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간이나 질문 분야·개수 등에 제한 없이 다양한 질문에 답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무제한 끝장회견’이랍니다. 대통령이 시간이나 주제에 관해 제한 없이 질문을 받고 답하는 자리는 흔치 않습니다. 관심이 생길 법도 합니다. 그런데 언론이나 국민들께서는 이미 여러 ‘윤석열’을 보셨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월 4일 윤 대통령을 대신해 읽은 시정연설에선 국정의 총체적 무능과 실패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대내외 위기에 맞서 지난 2년 반을 쉴 틈 없이 달려왔다”고 자화자찬을 했습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지난 1일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발언에 대해 “법적·정치적·상식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정진석과 한덕수를 통해 이미 ‘윤석열’의 생각을 다 알아버렸는데 무엇이 궁금하겠습니까? 그러니 윤석열 대통령이 긴 시간 동안 언론 앞에 선들 관심이 있을 턱이 없습니다. 차라리 용산 대통령실의 진짜 주인이라고 의심받는 김건희 씨가 배석한다면 사정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는 윤 대통령은 ‘앞 못 보는 무사’, 김건희씨 는 ‘어깨에 올라탄 주술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윤 대통령이 답하지 못할 질문이 수두룩하지 않겠습니까? 최소한 기자회견장에 김건희 씨와의 ‘핫라인’이라도 열어놓고 윤 대통령이 답하지 못하는 질문에는 김 씨가 직접 답하도록 해야 언론이 알맹이 있는 답변을 기대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기도 전에, 윤 대통령은 하지 않으려 했는데 누가 건의해 성사시켰다는 공치사들이 벌써 나옵니다. 한심합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멀쩡한 청와대를 버리고 수천억 원 예산을 들여 용산 대통령실로 옮기면서 앞세운 첫 번째 사유가 “국민과의 소통 강화”였음을, 이 아둔한 자들이 기억할 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