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7:1-10 관계를 '이렇게' 해보세요 상대를 부끄럽게 만들고 높임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다음과 같이 명령하셨다. “12지파 지휘관에게서 지팡이 12개를 취하고, 그 지팡이에 이름을 쓰되 특히 레위의 지팡이에는 아론의 이름을 쓰라(2,3) 그리고 그 지팡이 12개를 회막 안 증거궤 앞에 두라”(4) 하나님은 왜 12개의 지팡이를 요구하셨을까? 그리고 특별히 레위 지파엔 다른 지휘관이 아닌 아론의 이름을 쓰라고 말씀하셨을까?
최근 제사장 아론은 직분에 대해 위협을 받았다. 레위 지파 고라가 당을 조직하여 제사장 직분을 넘봄으로써 아론은 흔들렸다. 이때 누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제사장인지 그 진위를 가리기 위해 지도자 모세는 고라당 250명과 아론에게 향로를 들고 회막으로 모일 것을 제안했다(16:5,7). 고라당은 모세의 말대로 모세와 아론과 더불어 회막문에 섰다(16:18).
모세가 진위를 가려보려고 하지만 판세는 이미 고라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왜냐하면 이미 이스라엘 회중 대부분은 제사장으로 고라가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라는 회막 앞에서 모인 회중들을 앞세워 모세와 아론을 대항할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아론이 다시 제사장직을 회복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판세를 뒤집어엎으셨다. 하나님은 여호와의 불로 회막에 모인 고라당 250명을 불사르셨다(16:35). 이 심판을 통해 아론이 이스라엘의 참 제사장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종결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스라엘 회중은 여전히 아론을 제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고라당이 심판받은 다음 날 이스라엘 회중은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면서 고라당을 죽인 살인자로 몰아세웠고, 고라당을 여호와의 백성으로 치켜세웠다(16:41).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아론은 불안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이런 이스라엘을 죽이기로 작정하셨다. 아론은 자신의 마음을 읽어준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뜻대로 되기를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모세와 함께 엎드려 이스라엘을 향한 진노를 거둬주실 것을 기도했다. 이 기도가 아론에겐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어떤 사람들인가? 제사장 직분을 뒤흔든 자들이다. 아론을 우습게 여기고 집단으로 원망하며 대항하던 자들이다. 모세와 아론의 기도대로 하나님께서 심판을 거두신다면 이스라엘은 계속 제사장 아론을 흔들 것이고, 지금과 같이 괴로움이 반복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어느 누가 원수를 살려달라고 기도할 수 있는가? 하지만 모세와 아론은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원수와 같은 이스라엘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실 것을 기도했다.
하나님은 어떻게 반응하셨는가?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의 기도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에게 전염병으로 심판하셨다. 삽시간에 14,700명이 죽었다. 어쩌면 아론은 속으로 통쾌하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함께 기도하던 모세가 아론에게 속죄[죄용서] 사역을 명령했다. 아론을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는 모세의 명령을 번복하고 싶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작정하시고 전염병으로 이스라엘을 심판하고 계시고, 속죄 사역을 통해 전염병이 멈추면 이스라엘은 또다시 모세의 지도력과 아론의 제사장직에 대해 불만을 품고 대항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론은 군말 없이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속죄[죄용서] 사역을 함으로써 제사장의 직분을 충실히 이행했다. 자신에게 고통을 준 원수들에게 가는 것이 매우 불편했을 텐데도 달려갔고, 원수 이스라엘이 전염병으로부터 자유하면 또 괴롭힐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속죄 사역을 감당했다. 원수를 향한 진짜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속죄 사역 후 제사장 아론이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에 서자 전염병 재앙은 순식간에 종식되었다.
이틀 동안 2번 연속의 큰 재앙을 겪으면서 이스라엘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첫째, 하나님과 그 세운 권위자에게 대항하면 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고,
둘째, 원망과 대항으로 모세와 아론을 몹시 괴롭혔음에도 불구하고 원수 같은 자기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고통 중에 있는 자기들에게로 와서 어떤 비난도 보복도 하지 않고 묵묵히 속죄 사역에 열중하는 아론을 보면서 아론이 이스라엘의 참 제사장임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셋째, 그동안 아론에게 대항하며 못되게 굴었던 자신들이 부끄러웠을 것이다.
모세와 아론은 로마서 12장 20,21절 말씀과 일치한 삶을 살았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21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잠 25:21,22] 이런 고차원적인 원수 사랑이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로마서 12장 19절에 그 답이 있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신 32:35] 아론은 하나님을 확실히 믿었다. 하나님을 믿지 못하면 나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하나님으로부터 끊임없이 그 사랑과 그 자비를 공수받을 때 원수를 사랑할 수 있다. 하나님이 은혜받지 못한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고 자비하셨듯이(눅 6:35,36) 하나님을 철저히 믿을 때 우리도 하나님과 결을 같이하여 원수를 사랑할 수 있다. 아론은 이 말씀에 부합된 실천가였다.
원수 사랑은 그 원수가 곤경에 빠졌을 때 빛을 발한다. 어느 누구도 원수를 도와주지 못한 상황에 원수를 사랑하는 자를 통하여 그 문제가 풀어지도록 하나님은 하신다. 오직 원수를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그 원수를 사랑하게 하여 그 원수를 낯 뜨겁고 부끄럽고 미안하게 만든다. 뺨을 때리는 원수에게 저쪽 뺨도 돌려대면 뺨을 때리는 원수에게 현타가 오게 만드신다. ‘지금 나 뭐하고 있지?’ 스스로 재수 없음을 보게 한다. 주라고 할 때마다 계속 줘서 미안하게 만든다. ‘왜 나는 매일 거지같이 빌어먹고 살지?’ 계속 존중하면 원수가 행한 난폭한 행동을 스스로 보게 된다. ‘왜 내가 함부로 대하고 있지?’
그 대표적인 예가 사울 왕이다. 사울 왕은 다윗을 죽이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다윗이 있는 곳으로 왔다. 화장실이 급해서 인근 동굴을 찾았는데 그 동굴에 다윗이 숨어 있었다. 사울은 꿈에도 몰랐다. 다윗은 원수 사울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고, 부하들도 만장일치로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말했다(삼상 24:4).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께서 기름 부은 왕을 죽일 수 없다는 말씀에 힘입어 사울을 돌려보낸다. 그냥 보내는 것이 아니라 땅에 엎드려 절하고(24:8), 그 원수 사울을 아버지라고 불렀다(24:11). 보복은 하나님께 맡기고 왕을 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24:12). 그러자 사울은 소리 높여 울었고(24:16), 원수를 선대하고 평안히 보낸다고 칭찬했고(24:17-19), 다윗이 왕이 될 것을 예언했고(24:20), 후손과 자신의 이름을 멸하지 말라(24:21) 부탁했다. 물론 이렇게 말해 놓고도 번복하여 다윗을 죽이려다가 전쟁에서 죽고 만다. 회개했는데 다시 번복하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다윗 이외에도 다니엘, 요셉 등도 하나님 말씀 안에서 원수를 사랑했다. 원수 갚고 싶은 정욕을 말씀으로 풀어 인내했고 수용했다. 이것이 십자가이다. 그랬더니 스트레스를 받아 죽었는가? 오히려 용서와 사랑이라는 고차원적인 신앙으로 발전했고, 원수들에게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수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자들이 되었다. 자신의 감정적 쾌락을 십자가에 못 박고 하나님의 뜻대로 원수를 사랑하는 자들은 하나님께서 이렇게 만드신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원수들 앞에서 상을 차려 주시고(시 23:5) 높여 주신다.
하나님은 이런 아론을 속죄 사역으로 끝내고 싶지 않으셨다. 힘든 중에도 말씀대로 인내하며 기도하고, 원수를 사랑하며 제사장직을 잘 감당한 아론에게 보상을 해[높여]주고 싶으셨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명령하여 12지파 지휘관에게서 지팡이 12개를 취하고, 그 지팡이에 이름을 쓰되 레위의 지팡이에는 특별히 아론의 이름을 써서(2,3) 12개의 지팡이를 회막 안 증거궤 앞에 두면 내가 택한 자의 지팡이에는 싹이 나리니 이것으로 원망하는 말을 그치게 하리라(4,5)고 말씀하셨다.
지팡이는 무생물이다. 생명이 없는 지팡이에서 싹이 날 수 없다. 아무리 여러 날 햇볕을 쬐고, 물을 주고, 열심히 가꾸어도 싹이 날 수 없다. 하루 만에 싹을 피우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하루 만에 오직 아론의 지팡이에만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 살구 열매가 맺히도록 해 주셨다(8). 그리고 모든 이스라엘 회중들이 보는 앞에서 11명과 함께 아론이 살구 열매가 있는 지팡이를 집어 들게 하셨다(9). 그리고 그 아론의 지팡이만을 증거궤 앞으로 도로 가져다가 간직하게 하셨다(10). 특별대우해 주신 하나님 앞에서 아론은 감격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은 의도적으로 이 기적을 통해 이스라엘의 원망을 그치게 했고(5,10), 이스라엘의 참 제사장이 아론임을 만천하에 공식적으로 알리셨다(5). 반란을 일으킨 고라당과 원망하며 대항했던 이스라엘 회중에 대한 하나님의 답변이었고,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던 신실한 아론을 높여주는 하나님의 퍼포먼스였다. 원망하고 대항했던 이스라엘 자손은 마침내 실토했다. “우리는 죽게 되었나이다 망하게 되었나이다 다 망하게 되었나이다”(12)
괴로워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원수들을 위해 엎드리고, 원수들에게 속죄 사역을 한 것에 대한 보상이었다. 아론은 그동안 숨겨왔던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사라졌을 것이다. 천상이 기쁨을 만끽했을 것이다. 아무리 불편해도 오직 말씀대로 순종[원수사랑]하고, 말씀대로 엎드리면서 주어진 직분/사명을 잘 감당하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모든 사람 앞에서 높여주신다.
잠 4:8 그[지혜]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
약 4:10 주 앞에서 낮추라[말씀대로 행하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
벧전 5:6 그러므로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
마 23:12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