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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이해할 수도, 알 수도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는 한다.
그중에 가장 큰 하나가 국가간의 문제이고 국가간 신뢰, 외교문제이다.
물론 이 후에 제시하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많은 사람들이 '너 혹시 북한에서 온 놈이지 않을까'하는 의심을 사기에도 충분하다.
그 시절을 살아보거나 겪어보지 않은 세대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시절을 겪고 같은 고통을 느껴 본 사람들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음이 있음을 알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 고통을 고스란히 겪은 것도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이다.
그저 애국심 함양(맹목적인 국뽕)에서 그치고자 거짓을 아는 것이 아니라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알고, 직시하고 싶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수 많은 피와 시체를 밟고 우리는 살아있다.
그 사람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지만 또한 동시에 과거의 모든 것들이 용서되는 것도 아니고, 당장의 진실로 인해 그들의 죽음이 값어치 없고 의미없는 이용당한 죽음처럼 느껴진다 해도 되풀이 되는 역사의 테두리 그 속에서 우리 인류는 후손들에게 잘못된 역사 되풀이를 하지 말라는 이정표와 같은 유산을 물려 줄 수 있다.
그것이 그들의 죽음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진실이라는 것을 우리 인류는 알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래야지만 의미없이 죽어간 많은 사람들의 위로가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 아무리 대단한 위업이 달성되고 건설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진실이 아닌 교묘하고 간사한 속임수라면 결국 죽은 사람만 희생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그렇게 생명을 강요받지 않아야 하기에.
아래에 인터뷰 전문을 싣겠지만 내가 이렇게 의심하는 이유가 있다.
김일성과 그 아들 김정일이 그렇게 나쁜 머리를 가진 인물들이 아니다.
첫째로 북한이 하나도 자신들의 입장에서 유리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전두환을 죽이려 한 이유가 이해타산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둘째로 본디 외교는 자신의 전체적인 상황을 우세하게 만들기 위해 연출을 적절하게 하기도 한다.
셋째로 이 한가지 일로 인해 국내,외를 비롯해 전두환 자신이 강력한 신뢰를 얻게 된다.
넷째로 목적하는 북한의 목줄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움켜쥐게 된다. 이는 박정희도 하지 못한 일이다.
다섯째 박정희, 전두환 군부정권은 이런 일을 기획하고도 충분할 만큼의 인간들이다.
여섯째 박정희, 전두환 군부정권에서 이와 비슷한 북한과 국내의 대소사들이 우리의 생각보다는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제 본론이다.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2' 아웅산 폭탄 테러사건
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아무리 좋은 프로라도 가끔 이렇게 하나씩 빗겨갈 때가 있다.
프로그램 운영상 전부 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내보내지는 못할 것이고 그렇게 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누차 말하지만 정치와 관련된 일이기도 하다.
(대선이 가까워서 어느쪽에 붙을지 적당히 줄타기 가늠중인가?)
요즘 하도 좌파방송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자 이번엔 자칭보수쪽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을 하나 선별한 걸지도 모르겠다.
아래의 기사와 본방송을 비교하여 보는 것이 좋다.
아래는 두개의 도서내용을 비교하여 볼 수는 없지만 위 프로그램과 하나의 도서 내용이 별 다르지 않을 것이고, 다른 하나의 도서내용을 살펴보고 비교하여 보라는 취지이다.
꼬꼬무에서 참고한 도서로 보인다.
어찌보면 순박한 표면적인 내용만 기술한 책으로 보인다.
일반에 보여주는 대로만 알고 있다는 것도 한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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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주장]“1983년 아웅산 테러사건은 전두환 정권이 저지른 자작극”
(아래 본문기사 전문 참조)
문재인 정권은 ‘적폐청산’을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으로 내걸었다. 이 때문에 과거 미제사건들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졌다. 지난 1983년에 발생했던 버마 아웅산 테러사건도 그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자세하게 다룬 단행본이 지난 2017년 6월 출간 됐었다.
책 제목은 ‘1983 버마(박종철 출판사). 저자 강진욱씨는 반관반민 통신사(연합뉴스)에 근무해왔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동기에서 “분단이 오래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분단의 생채기가 아물어 갈 때마다 다시 그 생채기를 찢듯 자작테러를 일삼고 동족에 대한 적의를 키워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끔찍한 국가테러의 주요 목적이 바로 남녘 주민들의 마음 속에 북녘에 대한 적의를 키워 통일에 대한 열망을 말살함으로써 이 땅의 분단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그 누구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한 주장인 것.
저자는 “’연합뉴스’가 ‘민족뉴스취재본부’라는 조직을 운영하던 시절 ‘북한부’와 ‘남북관계부’에서 근무했다. 1998년 ‘소떼방북’을 마치고 판문점으로 돌아오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에게서 ‘(김정일)장군’을 만난 이야기를 들었고, 2000년 6.15 정상회담 시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현장을 취재했다. 그리고 우리가 감히 범접하지 못했던 ‘남파 간첩’(통일공작원)들도 만났다”면서 “이후 민족뉴스취재본부가 없어진 뒤 여러 부서를 전전하는 동안에도 그는 남북 문제에 천착했다. 그러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해인 2008년 편집국을 떠나야 했고, 박근혜의 서슬이 퍼렇던 2015년에는 아무 연고도 없는 지방으로 발령이 나 2년간 주재기자로 일했다. 그러다 정권이 바뀐 직후부터 본사로 복귀해 <연합뉴스> 산하 <동북아센터>에서 월간지를 제작하며 한반도 섹션을 담당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버마 아웅 산 묘소 테러 외에도 대구 미국문화원 폭탄 테러(1983.9.22), 김포공항 폭탄 테러(1986.9.14), 대한항공 858편 폭파(1987.11.29) 등 전두환 정권 시기에만 4건의 대형 국가테러가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일명 ‘김현희 사건’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은 지금도 그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 미 문화원 테러와 김포공항 테러에 대해서도 따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이런 반인륜적인, 또한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치욕적인 자작테러의 내막을 적당히 얼버무리면서 남북 화해와 평화,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위선”이라면서 “역사학자들, 현대사 전공자들, 소위 ‘남북관계’ ‘한반도 문제’ ‘통일문제’ 전문가로 행세하는 이들이 이런 국가조작테러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스스로의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가라는 이들이 ‘북한이 아웅 산 테러를 저질렀지만 전두환 대통령은 그 다음해부터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대범함을 보였다’는 식의 ‘웃픈 개그’를 남발한다는 것”이라면서 “국가보안법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조작과 기만, 허위를 정당화한다. 이런 허위와 조작에 의한 대북적대감이 이 땅의 분단체제를 지탱하는 원동력”이라고 단언했다. 남북통일이 안 되는 것은 북한 때문이라는 일반의 인식은 “분단 적폐 세력의 집요하고도 체계적인 정보 조작에 의한 역사적 곡해”라는 것.
▲강진욱 작가가 쓴 ‘1983 버마’의 표지.
지난 1983년 10월 9일 버마(현재의 미얀마)의 아웅 산 묘소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사건을 다룬 이 책은 당시 대통령 전두환이 장차관들과 기업인들을 대거 이끌고 버마를 방문한 다음날, 첫 공식 행사인 아웅 산 묘소 헌화식을 거행하기 직전 묘소 천장에 설치돼 있던 폭탄이 터져 장-차관과 기자 및 경호원 등 우리 측에서만 17명이 폭사했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이다.
버마는 서남아시아 및 대양주 6개국 순방 일정 중 첫 기착지였고, 아웅 산 묘소는 아웅 산 장군(아웅 산 수치의 부친) 등 버마 독립영웅들의 유해가 안장돼 있는 곳. 저자는 “수행원들만 미리 보내고 자신은 맨 마지막에 차를 타고 가다 차를 돌린 대통령 전두환은 현장에 가 보지도 않고 ‘북괴의 소행’을 떠벌렸다. 그런데 그의 말대로 사건은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이 났고 버마는 북한과 단교했다(2007년 외교관계 회복). 36년이 흐르는 동안 역사는 ‘아웅 산 테러 = 북한의 소행’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단언하면서 “한반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이 사건이 이런 식으로 정리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동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웅 산 묘소 테러는 당시 미국의 레이건 정권과 전두환 정권이 공모해 벌인 자작극이라고 주장한다. 2년 전 출간된 그의 책을 펼치기가 두려운 이유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언론사도 이 책을 제대로 소개한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아웅 산 묘소 테러가 자작극이라고 증언한 이도 없고 그에 관한 증거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어떻게 이런 주장을 펼 수 있을까? 그런데 놀랍게도 저자는 29년 경력의 언론인. 그것도 ‘연합뉴스’에서만 25년을 일했고 정년을 4년 남겨 둔 국장급 기자. 그에게 아웅 산 묘소 사건을 자작극이라는 증거를 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주장의 논거 하나하나가 모두 사실과 맞지 않는 것이 바로 자작극의 증거”라고 말한다. 자작극이라는 증거는 자작극을 벌인 자들만이 댈 수 있는 것이니, 그들의 주장을 반증하는 것이 곧 자작극임을 증명하는 방법이라는 말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의 주장 또는 ‘정설’은 그 주장 또는 정설 이면의 ‘심층 팩트’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진다”
예를 들어, 우리는 버마 정부가 단독 수사해 사건의 진상을 밝혔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전두환 정권과 미국의 치밀한 공작에 의해 수사가 조작됐다는 것.
범인이 스스로 북한 공작원임을 밝혔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사실은 버마 정부가 중간수사 발표 때 북한을 배후로 특정하기를 주저했다고 한다.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 관련자들이 급히 버마로 날아가 ‘서울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범인을 설득해 진술을 번복하게 만들었다는 게 그의 주장. 현장 검증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모두 출국한 지 나흘 뒤에야, ‘빈집털이’ 식으로 이뤄졌고, 테러의 증거는 모두 사건 발생 다음날 버마로 날아간 ‘안기부 진상조사단’이 미리 준비해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게 물었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겠느냐고.
“진실은 힘이 뒷받침될 때 드러난다. 5.18에 대한 왜곡 문제로 <전두환 회고록 1>만 판금시켜 놓고 만족해하는 현실에서 아웅 산 묘소 테러나 김현희 KAL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저자와의 일문일답
▲1979년 12.12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장군.
다음은 저자와의 일문일답이다.
-아웅 산 묘소 테러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나.
“엉뚱한 사람을 도둑으로 몰면서 그에게 ‘니가 훔치지 않았다는 증거 대’ 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이런 식의 무례한 질문에 아무런 대꾸도 못한 채 그 무례한 질문을 던지는 자들이 하자는 대로 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증거는 사건을 조작한 자들만이 알고 있다.
-아웅 산 묘소 테러는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이 났고, 그렇게 밝혀지지 않았나.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이 났다는 것은 ‘전두환식 어법’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2010.3.26)이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결론’은 이명박 정권의 주장일 뿐이고,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김정남 사건(2017.2.13)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결론’은 단지 박근혜 정권의 주장인 것과 마찬가지다.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것이 아니라, 특정 권력 또는 특정 세력이 일방적으로 내린 결론을 온 국민들이 받아들이도록 강요했을 뿐이다. 끊임없는 여론 조작을 병행하면서 ...
-버마 정부도 북한의 소행으로 인정하고 단교한 것 아닌가.
▲버마 정부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밝히는 것도 <1983 버마>를 쓴 이유 중 하나다. 버마는 사건 당시 온전하게 주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최고지도자 네윈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궐위(闕位)됐고, 버마 국가정보국(NIS)은 갑자기 해체되다시피 해 권력공백 상태였다. 버마가 그 지경에 빠진 때에 맞춰 갑자기 전두환 정권의 버마 방문 일정이 짜였다. 범행 수사 초기 버마 수사당국은 나름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는 척 했지만,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장 등이 범인과 만나 당초 진술을 번복하게 만들었고, 버마 수사당국은 이를 묵인했다.
-그러면, 36년 동안 우리 국민 모두가 속았다는 이야긴가.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누군가 ‘깨어있는 시민이 되라’ 했지만, 그게 쉬운 게 아니다. ‘전두환 정권 = 우리나라, 우리 정부’라는 맹신이 국민을 바보로 만든 것이다. 박정희 정권도 마찬가지지만, 전두환 정권은 절대로 ‘우리나라’ 또는 ‘정부’와 동일시해서는 안 되는 정권이다. 군부 내 ‘하나회’ 패거리들이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것을 - 미국이 그렇게 만든 것을 - 두고 ‘우리나라’니 ‘우리 정부’니 하는 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총칼로 국민들의 저항을 짓밟고 복종을 강요한 자들을 역사의 심판자로 받들어 모시는 것과 같다. 세상에 이런 멍청한 짓도 있나. 정부도 언론도 제 구실을 못하게 만들고 대북적개심을 조작하던 때였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모두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하지 않겠나.
-그 ‘결론’에 어떤 오류가 있나.
▲아웅 산 묘소 테러로 ‘우리’가 피해를 봤다고 여긴다. 여기서 ‘우리’는 전두환 정권과 남한 주민을 통칭한다. ‘우리가 피해자’라는 말은 전두환 정권과 우리 남녘의 인민 또는 민중을 동일시하는 데서 오는 오류다. 또 미국도 포함시킨다. ‘북괴’가 자유세계를 공격했네 어쩌네 하면서 ... 이 역시 한국과 미국을 ‘동맹’ 또는 ‘같은 편’으로 보는 착각이다. 미국은 언제나 우리를 지켜주는 나라라는 ‘조작된’ 역사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피해자인가? 정말 그런지 생각해 봤나? 우리 일반 국민들은 피해를 본 것이 분명하다. 많은 이들이 죽거나 다쳤고,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테러에 온 국민이 망연자실했으며, 동족인 북녘에 대한 적의가 확산되면서 남북 간 적대감이 고조됐으니까. 그렇게 분단체제는 한 층 공고해진 것이다. 그렇지만 전두환 정권과 그 부역 세력에게 아웅 산 묘소 테러는 하늘이 내려준 축복과도 같았다. 스스로 만든 축복!
-전두환 정권이나 미국이 득을 봤다는 말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전 정권과 미국도 사건의 피해자인양 착각하고 살아왔다. 멍청하게도 ... 절대로 그렇지 않다.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청와대를 장악한 전두환 정권은 거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해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고, 미국 역시 ‘미국도 전두환과 한 패’라는 한국민의 반미 감정이 날로 커지자 노심초사했다. 아웅 산 묘소 테러는 이런 반정부, 반미의 예봉을 한 순간에 꺾어버렸다. ‘북괴’를 규탄하는 관제 데모가 전국을 뒤덮었다. 또한 이 사건은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미-일-한(레이건-나카소네-전두환 정권) 3자를 반소반북 적대동맹체로 단단히 묶는 효과를 발휘했다. 동북아시아판 ‘나토’를 구축하겠다는 레이건 정권의 원대한 꿈이 ‘한 큐’에 완성됐다. 미국은 득을 본 정도가 아니라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다.
-책에서 ‘북한은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는데.
▲그렇다. 북한은 모든 것을 잃었다. 비동맹운동(NAM)의 절친인 버마로부터 단교 조치를 당했고, 미국은 이를 기화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부에 올리려 했다. 미국은 이 사건을 시작으로, 4년 뒤 KAL 858편 사건(일명 김현희 사건)을 조작해 결국 북한을 지네들 테러지원국 명부에 올렸다. 북한의 지도부는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1990년대 이후 북미 핵-미사일 협상이 증명하듯, 북한 지도부는 고도의 집단이성을 발휘하며 주도면밀하게 자신들이 목적한 바를 달성해 가는 사람들이다. 바보같이 자신들 스스로를 국제사회의 미아로 만드는 테러를 저질렀을까? 웃기는 소리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그러면 이 사건은 누구의 소행이겠나?
-KAL 858편(김현희 사건)의 경우는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버마 사건의 경우는 유가족 누구도 진상 규명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KAL 사건의 경우도 오랜 시간이 지나 뒤에야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러기 전까지는 이 나라 경찰과 정보기관 즉 정부가 무서워 입을 열지 못했다. 또 유가족들이 입을 연 것은 ‘자칭 테러리스트’ 김 여인의 수상한 행동거지와 이 여인을 싸고도는 정보기관의 행태가 너무 이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아웅 산 사건의 경우는 사건의 실체를 의심할 만한 꼬투리가 없었다. 버마에서의 수사를 완벽하게 통제했고, 완벽하게 여론을 조작했다. 또 유가족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그들의 장래를 완벽하게 보장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일해재단’을 통해서였다. 사건 기획단계에서부터 이런 재단을 만들어 유가족들의 장래를 보장한다는 구상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거명하는 어떤 이의 유가족은 매년 정초에 전 씨의 집에 가 ‘어르신’께 세배들 드렸다 하지 않나. 유가족들은 전 정권이 펼쳐 놓은 마법의 두루마기 속에 푹 안겨 있었다. 이들은 사건의 진상을 의심하기는커녕, 자발적으로 ‘북괴’를 증오하는 반공반북의 기수가 됐다. 지금도 <일해재단>의 후신인 <세종재단>에서 유가족들을 살피고 있다. 여전히 감시하고 있다고 본다.
-전두환 정권이 유가족들의 장래를 책임졌다고 했는데.
▲정권의 보살핌으로 유가족들이 대부분 유복하게 살았다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들을 어떻게 ‘사후관리’ 했는지는 그 일을 담당한 이들만이 알 것이다. 장차관의 부인네들의 상당수가 교수 이사장 사무총장 등등 안정된 자리를 오랫동안 보장받았다. 그 자녀들도 대학을 마치고 거의 모두 미국에서 유학했다. 당시 장차관 부인들의 학력도 웬만했으니 굳이 자격을 시비할 일은 아닐 것이다. 자녀들도 유복한 집에서 자랐고 대체로 공부를 잘 하지 않았겠나. 공부하기를 택한 자녀들 대부분 교수 변호사 의사 삼성 계열사 임원 등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리며 잘 살고 있다. 물론 모두가 잘 된 것은 아니다. 사건 발생 3년 만에 부인이 아파트에서 투신해 자살하고, 유학 중이던 두 아들 중 큰 아들마저 자살한 집안도 있다. 유가족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송구스러운 일이다.
-전두환 정권이 그렇게 극악무도 했나?
▲1980년대가 어떤 시대였는지를 정확하고 깊게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대답도 무용할 것이다. 이렇게는 말할 수 있겠다. 전두환 정권 시절 자행된 숱한 간첩 조작 사건들이 지금에 와서 재심이 청구돼 무죄판결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 ‘아웅 산 묘소 테러’(1983.10.9)나 그 보름 여 전 일어난 대구 미국문화원 테러(1983.9.22), 3년 뒤인 김포공항 테러(1986.9.14), 또 한 해 뒤에 일어난 대한항공 858편 테러(김현희 사건, 1987.11.29) 등등 사건의 내막이 수상쩍은 사건들은 누구의 소행이었겠나? 전두환이 자국민들을 때려잡고 있는데, 북한이 스스로 ‘테러국가’의 오명을 뒤집어쓰면서까지 전두환과 한 패가 되려 했을까? 이치에 어긋나지 않나.
▲ 강진욱 작가는 "책을 쓸 때는 ‘현직’이었다. 지금은 자회사에 파견돼 월간지를 만들고 있다. (저자는 이명박 정권 출범 첫 해인 2008년 편집국에서 방출됐고, 박근혜 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2015년 무연고지로 쫓겨나 주재기자로 2년 간 일했다. 이때 책을 썼다.) 또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만 25년째다. 정년도 4년밖에 안 남았다. 그동안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못 쓰고 못 한 이야기를 책으로라도 내야하지 않겠나. 사회적으로 유익한 것을 알아내고 이를 알리는 것은 지식인 행색으로 사는 이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책에 대해 음모론이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는데.
▲음모론? 아니다. 사건의 내막이 분명하지 않을 때 막연하게, 근거 없이, 거대 권력 또는 비밀 조직이 배후에 있다고 떠벌리는 것이 음모론이다. <1983 버마>는 아웅 산 묘소 테러와 관련된 여러 당사자(국)의 이해관계와 확인된 팩트 및 정황들을, 통시적이고 공시적으로 교차 확인하면서 사건의 실체에 조금 더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범죄 수사의 기본 룰을 따르고 있는데 왜 음모론이라고 매도하는가.
-현직 기자 신분에 이런 책을 쓰는 게 부담스러웠을텐데.
▲책을 쓸 때는 ‘현직’이었다. 지금은 자회사에 파견돼 월간지를 만들고 있다. (저자는 이명박 정권 출범 첫 해인 2008년 편집국에서 방출됐고, 박근혜 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2015년 무연고지로 쫓겨나 주재기자로 2년 간 일했다. 이때 책을 썼다.) 또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만 25년째다. 정년도 4년밖에 안 남았다. 그동안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못 쓰고 못 한 이야기를 책으로라도 내야하지 않겠나. 사회적으로 유익한 것을 알아내고 이를 알리는 것은 지식인 행색으로 사는 이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반정부-반미의 예봉을 한 순간에 꺾어버렸다”
‘적폐청산’을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으로 내건 문재인 정권. 이 사건을 과연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지? 저자는 “아웅 산 묘소 테러 사건은 반정부-반미의 예봉을 한 순간에 꺾어버렸다”고 분석했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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