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4.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에 군위 화본지에서 태평조우회 정출이 있었습니다.
제비는 남쪽으로 돌아가고 북쪽에서 기러기가 날아온다는 한로가 지났으니
계절은 분명 대물이 움직인다는 낚시지절임에 틀림없는데 우째 그리
잔챙이들만 설쳐대는 지?
제방기준 좌안 하류 한들거리는 능수버들 아래 8대를 널었다.
좌 소나무 우 버드나무 그 사이에서 낚시대를 던지니 긴대는 나무가지에 걸려서
짧은 대 위주로 대편성했다.
대편성이 얼추 끝나니 벨이 울린다.
"빨리오소!"
오늘은 지난번 처럼 쪼리뽕되지 않게 좀 절제를 하리라.
한잔술에 그간의 안부를 묻고 두잔술에 옛날 이야기가 곁들여지는
어느 가을날의 달콤한 시간들이 알딸딸하게 흘러간다.
상류에서 제방을 바라보며
거의 만수위에 가까운 계곡지라 낚시자리가 한정되고 낚시도 잘 안될듯한 느낌
제방끝바리 무너미 부근에 한분이 자리잡고 있는 듯
포터 한대가 주차되어 있다.
제방에서 상류를 바라보니 좌측 다리가 조금 긴 바지모양의 못이네.
저기 우뚝한 산은 산성의 명산 조림산이지 싶다.
제방아래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 풍경만 좋은 내자리
사진상 좌측에 낚시, 행락, 벌초, 성묘, 생활 쓰레기가 뒤섞여 있어 보기가 거시기 했음.
너무 많아 치우지는 못하겠고 내 쓰레기라도 챙겨가서 보태지는 말아야 겠다.
회장님
낙조거사님
하고비님
쫑대님
보라빛향기님
낙조거사님과 쫑대님 투샷
해는 서산에 걸리고 꾼은 찌불을 준비한다.
아직 18시가 안되었는데 해가 지니
한로가 지나면 해가 노루꼬리처럼 짧아진다는 말을 실감한다.
찌불을 켜고 밥먹으러 본부석으로
저녁을 먹으며 또한잔
이러다가 또 지난 달처럼 되는 거 아닌지?
노을이 지고 찌불은 빛나고
일말의 기대감이 이는 시간이지만 오늘은 기대감이 실로 많이 떨어진다.
아니 기대감이 거의 없다고 본다.
고요한 수면 위로 어둠이 내려 앉으니 찌불은 환해지고
저기 산꼭대기를 수놓은 불빛은 방향으로 보아 영천과 군위 사이에 있는 화산일 듯 하다.
낮부터 달려들던 잔챙이들이 찌를 올리지도 못하고 깜박거린다.
아메리카 차이나타운의 노래가사가 생각나는 밤이다.
" 깜박 깜박 깜박 깜빠악~"
그 깜박이는 찌를 보고 있노라면 이번에는 드리볼의 귀재 호나우딩요가 나타난다.
찌불을 이리저리 드리볼하는 솜씨가 가히 환상적이다.
깜박깜박 사알살살 스르르륵
야식타임을 갖고 오니 비가 내린다.
24시까지 기다려 봤지만 제대로 된 입질이 없어 차안으로 들어간다.
05시경에 기상하여 나오니 이슬이 비처럼 뿌옇게 날린다.
많이 춥지는 않았지만 낚시의자 등이 꿉꿉하여 난로를 켜고 미끼를 갈았다.
안개가 자옥한 아침
어제부터 지금까지 입질형태는 참 일관성있네. 하~
별 소득이 없을 것 같아 07시경에 전을 걷는다.
깜박임과 드리볼로 일관하는 입질에 참 피곤한 낚시를 한 듯 눈앞이 몽롱해 진다.
본부석으로 가면서 후사경이 있는 곳에서 안개 낀 곳부리를 한컷
화본지 주위에는 음택이 유난히 많은 듯 하다.
본부석 정리 후 계측 및 시상
1등 쫑대님
"축하합니다"
덩치가 당당한 토종 8치급
잔챙이 성화에 계측대상이 안나올 줄 알았는데 실력이 출중하십니다.
쓰레기는 쫑내님이 상차하여 처리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 10월 정출 수입지출내역 및 잔액
수입 210,000원 (회비 6명*30,000원=180,000원, 쫑대님전월회비 30,000원)
지출 200,000원
안주류 김치 및 식자재 90,000원
도시락 등 50,000원
주류 30,000원
상금 30,000원
잔액 10,000원
전월이월액 514,190원
누계잔액 524,190원
조선시대의 어느 선비가 하루종일 잔챙이에 시달리다가 대를 접을 때 크게 웃으며
大魚元自上鉤遲(대어원자상구지)라고 읊었다고 한다.
"대어는 원래 잘 낚이지 않는 법일세!"
회원님들 고르지 못한 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