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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윤환 백석대학교 백석대학원 교수
『한국 현대시의 종교적 상상력』 김윤환, 안양: 시와문화, 2019. p.186. 소화도서관
토론 강좌 활동계획서 초청강사 : 김윤환 (시인/문학박사) 1. 강의 주제 : 인간의 구원의식과 시적 상상력의 카타르시스 강의 일자 : 2021년 10월 16일 토요일 오전 07:30~09:30 강의방법 : 비대면 meet. Google. com, kakaotalk 접속 초청 2. 토론강의방식 1) 제1강 감상비평 제시된 필독서 3권 읽고 참여자 자신이 읽은 작품에 대한 감상평 및 질의 응답 2) 제2강 창작비평 시인의 시를 읽고 창작해 본 자신의 습작 2편에 대한 감상 및 비평 3. 필독서 : 김윤환 저서 1) 시집 『내가 누군가를 지우는 동안』(2021, 모악) 2) 시집 『이름의 풍장』(2015, 애지) 3) 동시집 『내가 밟았어』(2018, 시와동화) 참고도서 및 자료 : 『한국 현대시의 종교적상상력』(2019, 시와문화) 김윤환의 시세계(참고자료) 4. 강사 소개 김윤환_ 1963년 안동태생, 단국대 대학원 문에창작학과 졸업(문학박사), 1989년 《실천문학》등단, 시집 《그릇에 대한 기억》, 《까띠뿌난에서 만난 예수》, 《이름의 풍장》, 《내가 누군가를 지우는 동안》, 논저 《한국 현대시의 종교적 상상력》, 《박목월 시에 나타난 모성 하나님》, 《문학의 이해와 글쓰기》 등, 2017 나혜석문학상, 2021 한정동아동문학상 특별상, 현 백석대 대학원 기독교문학 전공지도교수, 게간 《생명과문학》편집주간. poemreview@daum.net |
목 차 <저자 서문> 머리말 Prologue 1. 문학의 종교적 상상력이란? 2. 한국현대시의 분기점 '청록파' 3. 현대시의 연구사와 종교적 관점 제1장 문학의 종교적 상상력과 구원의식 (1916년 3월 10일 ~ 1998년 9월 16일) 1. 문학과 종교 2. 종교의 상상력 개념 3. 생태주의 신앙과 작품의 변모 과정 1) 기독교적 생태의식 2) 생태주의적 창조 사관- <天體圖 부분> 일부분 3) 내면을 덮는 생명 사상- <바다의 靈歌> 4) 산과 들과 꽃을 통한 생명 동동체 사상 4. 박두진 시의 기독교 세계관과 생태적 상상력 제2장 박두진 시의 생태적 상상력과 기독교 세계관 (1916년 3월 10일 ~ 1998년 9월 16일) 1. 기독교적 상상력의 의미 2. 박두진의 초기시와 『청록집』에 나타난 기독교 세계관 3. 생태주의 신앙과 작품의 변모 과정 1) 기독교적 생태의식 2) 생태주의적 창조 사관- <天體圖 부분> 일부분 3) 내면을 덮는 생명 사상- <바다의 靈歌> 4) 산과 들과 꽃을 통한 생명 동동체 사상 4. 박두진 시의 기독교 세계관과 생태적 상상력 제3장 박목월 詩의 母性 神觀에 의한 기독교적 상상력 (1916년 01월 06일 ~ 1978년 03월 24일) 1. 구원관의 의미 2. 초기시와 동시에 나타난 기독교 사상 3. 인간 실존의 문제와 기독교 사상 1) 인간 실존의 갈등과 神 이해 4. 신에 대한 모성적 이해 1) 어머니 닮은 신실한 하나님 2) 신앙의 성숙으로 표현한 긍정적 세계관 3) 『크고 부드러운 손』에 나타난 기독교 사상 5. 박목월 시에 나타난 모성애적 신관의 상상력 제4장 조지훈 詩의 불교적 상상력과 초월적 禪 의식 (1920년 12월 03일 ~ 1968년 05월 17일) 1. 불교적 상상력과 禪文學 2. 禪의식과 초월의식 3. 불교적 체험과 禪詩的 상상력 1) 어머니 닮은 신실한 하나님 2) 詩와 禪의 일체화와 깨달음 4. 조지훈 시의 구도 의식과 선불교적 상상력 맺음말 Epilogue 詩의 선험적 영성과 체험적 발현 p.182 <독후감> Andrew |
<저자 서문>
인간 언어는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상당 부분 종교적 인식과 관습에 기인한 선험적 정신세계 혹은 영성이다.
둘째는 문학적 상상력의 발현에 기인한 대체로 체험의 산물이다.
이러한 예를 먼저 현대 시의 종교적 상상력의 기원을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3인의 청록집에서 찾는다. 그러므로 본 저서의 연구는 자연을 밑바탕으로 청록파 시인들의 구원관과 종교적 상상력을 규명하면서 共通項과 그 차이점을 논증하고자 한다.
박두진은 神聖의 무한함을 적극적으로 포옹하여 기독교적 생태관을 공고히 세워 간다.
박목월은 모성애적 神 이해를 통하여 구원의 진리와 영생의 삶에서 기독교 사상을 구현한다.
조지훈은 理想 세계에서 불교 禪의 절대 경지를 보임으로 차단된 현실을 극복하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의 주된 과제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본다.
1. 세 인물을 통하여 저자는 한국 시문학의 종교적 특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2. 종교 문학 연구나 현대 시 비평에서 시인의 창작 행위가 구원과 종교의식에 의해 이루어지는 관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3. 시인에게 부여된 ‘창조 영성’이다. 과거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종교 문학에서 벗어나 구원의식, 창조성 만남, 그리고 생명 사랑의 영성으로서 ‘창조적 영성’을 구체화 작업이 가능한가 이다. p.7
머리말 Prologue
1. 문학의 종교적 상상력이란?
문학이 인간의 삶에 대한 상상력과 허구가 작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종교는 인간의 가장 궁극적 관심이며, 궁극적 실재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살펴볼 때 문학이 개인의 가장 궁극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그 답을 추구하며, 종교가 인간 구원을 궁극적 과제로 삼는다고 볼 때 문학과 종교와의 긴밀한 공통 관계성은 불가피하다. p.13
예를 들면 문화적 갈등의 해답은 ‘종교적 상상력’에서 온다.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3인의 문학적 상상력이 현대 시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점과 이들의 밑바탕에 종교적 상상력이 깔려 있는 점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1946년 합동시집인 『청록파』에 잘 나타나 있다. 이들의 공통된 관심은 ‘자연관’, ‘전통성’ 나아가 ‘종교적 상상력’이다.
그러므로 연구의 목적은 청록파 세 시인의 詩 세계에 나타난 구원의식과 종교적 상상력을 究明하여, 시의 ①종교적 가능성과 함께 종교와 문학의 유기적 연관성을 ②문학사적으로 살펴보는 데 있다. p.15
2. 한국현대시의 분기점 '청록파'
‘청록파’를 현대시의 분기점으로 보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流派的 개념과 개별적 해명의 관점인데 후자가 전자를 압도하는 추세이다. 먼저 세 명의 시의 특질을 「자연의 발견」이라고 김동리는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조지훈은 ‘禪감각’ 표현, 박목월은 ‘향토적 정서’ 탐구, 박두진은 ‘메시아’ 추구로 구분하는데 좀 더 자세히 보자. p.16
박목월은 자연과 향토적 정서로 언급한다.
박두진은 「청록집 이후」 서문에서 ‘짙은 향토색을 배경으로 한 소박한 자연’이라고 한다.
조지훈 동양적 자연과 정서에서 비롯된 향수의 미학, 민요적 율조나 민요 전통을 현대의 지성으로 전환한 것이다. p.20
이들이 발견한 영원한 생명의 고향은 ‘자연’이다. p. 24
3. 현대시의 연구사와 종교적 관점
현대시의 관점은 수사학이 시의 언어와 문학, 세계에 대한 시인의 인식론과 관련이 있다.
연구의 관심사는 청록파에 나타난 상상력과 수사학적 특징이 인간의 구원 의식과 종교적 상상력을 통해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한다. p.25 종교적 관점에서 박두진 시는 '생태적 상상력과 기독교 세계관', 박목월 시는後期에서 神에 대한 모성적 이해로 종교에 깊이 귀의한 시적 변모 과정, 조지훈 시는 불교와 禪의식에 대한 상상력과 표현 기법 등을 연구한다. p.27
제1장 문학의 종교적 상상력과 구원의식
1. 문학과 종교
종류 | 문 학 | 종 교 |
공통점 | 언어를 통해 근원적 세계 탐구, 인간의 구원을 추구한다.- 공유의 영역이 넓다. | |
궁극적 실재 추구, 인간 중심, 문자 언어의 상징적 수단 | ||
현재 삶에 비판 정신, 체험적이다. 문학이 상상력이라도 경험이어야 설득력이 있다. | ||
진정한 문학: 진정한 종교적 특성을 함께 내포할 때 가능하다. | ||
차이점 | 실재의 진실 추구, 無 제도, 대립도 끌어 않는 삶의 총체성 요구 | 초월적 실재 중심. 일정한 제도, 확정적 믿음 요구 |
심미적 표현 중심 | 윤리적 표현 중심 | |
사실적 묘사 | 직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면 |
2. 종교의 상상력 개념
상상력이란 작가가 자기 존재 의식을 언어로 표현하는 힘이며, 세계와 접촉하며 새로운 내적 세계를 창조해내는 힘이다. 그러므로 종교적 상상력이 인간의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존재 의식의 발현이며, 비일상적인 실제를 간파하는 삶을 사는 한 모든 인간은 종교적 존재로 본다. p.33
3. 종교적 상징과 구원의식
① 시는 시인이 사는 현세계보다 지금까지 살고 싶은 세계에 대한 심리적 표명이 主였다.
② 상징과 궁극성 사이에 있는 상관적 구조는 종교를 신앙화하는데 극히 중요한 핵심이다.
③ 상징이란 의미를 실재로 지칭하고 있다. 예로 서술할 수 없는 영원 등 추상적인 말을 상징적 실체의 경험 때문에 극복해 준다. p.36
제2장 박두진 시의 생태적 상상력과 기독교 세계관
(1916년 3월 10일 ~ 1998년 9월 16일)
1. 기독교적 상상력의 의미
‘기독교적 상상력’은 종교적 상상력에서 분리되어 기독교 세계관이 포괄적으로 내포된 상상력을 의미한다. 기독교 세계관은 본질적인 면에서 하나님의 창조론과 그리스도의 구원론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서 낙원 창조와 상실 그리고 복원이란 일직선 위의史觀을 형성하며, 인간관, 우주관, 가치 중심, 이념 등을 발굴하여 기독교 문학에서 사랑, 소명 의식, 희생정신,부끄러움, 죄의식, 구원 소망, 종말론, 실존 의식 등 실존적인 자기 각성과 윤리적 완성이라는 목적에서 시작품을 도출해 낼 필요가 있다. p.40 특히 주의할 점은 기독교 신앙이 신 중심의 헤브라이즘과 인간 중심의 헬레니즘 두 개념이 복합되었음을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세 시인의 작품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p.41
그러면 박두진 詩作에서 기독교적 상상력을 살펴보자. 그의 작품은 1939~1998년까지 60년을 <자연-인간-신>의 3단계로 나눈다. 1939년 이후 6.25 전까지 자연의 서정성 대표작 1949년『청록집』, 『해』, 6.25~1970년까지 사회 부조리에 대한 분노, 저항, 비판 의식 대표작 1953년『午禱』, 1963년 『거미와 星座』, 마지막으로 1971~1998년까지 기독교적 신앙을 시적 체험으로 승화시키는 영혼의 음성 대표작 1973년 『고산식물』, 『사도행전』, 1984년 『水石靈歌』 등이 있다. p.42
2. 박두진의 초기시와 『청록집』에 나타난 기독교 세계관
박두진의 시를 3기로 나누지만, 그의 기독교 상상력은 초기에서도 볼 수 있다. 그의 자연은 메시아 나라를 향한 갈망의 대상인 점을 1949년 詩作『해』에서 나타난다. p.45
“나는 저 뜨겁고 영원하고, 절대하고 성숙한 우주의 한 중심체인 ‘해’ 이외의 그 어느 것으로 대신할 수 없었다.”
3. 생태주의 신앙과 작품의 변모 과정
1) 기독교적 생태의식
시인이 자연을 삼켜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들어가 자신을 바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처럼 박두진의 생태주의 신앙으로 본 자연은 자연 그 자체라기보다는 인간 생명의 영원성, 존엄성이 현실과의 관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민족과 인류, 현실과 영원, 지상적인 가치와 천상적인 가치가 아무런 모순 없이 일원화되어 있다. p.53
2) 생태주의적 창조 사관- <天體圖 부분> 일부분
첫 폭발
높고 높고 멀고 먼
우주 천체 첫 폭발, (중략)
그 우주 생성 배후의
첫 말씀 첫 폭발 말씀소리 들린다. (중략)
이 시는 창세기 1장에서 4장까지의 내용을 파노라마처럼 공간적이고 시간적 배경이다.
그만큼 이 작품에서 그는 대서사시로 하나님의 천지창조의 始原的 장엄함을 그리고 있다. p.56
3) 내면을 덮는 생명 사상- <바다의 靈歌>
(중략) 바다는 일찍이, 바다는 내 먼 영혼의 가슴, 푸르디푸른 내 영혼의 가슴, 바다는 내 안, 아기처럼 가슴에 안겨서 혼에 싸여 자랐다 (중략)
시인은 바다가 하나로 동화된 모습으로 표현한다. 바다를 시적 화자가 그동안 동경해 왔던 대상으로 고백한다. 그처럼 바다는 시적 화자에게 전부이다. p.62
4) 산과 들과 꽃을 통한 생명 동동체 사상
문학의 소재는 자연과 사물 그리고 세상의 온갖 풍정 등 매우 폭이 넓지만, 자연을 무엇보다도 많은 이들이 집중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박두진의 시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목가적 풍경이 아니라 신의 구속 사역인 메시아 나라에 귀의하는 생태 공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모든 피조물은 신을 중심으로 친족의 관계를 이루게 된다. p.66
(중략) 기름진 냉이꽃 향기로운 언덕 여기 푸른 잔디밭에 누워서 철이야, 너는 늴늴늴 가락 맞춰 풀피리나 불고 나는, 나는, 두둥실 두둥실 붕새 춤 살구꽃이 피었다고 추며 막쇠와 돌이와, 복술이랑 함께 우리, 우리, 우리, 옛날을, 뒹굴어 보자.
위 <어서 오너라> 부분에서 온갖 꽃과 나비와 새가 한데 어우러진 생태계를 비유하여 갈등과 불화가 해소되고 사랑과 화해가 가득 찬 원초적 에덴을 그리고 있다. 시인은 여기서 신이 창조해 놓은 동식물과 인간이 자연 세계에서 화해를 이루며 이상적 꿈을 꾸는 생태계 신앙관을 엿볼 수 있다. p.68
4. 박두진 시의 기독교 세계관과 생태적 상상력
결론적으로 박두진 詩는 ‘자연’부터 관조적 대상이 아니라 생명에의 의지가 충만한 공간으로 나타난다. ‘부조리’ 비판 의식에서도 현실을 고통이나 갈등을 느낌으로 또 다른 기독교적 세계관을 보여 준다. 후기 들어설수록 영혼 상실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결합한 구도적 상상력은 현실적 제약을 뛰어넘어 박두진 자신의 신앙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인의 종교적 상상력은 유년 시절 고향에서의 자연에 대한 원체험과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그가 재현해야 할 뚜렷한 구심을 이미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p.75
제3장 박목월 詩의 母性 神觀에 의한 기독교적 상상력
(1916년 01월 06일 ~ 1978년 03월 24일)
1. 구원관의 의미
박목월을 향토적 정서를 지닌 서정시인으로 알려져 왔지만, 本書에서는 그의 詩 세계에서 기독교적 요소를 깊이 있게 고찰하고자 한다. 그는 <50대에 접어든 오늘>에서 1968년『어머니』가 출간될 무렵부터 종교에 깊은 관심 속에서 神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의 기독교 지향의 발전 과정은 삶의 근원적 조건인 ‘고독’, ‘죽음’, ‘존재의 역설’이란 인식에서 자기 구원을 거쳐 마침내 세계에 대한 달관 등으로 전개된다고 오세영은 말하고 있다. 최승호는 ‘박목월의 서정시에 나타난 구원의 시학’에서 「가족」,「고향」,「모성」을 통하여 시적 구원의 양상을 구원의 표상인 ‘어머니’란 단어에서 찾고 있다. 그러므로 구원의 의미가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지는 뜻이므로 문맥을 살펴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어머니’ 이미지로 구원을 보아도 좋을 것이다. p.81
2. 초기시와 동시에 나타난 기독교 사상
1) 초기시의 동시에서 시인의 언어 고찰 <얼룩 송아지> 전문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소도 얼룩 소 엄마 닮았네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귀도 얼룩 귀 귀가 닮았네
창세기 1장 21절 “하나님이 큰 바다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이런 말씀에서 ‘목숨’이 일회성이 아닌 ‘생명’이 영원하다는 진리를 깨닫고, 박목월은 소와 송아지를 보며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실제로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p.86
3. 인간 실존의 문제와 기독교 사상
1) 인간 실존의 갈등과 神 이해
관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세 번째 시집인 『난·기타』의 <하관> 부분에서 인간 실존 문제와 신과의 관계를 형상화하는 시도가 나타난다. ‘주여’ 부르며, ‘죽음’ 이미지와 하관하는 장면에서 성경을 죽은 자의 머리맡에 얹어주는 행위이다. 즉 죽음은 일상적인 삶의 마감이며, 성경을 얹어주는 행위는 영혼이 영원히 살 수 있음을 희구하는 묘사이다. p.94
4. 신에 대한 모성적 이해
갈릴리 바다의 물빛을
나는 본 일이 없지만,
어머니 눈동자에
넘치는 바다.
땅에 글씨를 쓰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나는 본 일이 없지만
믿음으로써
하얗게 마르신 어머니.
圓光은
천사가 쓰는 것이지만
어머니 뒷모습에
서리는 광채.
아들의 눈에만 선연하게 보이는.
『갈릴리 바다의 물빛을』 전문에서 시인은 어머니 눈동자 속에서 갈릴리 바다와 뒷모습에서 광채를 본다. 그에게 어머니는 창조주 하나님께 이르게 하는 중보자이자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메타포로써 표현된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미지가 어머니를 통해 투영된 셈이다. p.102
1) 어머니 닮은 신실한 하나님
신은 사람과 함께 하시고
인간은 신이 거처하는 자리다
<내년의 뿌리> 부분은 후기 작품집 『크고 부드러운 손』에 실린 「내년의 뿌리」의 부분에서 시인은 절대적인 믿음과 신뢰, 신앙에의 조건 없는 의탁과 그에 따르는 희망이 강하게 표출된다. p.112
2) 신앙의 성숙으로 표현한 긍정적 세계관
(중략)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충만하고 풍부하다
신이 지으신 있는 그것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지복한 눈
이제 내가 무엇을 노래하랴
신의 옆자리로 살며시 다가가
아름답습니다.
감탄할 뿐
신이 빚은 술잔에
축배의 술을 따를 뿐.
<開眼> 부분에서 시인은 제목에서부터 긍정적임을 알 수 있으며, ‘세상은/너무나 아름답고/충만하고 풍부’한 것이다. 거듭남으로써 눈을 뜬 시인은 비로소 사물을 사물 자체로 볼 수 있는 순수함의 경지에 들어서게 되었고, 사물 그 자체가 충만함을 지니고 있다는 현실 긍정과 수용의 자세를 지니게 된다. p.114
3) 『크고 부드러운 손』에 나타난 기독교 사상
크고 부드러운 손이
내게로 뻗쳐온다.
다섯 손가락을
활짝 펴고
그득한 바다가
내게로 밀려온다.
인간의 종말이
이처럼 충만한 것임을
나는 미처 몰랐다.
허무의 저편에서
살아나는 팔.
치렁치렁한
성좌가 빛난다.
목 언저리쯤
가슴 언저리쯤
손가락 마디 마디마다
그것은 보석
그것은
눈빛의 신호
그것은 부활의 조짐
하얗게 삭은
뼈들이 살아나서
바람과 빛 속에서
풀잎처럼 수군거린다.
다섯 손가락마다
하얗게 떼를 지어서
맴도는 새.
날개와 울음.
치렁치렁한
성좌의
둘레 안에서.
<크고 부드러운 손> 전문에서 시인은 임종에서 엄청난 축복이 도래한다는 의미를 담는다.
또한, 부활의 조짐과 인간의 종말이 충만한 것임을 암시한다. 김재홍은 이 시가 자유와 영원으로 박목월을 인도해 주는 구원의 손길이라고 한다. p.118
5. 박목월 시에 나타난 모성애적 신관의 상상력
박목월에게 시는 하나의 삶이다. 그래서 그의 시적 상상력은 가장 고결하고 순결한 생명과 더불어 존재하는 영원한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영원'이 하나님이고, 하나님과의 연계하는데 어머니가 있다. 시인이 생각하는 어머니는 보편적인 모성애 차원 보다 높은 신앙의 인도자 위치에 서 있다. 그러므로 시인에게 어머니는 말의 문을 열게 해 주고 열린 말의 문을 통해 영원을 보게 해주어 모성적 하나님과의 일체화된 메타포이자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교리 중심에 선 다른 시인들과 달리 창조 영성과 자유의지를 사유하는 근원적인 면에서 현실의 고통과 악을 이기고 미래를 소망하는 삶에서 구원의 하나님을 만나고 있다.
특히 어머니란 모성애적인 사랑의 하나님을 자신 안에 내재화시킴으로써 신앙과 세계, 삶과 창작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 박목월 문학의 새로운 의의라고 할 수 있다. p.132
제4장 조지훈 詩의 불교적 상상력과 초월적 禪 의식
(1920년 12월 03일 ~ 1968년 05월 17일)
1. 불교적 상상력과 禪文學
열반이란 기독교의 구원이다. 모든 번뇌와 갈애를 끊어 모든 업의 불이 꺼진 상태로 즉 열반이란 육체적인 持戒와 정신적인 집중을 통해 인간은 스스로 개인의 해방에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이다. 그러면 선이란 무엇인가? 禪定이라고도 한다. 반야의 지혜를 얻고 성불하기 위하여 마음을 닦는 불교수행법으로 선이란 모든 사물과 인간의 영혼이 일체감 속에 동화되어 道通하는 각오의 경지이다.(p.173) 선문학은 선에 대한 체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나 선체험이 없다면 그 또한 선문학이 될 수 없다. p.136
2. 禪의식과 초월의식
조지훈의 詩작품은 3기로 나누어 초기는 민족 의식, 중기는 인생, 후기는 우주감각으로 나눌 수 있다. 시인은 20년대 이육사, 30년대 한용운처럼 현실에 직접 저항하지 않고 깊은 내심에서 민족의 정신을 일깨웠다고 김재홍은 말한다. 그의 전반적인 사상은 ‘꽃’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가 말하는 ‘꽃’의 의미는 우주론적 존재이나 자아의 순수한 의지, 또는 불타를 향한 구원의 절대성을 추구한다. 또한 인생의 궁극적 문제인 삶과 죽음에서 아이러니한 모순과 허무감을 극복하고 고통도 죽음도 없는 평안과 영혼의 비상인 고향을 찾는 시정신을 보여 준다. 마지막 그의 시집인 여운(1964년)에서는 자연에 대한 관조와 달관의 시 정신이 집약되어 있는데 여기서 자연을 통한 禪체험의 對自的 관조, 인간 존재의 절대성을 의지적으로 노래하는데 그는 현실체험을 거치며 달관의 세계로 심화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p.140
햇살 바른 곳에 눈을 꼬옥 감고 서 있으면
귀가 환하게 열려 온다.
지금 마악 눈 덮인 앞산을 넘어
밭고랑으로 개울가으로
그리고 논두렁으로 도랑가으로
울타리 옆으로 흙담 밑으로
살살 지나가는 바람은 노랑빛이다.
그리고는 또 이제 앞뒷산으로
병풍을 두르듯이 휘도는 세찬 바람 소리는
연분홍 보랏빛 꼭두서니 빛이다.
눈을 뜨면 아무 소리도 없고
귀를 감으면 아무 빛도 안 보인다.
앙상히 마른 나뭇가지와 얼어 붙은 흙뿐이다.
그러나 봄은 겨울 속에 있다.
풀과 꽃과 열매는
얼음 밑에 감추여 있다.
그리고 꿈은 언제나 생시보다는
한철을 다가서 온다.
햇살 바른 곳에 눈을 꼬옥 감고 서 있으면
화안한 새 세상이 보인다.
조지훈의 <소리> 부분에서 봄이 오는 느낌을 ‘소리’라는 상징어와 빛깔로 詩化한다. 이 시에서 주목되는 것은 생명력을 상징하는 봄을 시각과 청각이라는 빛과 소리로 대응시켜 날카롭게 豫覺하는 시인의 상상력이다. 또한 눈을 감고 귀를 열어야 환한 빛과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역설은 자연에 대한 시인의 영혼과의 교감과 무시로 꿈의 세계를 드나드는 자유로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p.144
3. 불교적 체험과 禪詩的 상상력
조지훈은 1941년 헤화전문학교를 나와서 일제탄압으로 오대산 월정사 불교 강원의 외전 강사로 입산한다. 거기에서 쓴 詩의 특성은 禪이 주요한 시의 원리로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대(竹) 그림자 쓸어도/ 먼지 하나 일지 않고/ 달빛이 우물 바닥을 뚫었는데/ 물에는 흔적조차 없네” 여기서 禪의 경지는 시에서 주로 형이상학적 세계를 표상하기 때문에 형상화의 목적은 갈등의 해소와 새로운 세계의 창조에 있다. 다시 말해 복잡하고 어두운 것을 단순하고 밝은 것으로, 갈등과 대립을 화합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시적 형상화의 과정이 조지훈의 시의 특질로 나타난다.
1) 자연과 자아의 합일과 禪的 사유
산이 구름에 싸인들 (靜)
새 소리야 막힐줄이 (動)
안개 잦아진 골에 (靜)
꽃잎도 떨렸다고 (動)
소나기 한주름 스쳐간 뒤
벼랑 끝 풀잎에 이슬이 진다 (靜) (動)
바위도 하늘도 푸르러라 (靜)
고운 넌출에
사르르 감기는
바람 소리 (통합)
조지훈의 <산> 전문에서 병행 구문은 시적 형상화의 특질로 리듬감과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고요와 단순미를 강조하고 있다. 이 시는 ‘靜中動’의 세계를 표상하고 있다. 이러한 시적 형상화는 자연을 통한 禪的 사유에서 가능하다. 「산」은 고요한 가운데 수많은 움직임이 내재한 대상이다. 시적 화자는 이 대상을 통하여 자연과 자아가 일체화를 이루는 불심의 상태, 선적 체험의 과정을 통일성과 단순성이라는 시적 형상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p.165
2) 詩와 禪의 일체화와 깨달음
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거둬
고오운 상좌 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西域 萬里ㅅ 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조지훈의 <古寺> 전문에서 불교의 세계관을 우회 방법으로 함축하고 있다. 이 시는 독자가 내면 공간의 확대를 초래하게 하여 현실을 초월할 수 있는 여유와 용기를 줄 수 있다.
시적 이미지는 古寺에서 목탁을 두드리다 졸고 있는 어린 중과 ‘부처의 세계’로 확장된다. 여기서 주는 의미는 시적 화자의 상징적 공간 즉 시적 자아의 현상 세계와 상상 세계와의 결합으로 확대된 의식 공간을 보여 준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직관적인 의미를 파악하여 찰나적인 초극의 세계를 느끼게 하는데 마지막 연에서 ‘모란이 진다’라는 새로운 세계의 전환, 일탈이 일어나면서 시적 자아는 자연 세계와 교감하게 되고 일체화를 이룬다. 이 경지가 바로 불교적 사유를 시적으로 발현한 禪의 세계이다. p.167
4. 조지훈 시의 구도 의식과 선불교적 상상력
조지훈의 불교관은 직접 체험 속에서 우러나는 심경적인 경지라기보다는 순수한 절대 희구를 간구하면서 시적 미학으로 끝나는 면이 있다. 이러한 자연관조를 통한 그의 禪觀은 시와 선을 일치시키는 시선일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자다가 외로 일어
물소리 새록 차다.
깊은 산 고요한 밤
촛불은 단 하나라
눈감고 무릎 꿇어 합장하는 마음에
한오리 香煙이 피어 오른다.
네 더러운 五體를
고이 불사르면
水晶처럼 언 叡智에
번뇌도 꽃이 되리
조촐한 마음은
눈물로부터......
조지훈은 <合掌> 전문에서 일제 치하 당시의 우울감과 좌절감을 절제하여 구도적 고뇌를 법열과 선의 경지로 승화시켜 끌어가고 있다. p.175
맺음말 Epilogue
詩의 선험적 영성과 체험적 발현
p.182
김윤환 박사님! 잘 읽었습니다.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끝>
<독후감>
시를 연구하고 토론하는 입장에서 김윤환 시인의 <한국 현대시의 종교적 상상력>은 무척 고무적이어서 축하를 드린다.
현대 사회의 산업구조를 보면 서로 제휴하여 상생전략을 도모하고 있다. 어제 뉴스에서 "자동차와 정보기술(IT)분야의 강자인 현대차와 삼성이 함께 차량용 반도체를 국산화해 상용화한 것은 처음"이라는 기사를 보며, 2022년 6월에 첫선을 보인다고 해서 박수를 쳤다. 이런 점을 문학에서도 종교와의 만남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작가의 아이디어가 너무나 반갑다. 사실 과학과 정신 그리고 종교는 육과 정신 그리고 영으로 각각 분리하여 연구되지만 영혼육으로 구성된 인간에서는 합일체로 나타난다. 육이 없는 정신과 영의 사람은 유령이라 하고, 정신없는 육과 영의 사람은 식물인간이라 할 것이며, 영이 없는 몸과 정신의 사람은 동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학이 "상상력의 발현에 기인한 체험의 산물"로 작가에 따라 작품의 성격, 장르, 품질까지 다양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종교적 상상력이란 작가가 고민하고 관찰하고 생활 속에서 체험되어지는 문학의 범위를 훌쩍 뛰어 넘는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기독교와 불교의 양면에서 고찰하였지만 종교는 생각과 행동을 중요한 핵심으로 보기 때문에 문학이 종교에 도달하는데는 상상력에서 머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정리하여 본다.
예를들면 영성이란 무엇인가 할 때 영험이라기 보다 실생활을 Tynale Seminary Shelvino 교수는 그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사랑하는 남녀가 있다. A가 B에게 생일을 맞아 선물을 줄 때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1) 말- 축하해. 2) 몸짓- 축하한다며 고개 끄덕인다. 3) 스킨쉽- 축하한다며 악수 또는 포옹한다. 4) 꽃- 축하한다며 꽃다발을 건넨다. 5) 선물- 축하한다며 그가 원하는 선물을 준다. 선물에도 종류가 있다. 가장 큰 것은 목숨이다.
기독교에서 예수는 자기 백성이 죄에 빠져 죽어갈 때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죽으면서 구원사역을 마치게 된다. 선물로 그 예수의 인생은 마감된다. 이것이 종교이다. 그래서 사상 중심인 공산주의보다 종교가 더 깊은 사랑이 있다. 공산주의에서 종교를 아편이라고 매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김윤환 작가는 그의 논문 제목에서 한국 현대시의 종교적 상상력이라고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작가가 종교인이라면 그의 작품에서 생명력있는 작품이 만들어 지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작가들의 고민이 한계에 부딪칠 때 많은 사람이 우울증에 시달리는데 자신을 초월하여 작품에서 자신의 생명이 깃들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되는 이들은 하늘을 향하여 상상의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우주를 비행하며 문학에 심취되어 빛나는 문학 작품의 저자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 조용히 숙고해 본다.
October 1st 2021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