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은 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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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일조량이 풍부하여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간다.
산과 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시의 가로수도 공원의 나무도
무성하게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었으니
어디가나 울긋불긋 황금색의 물결은 가을을 만끽한다.
이런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도 12월이 되면
달랑 이파리 몇 개 남기고 앙상한 가지로 남을 텐데
저물어 가는 가을의 풍만함이 중후 서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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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들 삶의 나이도 50대 후반을 넘어
1~2 년 후면 환갑을 맞이할 것이다.
벌서 할아버지.할머니 소리 듣는 나이 ㅎㅎㅎ
아님 어르신 하고 부르고 있으니.
50대 끝자락에 붙어서있는 초라한 모습이 되었구나.
마치 떨어지지 않으려고 파르르 떨고 있는 마지막 잎새처럼
떨어지고 밀려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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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궁상맞은 이야기 한다고 가야할 세월이 가지 않을 리 없고
세월에 걸맞게 몸도 마음도 세월 따라 가야하지 않겠나.
그렇지 못하면 나이 값 못한다고 주책바가지 소리 듣고
저물어 가는 중년도 쓸쓸한 가을 벌판이 될 것 같구나.
저마다 다들 밥 먹고 살아가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것이 인지상정인데
가끔씩 들러 소식 전하며 살아가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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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친구들은 그나마 들어오던 발길도 뚝 끊어
아무 소식도 들을 수 없으니 그리움만 쌓여간다.
여기 까페에 와서 얼굴한번 내 밀고가면 좋으련만
먹고 살기에 바빠 다들 그럴 여유가 없나 보다.
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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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만남의 회포는 어디 가서 풀려고 하나.
자식들 취직 결혼걱정 연로하신 부모님걱정 친인척들과의 관계
기타 등등의 걱정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이런 수록 주변 두루 두루 살펴보며 내 에고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어렸을 적 옛 고향 친구들은 아련한 추억이 되어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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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50대 후반에 들어선 우리친구들
단풍으로 치면 지금의 계절이며 깊게 물들어 가고 있어
비라도 한줄기 내리면 우두둑 떨어지고
찬 서리 한번 내리면 폭삭 무너질 나이로 접어들어 간다.
그러기에 건강도 조심하고 마음도 잘 다스려야 한다.
풀리지 않는다고 속상해 하면 더욱 꼬여만 가니
걱정일랑 대충 대충 내려놓고 참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 아니겠나.
친구들을 그리워 하며
장 원직
첫댓글 좋은 말이다 자주 보지는 안해도 마음만은 항상 같이 하고 있다