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탁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ㅈㅎㅈ예요.
옛날부터 전하고 싶었던 제 마음을,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쓰네요. ㅠㅠ
선생님,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귀인을 만나다고 하는데 전 그게 선생님이에요.
선생님은 제가 인생에서 나락하고 비참하고 제일 힘들 때, 수호신처럼 나타나 저를 변화시켜 주신 분이니까요.
사실 저도 사람이라, 많이 힘들고 선생님이 미웠을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게 된 거 같아요.
저는 힘들 때, 지칠 때, 선생님과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한 번 더 화이팅을 외치곤 해요.
이런 얘기하면 안 되는데 ㅎㅎ.. 선생님이 없으셨다면, 아마도 전 더 이상 삶을 살아갈 이유가 없었을 것 같아요.
다 포기했었으니까요. 부모님도, 형제들도...
지금은 가족들 사이도 많이 좋아지고, 엄마 아빠도 선생님께 평생 감사한 마음으로 살라며, 말씀해 주시곤 해요.
사실 제가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선생님은 누구보다 더 좋아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더 용기가 났어요.
선생님은 정말 고맙고 소중한 사람이에요.
선생님 덕분에 저도 늦은 나이이지만 사회생활이란 것도 해보며, 아 하면 되는구나, 상처도 받아보고, 다시 일어나고.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보다 좋은 표현은 한글에서는 없을 것 같아요.
아, 참 제일 중요한 거!
비흡연자 된 거 모두 선생님 때문이고, 죽을 때까지 담배는 피지 않을 거예요. ㅎㅎ
항상 건강하시고, 150살까지. "의사 권영탁"
선생님으로 남아 주세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06.06 목요일
ㅈㅎ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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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28세, 본원 입원기간 ; 2023.1.25~2023.3.30 퇴원후 지금은 6주마다 내원함.
2018년8월 22세에 발병하여 1개월간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2023년1월10일 처음 어머니와 함께 내원했을 때 대학병원 처방은 클로자핀550+아빌리5+로나센16+데파250+렉사20+인데40+==>너무 과용량이라 잠만 자고 있어서 일단 클100+로8+렉사20+인데20로 줄여서 복용하고 실패하면 입원하기로 하였습니다.
2023년1월25일 입원일 차트 ; 160cm 45kg===>73.5kg
1월7일에 [조현병을 이겨낸 사람들] 책을 네이버에서 샀어요.
누가 나를 욕한다. 티비 아나운서가 따라해서 무서워 못 본다. CCTV가 나를 따라다닌다===>원래 증상 맞아요.
어머니께 개방병동 6층으로 입원을 권유하여 입원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약물부작용인지 입술이 멋대로 막 움직이고.. ---------------->퇴원시 용량은 클로자핀112.5+디아제팜5+폭세틴40이었고 얼굴에 있었던 이상한 근육 움직임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3월25일 퇴원시 체중은 69.7kg였습니다. 2개월간 입원이 다소 길어졌었던 이유는 체중 감량을 위한 요구였습니다. 조현병 치료약물인 클로자핀의 가장 큰 부작용은 비만이었고 당뇨병까지 합병증으로 올 수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퇴원하자마자 일할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퇴원 11일후인 4월10일 내원하여 어린이 태권도장에 경리일을 하기로 했다며 좋아했었고 그 일이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잠자기 전에 배고프다며 라면을 끓여 먹고 66~67kg를 유지하고 있어서 소생에게 핀잔도 많이 들었습니다.
2024.1.4일 내원한 환자는 뭔 작심을 했는지 새해부터 놀라운 변신의 모습을 보이며 본격적으로 체중 감량 노력을 하더니 66.5-->61.2-->59.9-->57.3kg로 24.6.7일이 마지막 진료일이었고 진료실을 나서며 위와 같은 편지를 주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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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발병 이후 보기 흉할 정도로(45==>85-->57.3kg) 마구 먹고 담배나 피우고 있어서 부모들도 포기하는 심정이었다고 합니다. 맨날 무섭고 불안하다며 밖에 나가지조차 아니 했던 한 젊은이의 놀라운 변신입니다.
주치의는 자신의 일상대로 합병증이 안 오도록 운동하고 덜 먹어서 체중 감량하기, 일하기, 돈 모아서 시집가기가 독려의 전부인데 변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환우 자신입니다. 하루 60여명의 입원환자와 25명 전후의 외래환자를 보자면 새벽부터 움직여도 얼굴만 보기도 바쁜 일정이라 이런 경우 핀잔과 나무람의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현재 정신병원 입원실 근무하는 전문의들의 공통된 일정이고 이런 상황이 이어져야 병원 경영주는 수지 타산을 맞추며 어려운 병원운영을 유지해 갑니다.
같은 일을 하고 있어도 대학원을 다니며 더 배운 여성환자는 체중 감량 독려를 성희롱으로 매도하는 분까지 등장하는 게 오늘날의 세태입니다. 어제 위의 편지는 지친 일정에 청량제 같은 반가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전문대를 다니다가 그만두었지만 주치의 어느 모습을 보고 적극적인 변신의 모습을 보이며 삶을 사랑하는 여인으로 변모했는지, 정신병원의 바쁜 일정을 존경의 표현으로 대신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발병 후 3년만 지나도 나쁜 습성은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44년째 이어지는 같은 일의 이런 반복은 소생이 지금까지 일을 그만두지 않고 이어가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동합니다. 또한 소생이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정신과의사로 일생 살아가는 가장 큰 보람과 감동으로 밀려옵니다.
일전에 어느 선배님이 정신과의사의 정신건강이 염려된다고 하신 적이 있어서 의사 중에 자살이 가장 많은 과가 정신과라는 답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소생의 어제와 같은 감동을 모르고 정신과의사의 인생을 살아가는 분들이 사실 더 많습니다. 대학병원 교수의사들의 진료 거부까지 이어진 작금의 의료대란은 곳곳에 숨어 있는 이런 의업의 감동을 모르는 행정가들의 치졸한 발상으로 의료의 질만 떨어뜨리게 됩니다.
아직도 소생이 건강하게 살았있음에, 의사 초년병 전공의시절의 꿈과 희망을 그대로 건강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이 세상 어느 일보다 더 소중한 한 젊은이의 인생을 건강한 한 인간의 삶으로 돌려놓는 작업이었습니다.
'나의 나됨은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하셨던 바울 선생님의 고백이 생각나는 토요일 오후입니다.
2024.6.8. 오후 4:25
첫댓글 권영탁 선생님은 제가 만났던 의사들중 제일 정신과의사다우셨어요!!정신과의사는 돈벌려고 하다가는 환자 상처만 주기 일쑤인 직업 같아요.ㅜㅜ 사명감없는 의사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참 귀하신 분이셔서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의사 초년병 전공의시절의 꿈과 희망을 그대로 건강하게 이어가고 있다-->이 말씀이 항상 감동적입니다. ㅠㅜ
저희아이도 고2때 발병후 선생님 만난후로 기적과도 같은 삶을 살고있습니다..엄마인 저부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참 많았지만 선생님을 만난이후로 최소용량의 약을 복용하며 대학교 생활 너무도 잘하고 있습니다...선생님 너무 감사드리고 ..하니님께서 선생님의 환자를 대하는 그 섬김 큰 상급으로 갚아주실거같아요..건강하세요♡
선생님의 헌신으로 많은 환자들이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을 얻게 되는것같아요. 항상 너무 감사드립니다. 고령이시지만 하나님이 부르실 그날까지 건강하게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게됩니다.
선생님께 더 큰 지혜와 기력을 주시길 늘 기도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권영탁선생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보았습니다. 내내 건강하셔서 이러한 후기글이 많이 올라오고 또한 환우들과 보호자들에게도 희망의 메세지가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