을 정도의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한 고통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의무이다. 기후 위기는 정치 문제와 경제 문제이며 동시에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책은 기자, 대기과학자, 기후 정의 행동가, 에너지 자립 활동가, 환경법 전문가, 에너지 전환 전문가가 기후 위기로 인한 위협이 어떻게 인권 침해와 불평등을 낳고 있는지, 그에 대한 대응방안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기후 위기는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위험인 만큼 우리가 마음을 모아 함께 노력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경제 성장이라는 단일 목표에서 벗어나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의 담대한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위기에 놓였을 때 우리는 인간성을 회복하고, 서로를 돌보며 공동체로 결속했다. 책 속 레베카 솔닛의 말이 더 절실하게 와닿는 때이다. (박주원)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이고은 지음
창비 | 2023. 4. 7. | 132쪽 | 13,000원 | 자연의 세계 | 13세부터
주제어: 생명, 유전자, 생명과학, 정체성
어느 시점부터 인간의 시작일까? 정자와 난자가 만날 때인지 처음 심장이 뛰는 순간인지 아니면 뇌가 깨어나는 20주 태아 상태인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를 과학적 지식과 다양한 사례로 쉽게 설명한다. 청소년들이 한번쯤 고민하는 몸, 자아, 나의 기준이 되는 뇌를 인문학으로 접근해서 과학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새롭다. 예전에 인간들은 피부색에 따라 구분하고 차별했었다. 그러나 영국인 조상 유골의 DNA를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어두운 피부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진짜가 아닐 수 있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다양한 시선이 세상에 함께한다고 말한다. ‘나’와 ‘우리’를 탐색하는 진지한 주제부터 고대 수렵 원시인의 유전자로 인해서 과식은 본능이라는 재미난 이론까지 읽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각 질문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스스로 답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생명과학의 신비로운 세계가 가깝게 다가 온다. (강미영)
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 - 기후 위기와 지리
최재희 지음
창비|2023. 6. 30.|168쪽|13,000원|생활과 과학|13세부터
주제어: 산호초, 팬데믹, 툰드라, 열대림, 사막화
도시 열섬현상으로 고양이와 같은 도시 야생동물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경기 중 체감 온도 약 39℃의 높은 기온을 견디지 못해 의식을 잃는 선수가 속출했다. 인구 1000만 명 이상이 모여 사는 메가 시티의 증가는 도시 열섬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박쥐 종이 늘어난 중국 남부 지역은 코로나19의 중간 숙주로 지목된 천산갑의 주요 서식지다. 인간이 박쥐의 서식 공간까지 침범해 들어가면서 2차 숙주와의 접촉 빈도가 높아졌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도시는 석유 화학 제품 공장이 많아 호흡기 기저 질환 환자가 많았던 뉴올리언스시였다. 기후 위기는 지리적 환경에 따라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산호초의 백화현상으로 바다거북이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은 것처럼 인류도 길을 잃을 수 있다. 인류 탄생 이전부터 자연적 요인의 기후 변화는 꾸준히 있어 왔지만 오늘날 사람이 만들어 낸 인위적 원인의 기후 변화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